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맹 가리와 진 세버그의 숨 가쁜 사랑
폴 세르주 카콩 지음, 백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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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여자들을 사랑했고, 여자들도 그를 사랑했다."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쓰는 로맹가리의 인생 또한 드라마틱했다.
심농처럼 만명의 여자와 잤다.거나 한 편력은 아닐지언정,
그가 사랑하고, 그를 사랑한 여자들은 소설같은 사랑을 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리의 그녀,진 셰버그

파리에서 '뉴욕 해럴드 트리뷴' 을 외치던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는가?

미국에서 온 '잔다르크' 였던 그녀는 영화적으로는 혹평을 면치 못했지만, 파리는 그녀의 아름다움을 사랑했다.

그리고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에서 파리지앵보다 더 파리지앵같은 모습으로 '뉴욕 해럴드 트리뷴'을 파는 미국유학생 패트리샤가 된다.

"정신적 품성이 끌림과 유혹의 요인이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 품성에 감성과 매력과 아름다움까지 더해진다면 그 힘은 절정에 이른다."

로맹가리와 진 셰버그가 서로에게 반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다.



이 이야기는 로맹 가리와 진 셰버그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제목이 <로맹가리와 진 셰버그의 숨가뿐 사랑> 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로맹 가리의 삶에 대해, 진 셰버그의 삶에 대해 간략하게 정리하고, 두 사람이 겹치는 부분에 좀 더 할애한 정도의 내용이다.

간략해서 읽을만해서 좋고, 더 더 많은 이야기를 볼 수 없어 안 좋다.

다행히 로맹 가리에 대해서는 전기도 나와 있고, 책도 많아 이 책에서 더욱 감정이입하게 된다. 가리의 입장에서 그들의 로맨스를 조명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이 아름다운 여자에게 좀 미안하기도 하고.

작가 카를로스 푸엔테스는 그녀를 아름다운 만큼 고독하고, 강한 만큼 취약하며, "깊은 눈매가 인물 전체를 감싸 보는 사람을 매료시키는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

너무나 격정적이고, 너무나 아름답고, 작가와 운동가를 동경하는 그녀의 삶이 평탄치 않음은 예견될 일일지도 모른다.



가장 아름다운 여배우와 가장 멋진 소설가의 만남.

그녀가 자살하고, 1년여 후 에밀 아자르에 대한 진실을 끝내 밝히지 못한 로맹 가리 또한 자살한다. '진과는 관계없다' 는 어떻게든 해석하고 싶은 묘한 유서를 남긴다.


로맹 가리를 좋아한다면, 결코 놓칠 수 없는 책

"우리는 언제나 누군가에겐 이국적이다. 차이에서 생겨난 끌림은 종종 억누를 수 없이 행복한 충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숱한 이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들의 사랑이 어떤 것이었을지, 감히 상상도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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