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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로 ㅣ 모비딕 마쓰모토 세이초 단편 미스터리 걸작선 2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전혜선 옮김 / 모비딕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새로 나오는 마쓰모토 세이초 전집의 책들은 다 읽지 못했지만, 이전에 나와 있던 <모래그릇>, <점과 선>, <너를 노린다> 와 같은 작품은 이미 읽었었다. 일본 미스터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미야베 미유키가 <이유>로 새로 소개되던 시절, 사회파 미스터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시작점에 마쓰모토 세이초가 있었던 덕분이다.
시간이 많이 흘러, 오래간만에 읽은 마쓰모토 세이초의 단편집<역로>는 그동안, 일본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한번쯤 읽어야 할 작가. 로만 생각했던 이 작가의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었던가, 놀랄정도로 흥미진진하며, 꽉찬 이야기의 밀도와 세련됨을 모두 갖춘 '걸작'선이었다.
여덟개의 단편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지만, 표제작이기도 한 <역로>와 마지막 작품이었던 <하얀 어둠>의 여운이 가장 길었다. <수사권에서 벗어나는 조건>과 <어느 하급 관리의 죽음>도 이 작품들이 몇십년이나 전에 쓰여진 작품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신선하다. (그렇다고 내가 미스터리 소설들을 뜨문뜨문 읽는 것도 아닌데)
<역로>와 <하얀 어둠>이 가장 인상적이었던건 그 제목의 의미 때문이다. 한 길로만 가는 인생, '하얀 어둠'이라는 시적인 제목의 정체가 드러날 때의 소름.
사강의 소설을 읽다보면, 프랑스에서 불륜은 평범한 결혼생활만큼이나 당연한 것인가 싶은데, 이 단편집 읽다보니, 역시, 일본에서 돈 좀 있다면, 첩/세컨드는 당연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어쩌다보니(?) 모든 단편에 '불륜'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