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종 도뇌르 훈징][한스 팔라다 상][독일추리문학상] 일본마이니치 신문[특별 문화상]수상작가

독일 시사주간지[슈피겔] 57주 연속 베스트셀러 기록! 전세계 2-여개 국어로 번역 출간된

단편집!! ?? 잉?? 단편집이었던거야? 그런거야? 소녀와 도마뱀, 외도, 다른 남자, 청완두, 아들, 주유소의 여인으로 이어지는 책이다. 재밌겠다.

 

 존 버거의 결혼을 향하여. 이윤기 옮김.

오늘도 여전히 심난한 마음을 가누지 못하고, 미뤄놓았던 존 버거의 책들을 뒤적여본다.  ( 물론 인터넷에서.  )

그러다가 배송기간이 길었던 몇권을 교보에서 집어본다.

To the Wedding. 뭘까? 무슨 얘길까? 궁금하다.

 그리고 열화당에서 나온 이 책. 비닐에 곱게 쌓여 있다. 하얗고 작고 가벼운 책.

비닐을 아무렇게나 뜯고, 허겁지겁 아무페이지나 펼쳐본다.

 

 

 

오손에서의 한 때

오손의 작은 우체국에는 푸른 눈의 여직원이 있다. 두 번 갔었다. 당신에게 소포를 부치러 갔을 때가 처음이었다. 여직원이 저울에 무게를 다는 것을 보면서, 나는 소포를 풀고 있는 당신 손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 사 킬로 삼백 그램이군요."  손으로 포장된 그 소포에는 전혀 무게가 나가지 않는 하나의 메시지가 들어 있다. 보내는 이의 손가락이 묶었던 매듭을 받는 이는 풀 것이다. 오손에서 내가 묶은 그 매듭을 풀고 있는 당신 손을, 나는 그 우체국에서 마음속으로 봤던 것이다. 열흘 후, 다시 읍내로 나가 그 우체국에 들렀다. 이번에는 당신에게 보낼 편지 때문이었다. 당신에게 소포를 보내면서 느꼈던 찌르는 듯한 상실의 고통이 기억났다. 그런데 내가 잃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소포는 잘 도착했고 당신은 그 근대 뿌리로 수프를 만들었다고 했다. 오렌지 꽃으로 만든 증류액이 담긴 병은 그 벽장 안 당신 옷들 위의 선반에 놓아두었다고 했다. 소포가 어떻게 될까 하는 그 하잘것없는 미래가 잃어버린 것의 전부였다. 우리의, 죽은 이들에 대한 애도는, 그들의 잃어버린 희망에 대해서다. 소포를 들고 갔던 남자는 마치 죽은 사람과 같았다. 희망은 끝나 있었다. 그러나 편지를 들고 간 남자는 이제 다시 자신의 자리에 희망을 갖고 돌아가 있었다.

Die Wahlverwandtschaften

몇번인가 사려고 시도했던 이 책이, 이 책을 보고 싶었던 그 순간부터 항상 품절이었던 이 책이  누군가가 빼 보았다가 어울리지 않는 일본의 가볍디 가벼운 예쁜 표지의 소설모음 위에 삐뚜름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이렇게 우연히 내게 오는구나.

 

 밀란 쿤데라가 들려주는 신성한 사랑의 푸가.  51개의 악절 속에서 순간과 영원. 나와 타자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 관한 대화를 듣는다.

사랑하는 여자와 다른 여자를 혼동하는 것. 그는 얼마나 여러 번 그런 일을 겪었던가. 그때마다 놀라움은 또 얼마나 컸던가. 그녀와 다른 여자들의 차이점이 그렇게 미미한 것일까. 이 세상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그가 가장 사랑하는 존재의 실루엣을 어떻게 알아볼 수 없단 말인가.

 

 내가 이 책을 살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지만, 오늘 이 책을 산 것은 얼마전에 본 어떤 글에서 최고의 영화와 최고의 소설로 누군가가 이 책을 추켜세웠기 때문이다. 그 글 볼때는 ' 치' 했는데, 내심 진지하게 다시  보고 싶어졌나보다.

 

 

 

 다섯권 다 사고 싶었는데, 교보에서 만난 이 책은 전집으로 묶여있지도 않았으며, 하얀색이었을 표지가 꼬질꼬질 끝에는 찢어지고, 꾸겨지고, 닳고;;

일단 두권만 샀다. 게다가 가격도 의외로 11,000원 이었다. 오늘 집은 책들이 다 1만원 안 넘는 책들이라 싸다 하면서 샀는데, 그러다 만난 11,000원은 왠지 비싸 보였다.

 

 

 어느새 오늘의 영업을 마치겠습니다. 멘트와 사운드 오브 뮤직의 잘자요 인사 쿠크- 쿠크- 가 흘러 나온다.  마음이 급해져 온 사방의 책들 사이를 바삐 눈으로 헤매이던 중 눈에 띈 책.

버트런드 러셀이고, ' 행복의 정복' ! 난 이 책이  '행복의 정부' 인줄로만 알고 있었다. 0.03초쯤 표지에는 버트런드 러셀과 정부인가보다. 하면서.

행복의 정부이건 행복의 정복이건. 지금 나에게 필요한 책이다. 아, 이 책. 포토리뷰가 필요한 책이다!

'모험심이 강한 사람은 건강을 해칠 정도로 위험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난파, 폭동, 지진, 화재를 비롯해서 모든 종류의 불쾌한 경험들을 즐긴다. 이런 사람들은 지진을 만나면 " 그래, 이게 바로 지진이란 거구나" 라고 중얼거리고, 이 새로운 경험 덕분에 세계에 대한 지식이 늘어났다며 즐거워한다. 이런 사람이라고 해서 운명의 손아귀에 휘둘리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건강을 잃게 되면 동시에 열정까지도 잃기 쉽기 때문이다. '

 

 그리고, 얼마전에 영풍에서 사려고 엄청 고민하다 안 사고 엄청 후회한. 밤에 자기전에 잠결에 어른거리던 Edward Hopper Portpolio 를 샀다. 액자 만들어서 가지런히 나의 ' 책방'  바닥에 책장 위에, 함께 할 것이다.

그리고 안 산 책

 서점 갈 때마다 고민하고 뒤적이고, 얇은 두께의 두권의 책에 질려버리고, 투덜거리고 안사고 만다. 패트리샤 콘웰을 안 좋아하면 안 좋아했지, 정말 절대로 차마, 분권은 내돈주고 못 사겠다.

 전문용어들이 꽤나 부담스러워 이때까지 원서로 안 샀는데,

오늘 거의 구십구만번째로 저 책 들었다 놓고 나오면서, 거의 결심을 굳혔다. 원서로 사야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드 2005-02-03 2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아요! 불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