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사진처럼 덧없는 우리들의 얼굴 내 가슴
존 버거 지음, 김우룡 옮김 / 열화당 / 200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열화당에서 나온 존버거의 책이다 . 하얗던 표지는 며칠새 손때가 타서 꼬질꼬질 해졌다. 원제는 And Our Faces, My heart, Brief as Photos. 이다.

그의 글처럼 심플한 표지와 목차이다. 1부는 시간, 2부는 공간에 대한 것이다. 목차인즉 1. 한때 2. 여기서

작가의 어느 한 때에 관한 글들을 모아 놓았다. '어느 이야기의 한때'에서는 테이블 위 한장의 사진에 관해 이야기한다. 사진이 들어가야 할 부분은 네모만 그려져 있고, 우리는 지금부터 이야기할 존버거의 이야기에서 네모 속의 사진 안에는 앙카라 교외 어느 판잣집의 한 방에   여섯 남자가 일렬로 서 있는 것을 상상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 각기 다른 몸집의, 표정의, 옷차림의 그들의 공통점은 그들이 노동자이다. 그들은 노동조합연합인 DISK가 불볍단체로 규정되면서 체포되거나, 사형당하거나, 도망중이다. 이 한장의 사진은 정치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하고 있으며 정치란 원천적으로 억압할 수 없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잇다. '유토피아는 양탄자 위에서만 존재한다. 하나, 그들의 삶을 지배해 온 것들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사실 역시 그들은 알고 있다. 참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그것 자체로 하나의 희망이다'

'암스테르담에서의 한때' 에서는 렘브란트의 그림에 나온 그의 사랑하는 여인 헨드리키에를 말한다. 거기서 그는 그림들이 보여주는 천재성 때문이 아닌 그 그림들이 연유된, 그리고 그림들이 표현하고자 한 삶의 경험들이 말 이전에 다가와 말의 영역 너머로 옮아가 버리는 것에 대한 경험을 공유한다.

'지나간 어느 한 때' 에서는 죽음과 헤어짐을 삶과 사랑을 말하고, 오손에서의 한때에서는 상실을 말한다.

두번째는 '어디서' 이다.

각각의 에피소드에는 제목도 없다. 작가는 떠남과 이별, 행복,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계속 써내려가면서  이 책의 리뷰쓰기란 정말 내 능력 밖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고 있다!

존 버거는 이 짧은 에세이집에서 어느 한 때와 장소에 머물렀을 때의 이야기를 시간과 공간과 차원과 우주를 오고가며 하고 있다. 인생에서 맞닥트리는 사건. 우연. 이벤트들을 대하는 그는 사소한 것에서, 흔해빠진 것에서 삶과 죽음, 사랑과 멀어짐, 이별, 행복 등을 보고 - 그런 거창한 주제에도 불구하고 - 군더더기도 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이것은 사람 몸으로 치면 체지방 0%의 군살 하나 없는 그러나 우락부락한 근육을 자랑하지 않는 호리호리하면서 단단한 몸매이다. 너무 진지해서 재미없을 것 같지만, 읽을수록 멘토가 되어주는 책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