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더글러스 아담스

 책 좋아하는 사람들을 후리는 광고문구. 도서관에서 훔치고 싶은 책 1순위라느니, 범우주적 인 거대한 농담이라느니.

BUT  이 시리즈는 작가가 되는 대로 써낸( 내가 한 얘기 아니고, 작가가 한 얘기니 딴지 반사) 라디오 방송 원고가 의외로 어떤 사람들에게 기발하게 여겨졌고,( 이것도 작가가 한 얘기) 돈이 되는 시리즈가 되었다. 결국, 책도 나오고, TV시리즈도 나오고, 게임도 나오고 이제 영화도 나온다고 한다. 모든 다른 장르의 내용이 조금씩 또는 완전히 틀려서 매니아들을 매니아스럽게 만든것으로 보인다.  오디오북( read bu author 흠흠) 으로 들어봤는데, 완전 좋은 얄미운 목소리의 저자에게 반해버렸다. 라디오 시리즈였을때가 가장 골때렸을 것 같다. 책은? 글쎄-

2. 이주헌의 프랑스 미술기행 

처음으로 접했던 이주헌의 책이다. 대략 별로일꺼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 왜??)

 근데, 좋다. 많이 좋다.

 기대가 별로 없어서 더 좋았을지도.

나의 여행 주제를 정해준 책이다. '프랑스', '미술' , ' 기행'

3. 로알드 달 - 찰리의 초콜릿 공장  

로알드 달의 작품은 제발 좀 영화로 안 나왔음 하는 심정이긴 하다.  팀버튼의 이 작품은 좀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이 책은 내가 초콜릿과 단 것을 싫어하는 관계로, 그닥 재미도 없었고, 주인공 찰리는 내가 별로 안 좋아하는 부류의 얌전하고 운 좋은 아이였고, 뭐 이래저래 맘에 안 든 책이었다.

 

 

 4. 콜린 덱스터의 ' 모스 경감 시리즈'  ' 우드스톡으로 가는 마지막 버스'

 처음으로 읽었던 ' 옥스퍼드 운하 사건' 보다는 별로였다. 옮긴이의 말처럼 두번, 세번 읽어야 그 치밀한 논리의 그물에 감탄할 수 있는 걸까? 그러기엔 세상이 넓고 책은 많다. 이지만. 아무튼. 다시 뒤적이고 싶은 날이 오리라.

 

 

5. 아사다 지로 ' 파리로 가다'  

웃기는 소설을 써 보겠다가 팔 걷어부친 아사다 지로의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 소재에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이지만,

한편으로 다들 각기각색의 불행을 겪었고 각기각색의 인생의 짐을 지고 있다. 등장하는 인물들. 당신들 누구요 물었을 때 전직 경찰관이요, 정리해고 당한 OL이요, 트렌스젠더요, 라고 말하는 쌩뚱맞은 조합의 이들은 서로서로 잘 어울리고, 착.하.다.

아사다 지로의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색색의 불행을 떠 않은 착.한. 사람들이다. 등장인물들의 모습들에서 작가의 모습을 찾기도 어렵지 않다.  인생의 해피앤딩은 죽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최소한 우리는 아사다 지로의 소설 속에서 해피앤딩을 엿볼 수 있다.

6.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아이의 책은 아이의 책으로 봐야하는데, 머리가 굳어서 맘에 안드는점만 자꾸 찾아낸다.

대신 하드웨어 ( 책의 질이라던지, 일러스트의 훌륭함이라던지)에 더 집중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는것도 좀 짜증스럽기는 하다.

이런저런 잡생각을 떨쳐 버리고 그저 강마을의 평화로운 모습을 상상하고, 피크닉 가서 잔디밭에 드러누워 버드나무가 바람결에 속삭이는 모습을 그리면 될것을.

 7 . 스위트홈 살인사건

지금까지 읽은 동서추리문고중 가장 재미없는 책이었다. 이 책은 한참 추리소설에 빠지게 될 그 무렵. 엘러리 퀸 소설을 읽기 시작할 그 무렵, 표지가 예뻐서 샀던 책이다. 근 6개월만에 이제야 읽게 되었다. 역시 표지 빼곤 건질게 없는 책이었다.

그저그런 드라마 한편 본 느낌.

 

8. 샬롯의 거미줄

음. 불과 얼마전만하더라도 난 다니엘 페낙의 '늑대의 눈'을 보는 내내 펑펑 울었는데, 그 감동적이다는 '친구가 되어줄께' 라던가, '널 살림으로써 내 삶을 승격시켰어' 라던가 하는 장면에 그다지 코끝 찡하거나 감동받지 않았다는점은 좀 아쉽다.

윌버의 목숨을 구하고, 이 농장에서 일어난 특별한 일에 함께한 인간소녀 펀은 나이가 들면서, 다른 세상에 눈을 뜬다. 그녀가 농장에서의 일을 말할때마다 엄마는 걱정한다. 그러다 결국 의사를 찾아간다.

" 그래도 저는 그 거미줄에 어떻게 글자가 씌어졌는지 이해가 안 되는군요. 이해가 안 되고, 전 이해가 안 되는 걸 좋아하지도 않아요."

나이가 들수록, 동물의 말을 듣지 못하게 되고, 이해 되지 않는 일을 좋아하지 않게 되는건 좀 슬프다.

9.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미줄 - 어슐라 르 귄

이 책은 예쁘고, 단순하고, 거미가 주인공이다.  그리고 어술려 K 르귄의 글이다. ( 근데 , 요 부분은 아무 상관 없다. 뭘 기대한건지?!)

 

 

10. 서경식의 '나의 서양미술 순례'

서경식의 '나의 서양미술 순례'를 읽었다.  유럽여행가기 전에 이리저리 여행서, 미술서들을 보고 있는 나로서는 정말 괜찮은 책, 진짜 별로인책들을 읽어치우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미술서 플러스 알파인 책들이 있다. 두번 세번 읽어도 좋은 책들인 것이다. 이 책도 그 중 하나이다.

감옥에 들어가 있는 사람은 형들일진데, 서경식과 그의 누이는 가족을 감옥에 둔 사람들의 '세상'이라는 또다른 감옥에 같혀 있는 것 같았다. 옥중기보다 더 옥중기 같은 책이다.

11. 특별요리

오랜만에 발견한 괜찮은 추리단편집.

 결말을 알고 두번 세번 보더라도 재미있을 수작.

 

 

12. 김태권 ' 십자군 이야기 1'

한동안 나로 하여금 중세 관련 책을 마구 사게 만들었던 시초가 되었던 책.

앎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책.

그러면서도 너무 쉽고 재미있는 책.

13. 브라운 신부의 동심

브라운 신부와 프랑보우를 셜록과 왓슨의 관계에 대입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그 둘이 정말 특이한 파트너라는 것은 분명하다. 190이 넘는 거구에 곡예사와 같이 날쌘 몸놀림, 격투도 빠지지 않고, 일당 백까지는 아니라도 넷 정도는 가쁜히 상대하는 괴력의 사나이. 절도를 예술의 경지로 승화시킨 대도 프랑보우. ' 행동' 만이 좌우명인 그와 동그란 얼굴 볼품없는 체구. 짧은 다리. 검은 모자에 신부복, 커다란 박쥐우산을 손에 든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브라운 신부.

너무 재미있어 주신다. 웃다가 배꼽빠진다 라는 통속적인 표현도 서슴없이 쓸 수 있다. 대략 내 취향인걸.

14. 알랭 드 보통 ' 여행의 기술'

유럽 영화제때 심야영화 기다리다 반디엔루니스에서 사고 어딘가 박혀 있던 책이 눈에 들어왔다. 난 나의 최고 리스트에 올릴 또 한권의 책을 그렇게 만났고, 그렇게 읽었다.

 

 

 

15. 도리스 레싱 ' 런던 스케치'

너무 잘 알고 있는 것을, 그래서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을 담담하게 스케치한 그녀의 책이 버겁고, 마음이 무거워질 뿐이다.

희망’, ‘행복’, ‘감동’, ‘스릴’ 등의 단어들이 사치스럽게 느껴지게 만든다. 무미건조한 삶이 증오스럽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게 만든다. 그녀가 허용한 유일한 감정은 비상구가 없는 삶에 무뎌진척 살다가 문득 두꺼운 가면을 깨고 삐져나오는 감정의 격렬함뿐이다. 그나마 그 격렬함도, 재빨리 수습해버리는 영국인의 대단함에 놀랄뿐이다.

읽고 나서 다시 되새길수록 아 이 책 좋구나 하는 책이 있다. 이 책이 그렇구나.

16 . 얼 스텐리 가드너 ' 말더듬이 주교'  

평이하지만, 재미있는 시리즈물이다. 재밌으면 되었지. 뭘 더 바라느냐?

 

 

 

 

17. 루이스 세뿔베다 '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주는 고양이'

작가는 루이스 세뿔베다. '연애 소설을 읽는 노인' 이나 '지구 끝의 사람들'  등의 작품들에서 보듯이, 작가는 그린피스나 유네스코의 회원으로 활동하며, 파괴되는 환경에, 멸종되는 동식물에 대해 경고한다. 어느날 작가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인간이 자연을 훼손함으로써 빚어지는 폐해에 대해 이야기해주겠다고 약속했고 갈매기가 나오고, 현명하고 지혜로운 고양이들이 나오며, 침팬지도 나오는 색다른 동화를 씀으로써 약속을 지킨다.

" 오직 날려고 노력하는 자만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이죠."

내가 좋아하는 루이스 세뿔베다의 동화. 삽화는 우리나라의 이억배님이 하셨는데, 그것도 감동이다. 정말이지, 세뿔베다한테 우리나라 책 한권 보내주고 싶은걸?

18. 서경식 ' 소년의 눈물'  

서경식의 담담하지만 묵직한 글은 생각보다 더 가슴 깊이 자욱을 남긴다. 평소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일본 시선 몇권을 골라 본다. 새삼 에리히 케스트너의 책들을 구석에서 꺼내 본다. 읽을 엄두 못내고 있었던 루쉰의 책과 프란츠 파농의 책들을 드디어 장바구니에 담아본다. 저자가 끝내 읽지 못한 토마스 만의 '마의 산'은 오기반 재미반으로 주문해본다.

두권이나 읽었네. 서경식의 책. 아무리 좋아도 한달에 한 작가의 책을 두 번 읽는 경우는 드문데, 읽었을 때만큼의( 리뷰 지금보니 캡 오버다;;) 감동은 아니지만, 거품을 걷어낸 진국은 여전히 내 마음에 깊이 남아있다.

19. 키리코 나나난 ' 호박과 마요네즈'

세이이치는 그녀의 ‘양심’ 이고, ‘일상’이다.

하기오는 그녀의 ‘일탈’이고 ‘몽상’이고 ‘안 되는 줄 알면서도 부리는 땡깡’이다.


‘일탈’에서 ‘일상’으로 돌아오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휴- 하고 한숨짓게 된다. 무척이나 예쁘고 안심이 되는 결말이다.

“우리들의 이 흔해빠진 일상은 실은 아주 망가지기 쉬워서 끝내 잃어버리지 않는 건 기적이다“

마음 짠하고 잠시나마 나를 돌아보게 해 주었다.

 

20. 반다인 ' 그린 살인 사건 '

그린집안의 저택에는 검은 오라가 있다. 서로가 서로를 증오하고, 무언가 기괴하고, 끈적끈적한 보이지 않는 괴물이 있다. 사람들 속에, 혹은 사람들 사이에. ( 심령소설/괴기소설 아니다) 두 딸, 그리고 양녀, 아들 둘, 그리고 반신불수의 어머니. 집사와 하녀둘 요리사. 그리고 가족의 주취의. 온통 안 이상한 사람이 없고, 그 와중에 한명씩 한명씩 단서라곤 남기지 않으며, 그린가의 가족들이 죽어간다.

뭐, 그다지 술술 읽은 책은 아니지만, 재미있었고,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21. 플로베르 [애서광 이야기]

 기대하지 않고 읽었는데 기쁨을 주었던 책.

 

 

22. 이솝우화

왠지 어른이 되어서 다시 읽고 싶었던 '이솝 우화' 를 읽었다. 한페이지 혹은 두 페이지씩의  207개의 이야기가 있다. 주로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교훈을 주는 이야기들인데, 잘 아는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이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그 외에도 태양과 바람의 나그네 옷 벗기기 이야기들은 익히 잘 알고 있는 이야기들이다.

그.러.나. 내가 회사 들어와서 딴지스러워진건지는 모르겠지만, 글 하나하나마다 투덜거리고 있는 '나'를 발견했을때는 이미 이 반복되는 우화가 상당히 지겨워진 후였다.

딴지로 시작해 딴지로 끝난책. ( 그러니깐, 나는 읽는내내 딴지를 걸고 있었던거)

 

23. 내 인생 최고 최악의 것들

책 소개를 읽기 며칠전 티브이에서 이문열의 인터뷰를 보고 머리에서 김이 낫던지라, 확 와닿았다. 물론 송경아씨의 글은 320페이지 가량의 분량의 책중 네다섯 페이지를 넘지 못한다. 별 기대 없이 공감을 위해 샀던 책은 이런류의 모음집을 싫어하는 나로서는 정말 사고 싶지 않은 종류의 책이라, 몇번이나 장바구니에 들었다 놨다, 서점에서도 들었다 놨다 하다가 결국 사 버리고 말았지만, 의외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었다.

 음. 재미있었어.

 

24. 너세네이얼 웨스트 ' 미스 론리하트'

절망녀, 상심녀, 모든게 지겨운 여자, ( 그러고 보니, 소개 되는 편지들이 다 여자로 부터 온 것이다.  유일하게 남자로부터 온 편지는 미스 론리하트에게 직접 건네지고,  파티에서 우연히 발견되어, 전달되지 않는다. ) 들로 부터 받는 비상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의 구세주가 없는 인간들의 갑갑한 이야기들은 독실함과 의구심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기독교인인 미스 론리하트를 황폐화 시켰다가, 집착하고, 강박하게 했다가, 굳건하게 했다가, 결국은 깨달음을 줬다가 그 즉시 모든 것을 빼앗는다. 

최고다!

 

 1월엔 맘에 드는 작가들과 책들을 많이 만났다.

알랭 드 보통, 내서네이얼 웨스트, 서경식, G.K. 체스터튼, 아사다 지로, 이주헌,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책은 별로였지만, 더글러스 애덤스까지.

벼르다가 만난 작가들로는 반다인, 얼 스탠리 가드너, 도리스 레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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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3-12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물 네권. 그러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