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란 쿤데라 전집을 사려다가 늘 돌아서게 되는건, 바로 저 표지! 표지 때문이다. 표지가 왜? 르네 마그리트의 완전 멋진 표지 그림인데? 하겠지만, 저 표지가, 뭐라 그래야하지, 커다란 띠지다. 반띠지라고 하나, 반표지라고 하나. 그림있는 부분까지가 겉표지, 그 위에 하얀 제목 부분은 본책인데, 표지인지 띠지인지를 벗기면, 표지의 그림이 작게 쭈그리 나와있어 급초라, 급실망하게 되는 거.
민음세계문학선은 워낙 오랫동안 봐와서 표지가 어떻다 저떻다 말하기도 뭐하고, 익숙해서 좋게 생각되는. 과인데, 생각해보면 민음사에서 그간 표지삽질을 안 했던건 아니다. 무슨 한정판 (왠지 아직도 팔고 있을 것 같은, 파네, 특별판으로 바뀌었네ㅎ) 이상한 박스에 그 '예.술.적.인.' 표지들. 이 잊혀지지 않는다. (2009년부터 잊어먹지도 않고 까고 있는 나. 대다나다)
그 정도는 아니지만, 밀란 쿤데라 전집 표지도 정말 아쉽다. 지난 한정판, 아니, 특별판이나 이번 밀란 쿤데라 전집이나, 책이 예쁜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손꼽히게 중요하게 생각하는게 나라구;)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책을 읽기에 편하게, 최소한, 불편하게 만들어서는 안 되는거 아닌가. 저렇게 책 전체를 감싸지 않는 띠지인지 표지인지를 읽는데 얼마나 불편한데, 빼서 버릴 수도 없고, 빼서 굴러다니게 할 수도 없고, 빼면 하나도 안 예쁘고.
근데, 밀란 쿤데라야,
근데, 전집이야,
아, 아쉬워. 이게 ㅇㄹㅊㄷ 에서 나왔다면 지르고 싶은 전집 1순위였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