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하루종일 '봄-'드립 치고 싶은 추운 날이다.
두겹,세겹 껴입고 있는데, 오늘은 티 하나 달랑 입고 와서 오들오들 떨면서 꽃집에 앉아 있는 내 신세라니. 헐;
(그러니깐, 겨울 아우터를 입고 있긴 하지만, 평소엔 두겹,세겹 입고 입고 있는데, 오늘은 티 하나에 입고 있으려니, 춥고, 손시렵고, 어흑ㅡㅜ)
지금 읽고 있는 데이빗 브룩스의 책에는 한창 두 가상 주인공중 하나의 부모가 만나는 장면부터 시작된다.
늘 여러가지 생각을 한꺼번에 하고 있는 산만한 나는 하트아이비를 커풀용으로 사가는 손님에게 분갈이해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면서, 동시에 책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고 있는걸 발견. 분갈이해서 판매하고 난 후에도 이 여운이 뭐더라.. 하며 한참 딴짓하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 아, 그 여운이 이 여운이었군. 했달까.
좀 식상해진 (죄송합니다.) 주제라고 생각했는데, 아기자기한(?) 말발의 저자를 만나니, 소설보다 더 흥미진진하게 읽히고 있다.
그러니깐, 이런 문구들 말이다.
줄리아는 첫인상 평가 능력을 발휘해서 롭이 잘생긴 남자임을 알았다. 롭은 머릿속으로 줄리아의 옷을 벗기고 있었지만, 반대로 줄리아는 머릿속으로 롭에게 옷을 입혔다. 당시에 롭은 헐렁한 갈색의 코르덴 바지에 자주색- 밤색 계통의 스웨터를 입었는데, 그 바람에 롭은 마치 우아한 가지처럼 보였다. 뺨은 단호하면서도 족제비처럼 날렵했다. 나이 먹을수록 근사해질 것이며, 노년에는 최고급 실버타운에서 가장 잘생긴 노인이 될 것임을 뜻했다.
라던가,
롭은 키가 컸다. 어떤 사람의 키가 1인치 클 경우 연봉이 현재 미국을 기준으로 6,000달러씩 늘어난다고 추정한 논문도 나와 있을 정도이니, 키는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다. 롭은 또한 내면의 평온함을 몸 전체에서 발산했다. 감히 말싸움을 걸기가 무서울 정도였다. 줄리아가 흘낏 보고 재빠르게 판단하건대, 롭은 행운을 타고난 사람 같았다. 그의 영혼에는 굳은살 따위가 전혀 없는 것 같았다. 주의해야 하거나 조심스럽게 덮어두어야 할 영혼의 상처도 전혀 없는 것 같았다.
라던가,
사람들은 보통 자기가 사는 삶이 다른 사람들의 삶과 매우 다르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동일한 경험은 마치 기적처럼 보인다. 동일한 경험을 했다는 사실은 두 사람의 관계에 운명이라는 화려한 꽃가루를 뿌려준다.
라는식으로 말이다.
뭔가 써먹고 싶은 비유와 은유를 많이 쓴다. 이제 1장 읽고 2장 들어가는데, 흥미진진한 말발에 쏙 빠져서 노란책을 붙들고 있다고나 할까. 손 호호 불면서 말이다.
아, 보보스 썼던 작가구나, 그때가 언제람. 작가의 전작에 더 기대하며, 다시 노란책으로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