열정의 습관
전경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02년 1월
평점 :
품절


일요일 에어컨이 없는 집. 초복도 지난 푹찌는 여름. 예전에 사 두었던 전경린의 '열정의 습관'을 꺼내 들었다. 두번이나 샤워를 해도 끈적끈적 찝찝한 기분에 꺼내들은 책.

어떤 책일까.

미홍, 가현, 인교 세 친구의 섹스이야기가 바톤넘기듯이 각 장마다 이어진다. 섹스이야기라고는 하지만,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더 깊은 사랑을 만들어내는 몸에 관해 그리고 죽음까지 파고드는 삶에 관해 나는 말하고 싶다. 우리는 누구나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싶어하고 살아 있음을 그리워하며 살아 있기를 꿈꾼다. 그리고 우리는 삶 속에서 죽음까지 이르는 첨예한 경험을 갈망한다. 그것이 우리가 가진 가장 심오한 열정이며, 삶의 적나라한 숭고함이 아닐까.

라는 이유로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항상 어떤 이유로 왜 글을 쓰는지 먼저 밝히고 그제야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작가.

가끔은 엿보는 느낌으로, 가끔은 허를 찔린듯 읽어나간다.

술술 읽어버리고 나니, 허무하지만,
'방울 소리를 따라 올라가기. 조금씩 조금씩 올라가, 올라갈수록 커지는 방울 소리를 느끼고 점점 더 커지고, 마침내 방울이 깨어질 것같이 느껴질 때 벼랑끝에 이르기'. 혹은 '마치 파문이 번지는 10톤의 따뜻한 물 같은 느낌' 같은 표현들을 만난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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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7-18 1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다시봐도 좋다. 파문이 번지는 10톤의 따뜻한 물같은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