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스틴 던스트의 은방울 부케.. 포스터에 낚이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듯하다.

 

여튼, 11시반에 압구정까지 나가서 러닝타임이 무려 2시간 20분인! 예쁜 미친년이 나오는 영화를 보다. .. 응?

 

화면은 아름다웠다. 커스틴 던스트의 연기는 후덜덜

 

새벽부터 나와 하루를 극장에서 마무리하는 피곤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첫장면에서부터 가슴이 막 콩닥콩닥 뛰었다.

 

그러고보면, 첫장면과 마지막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라고 하는건, 뭔가 단순해보이지만)

 

가장 아름다운건 커스틴 던스트와 멜랑콜리아. 라는 이름의 행성.

 

 

종말이 다가온다면, 어떨까. 저 멀리 하늘에서 종말의 행성이 다가오고 있다면.

시종일관 판타지 느낌이 물씬 나는 ( 가짜라서가 아니라, 초현실적인 장면들이 중간중간 나와서 말이다. ) 이 영화가

그럴듯한(?) 헐리우드 종말영화보다 훨씬 더 종말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 주었다. (내 취향인거겠지만)

 

나는 아마, 하던 일을 계속할 듯하다. 어짜피 모든 것이 한꺼번에 끝나는 것이라면,

지금, 현재.를 지속하는 것이 가장 의미있을 것 같다.

 

나는야 숙명론자.

 

영화에서처럼 마법의 동굴. 정도는 만들어도 되겠다. 지구가 끝장난다는데, 그 정도쯤은 해줘도 될듯.

영화 초반부와 후반부의 샬롯 갱스부르는 놀랍다. 그녀의 캐릭터는 꾸준하나, 상황의 변화로 인해 180도 다른 느낌의 캐릭터가 되어 버린다. 뭔가 아무것도 안 해도, 뭔짓을 해도 멋진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 중에 하나는 샬롯 갱스부르.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지난 번 유럽 영화제인가에서 봤던 그녀가 나오는 영화도 괴상했어. 무슨 쥐떼가 침범하는 괴상한 영화.

 

여튼, 마지막 순간에 베토벤을 틀어 놓고 와인을 마시며 가족들과 함께.. 라는 것보다는 고양이 궁둥이 뚜드리며, 간식이나 먹으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볼 장관을 '감상'하겠다는 것이 나의 종말에 대한, 멜랑콜리아에 대한 감상.

 

어제 할인쿠폰 주신 ㅈ님 감사합니다. ^^ 덕분에 '일상의 루틴'을 벗어나 좋은 영화 볼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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