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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 2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제목이 하도 안 외워져서 리뷰 제목에 쓰며 마지막으로 한 번 제대로 읽어 본다.
'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 이렇게까지 긴 제목을 그대로 쓰느라 편집자가 고민 좀 하지 않았을까 싶다.
각설하고,
긴다이치 시리즈 중에 마지막 시리즈라고 하는 '병원 고개의 목매달아 죽은 이의 집' ( -> 제목을 외우고 말겠다는 의지) 를 다 읽고 나서의 느낌은 아마 오랜 친구를 떠나보내는 기분과 비슷할꺼다. 물론, 지금까지 시공사에서 내 줬던 시리즈들을 다시 복습할 수도 있고, 아직 안 나온 시리즈가 더 나오기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 (해설에 의하면 더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장경현님의 해설은 오래된 친구를 떠나보내는 진한 아쉬움을 부추기고 달래주는 최고의 해설이다. 해설 읽으며 점점 더 실감나는.
시공에서 몇 년에 걸쳐서 긴다이치 시리즈를 꾸준하게 내 주고 있다. 챈들러의 광팬이신(?) 장경현님은 긴다이치 코스케 마지막 시리즈인 이 작품을 챈들러의 필립 말로 마지막 시리즈 '기나긴 이별'에 비교했다. 긴다이치 코스케는 마지막 시리즈에서 무려 하드보일드.가 되는 것이다! 좋은 해설이니 이 시리즈를 한 두권이라도 읽었다면, 해설만이라도 일독해볼 것을 권한다.
시대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그간 이 시리즈에서 볼 수 있었던 기괴함, 가족간의 트러블, 근친상간, 자매, 긴다이치 코스케가 흘리고 다니는 시체들.은 여전하다. 그 여전함을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시대적인 분위기 안에 담고 있어 이야기와 캐릭터가 더욱 깊어진 것 같다. (옛날 이야기 같은 요코미조 세이시도 좋지만)
앞에 배경설명만 거의 장광설이다. 얽히고 얽힌 등장인물들의 배경이 나온다.
기이한 재즈밴드가 나오고, 태풍이 몰아치고, 사건이 일어난다.
찜찜하게 해결된 사건은 이십여년 후, 다시 꿈틀거리며 비극의 전조를 예고하고,
예고는 이루어진다.
시간이 지난 후의 긴다이치와 경부님들을 보는 것에는 시리즈를 계속 봐 온 사람이 아니라면 느낄 수 없는 무상함이 있다.
긴다이치의 고뇌.같은건 그동안의 시리즈에서는 보지 못했던 것이다.
이건 그동안의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와 같고, 또 다르지만, 충분히 유종의 미다. 챈들러의 '기나긴 이별'이 그랬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