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좋다.
더럽고 추하고 찌질한 모든 책이 좋은건 아니다. 절대 아니다.
<미녀와 야구>의 서문만으로 낚은 모모님, 모모님, 모모님, 책을 다 읽은 지금, 약간 부끄럽습니다. 저 그런 사람 아니구요!(라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겠다. 아.. )
문제는 더럽고 추하고 찌질한데, .... 좋아하고 있어.
더럽고 추하고 찌질한 모든 책이 좋은 건 아니지만, 릴리 프랭키는 좋다고! 그게 더 대단한거 아니야?! 라고 큰소리 치고 싶지만, 역시 조금 부끄럽다.
잔인하거나, 우울짜하게 마음을 긁는 책들은 추천하지 않고, 그러나 나는 좋았습니다. 라고, 자신있게.까지는 아니라도, 소신있게! 말할 수 있지만,
역시, 릴리 프랭키의 책을, 그 중에서도 <미녀와 야구>를 추천하는건, 좀 부끄럽다.
그러니...
부끄럽게 다시 추천한다.


이 B급 정서를 밑바닥까지 이해하고 있지만, 지극히 평범한 꽃집 처자로 기억해주십시요.
아이스커피를 좋아하는.
오늘 아주 열딱지 나는 일이 있었다. 열내며 통화하는 나를 보던 동생은 새삼스럽게 '컴플레인 대박' 그러고 추임새를 넣었다.
열 안 나게 생겼냐고!!
위치우위의 <유럽문화기행>1,2를 아주 오래 구하고 있었다.


당연히 출판사에 전화도 해봤고, 중고샵들도 뒤져봤다.
예스24에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문하고, 뛸듯이 기뻐하며,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다 연락하니, 그제야, 재고가 없다고 죄송하단다.
듀글래!
내 나와바리가 아니라서, 그리고 예스24같이 고객센터 먹통밥통인 곳과는 말을 나누는 것 자체가 나만 피곤한 일이므로, 그냥 지나갔는데,
이번에 또 알라딘에서 발견하고, 셀러가 두 명, 두 명 모두에게 샀다.
한 세트는 도착했는데, 한 세트가 또 도착하지 않는다. 기다리다 기다리다 전화해보니, 재고가 없단다.
아 놔!
이 책을 좋아하는 선생님께 선물한다고, 공수표도 날려놨는데, 아침부터 열딱지, 열딱지,
구매가 안되니, 평가를 남길 수도 없다. 알라딘에 전화해서 하소연. '알라딘 잘못이 아닌건 알지만요!' '구매자 평가라도 남겨야겠어요' 이거 전부터 얘기했는데, 어떻게 되고 있나요! 냐며, 와글와글
아주 간만에 알라딘의 정성가득 황송한 답변. (아주 간만이란건, 내가 아주 간만에 컴플레인을 했다는거지, 알라딘에서 아주 간만에 친절하고 성의 있는 답변을 했다는 건 아니고)
화는 좀 풀렸고, (일단 아침 일곱시에 집구석에 기어들어갔다가 잠깐 눈 붙이고, 다시 나와 좀비처럼 돌아다니는데, 전투력이 솟을리가 없;) 일단 한 세트라도 있으니, 내가 읽고, 선생님 주면 되겠다 싶었다.
오늘은 제법 한가한 날이었지만, 그렇게 나쁘지만도 않은 날이었고, 저녁때는 아주 좋은 일이 생겼다.
마술같게도!
찰리 파커의 <무언의 속삭임>이 읽고 싶다. 읽고 싶다. 라는 맘이 마구 들어 주문하려 보니 1-2일 기다려야 해서 그럼 교보에서..하다 생각의 실마리가 꽃과 풀 사이로 흩어졌는데, (나의 정신세계의 일상)
알라딘에서 블로그 보고 찾아오신 분이, 아이스커피와 책 두 권을 사가지고 오셨다!
그 중에 한 권이 <무언의 속삭임>
이건 뭐랄까, 하늘에서 책이나 떨어졌으면, 하는 뜬구름 잡는데, 진짜 하늘에서 책이 떨어진격이다.
처음 뵙는 분이었는데, 일단, 누가 '블로그..'하면, 난 살짝 긴장;; 하지만, 했지만,
뭐랄까, 반가웠다. 상황이 뭐랄까, 귀엽게 반가운 상황이었어. (책과 커피는 나갔다가 다시 사오셨는데 'ㅅ' 제가 뭐라 그랬나요? ㅡㅜ ; 고맙게시리)
요즘 샵에서 가장 좋아라하는 생화 미니트리(..지만 안미니해서 미니트리의 한 대여섯배쯤 되는 'ㅅ') 를 드렸다. 꽃 사러 오셨는데, 엄하게 안겨드린건 아닌가 모르겠는데, 가장 좋아하는 식물인 아이비와 가장 좋아하는 생화 (안)미니 트리 드렸으니, (책도 받고, 커피도 받고, 하나도 안 깎아 드렸음. 으쌰-!) 맘에 드시길 바랄밖에!
여튼여튼, 알라딘의 대놓고 든든한 분들과 함께, 숨어 있는 응원해주시는 분들, 욕해주시는 분들 (...응? )
모두 모두 감사한, 착한 맘이 드는 밤이다.
그러니깐, 어서 들어가서 자야 겠는데, 강기사가 얼른 와서 버거킹 앞에서 나를 주워가길 기다리고 있다.
강기사랑 어제 아침에 해장국 먹고 나와서 난 잠깐 눈이라도 붙였지, 강기사는 아침에 나랑 같이 나와서 다음날 아침 일곱시에 나와 함께 들어왔고, 나는 옆에서 쳐자고, 강기사는 양평에서부터 뜨는 해를 보며 졸음운전 하시고, (엄마 미안해 ㅡㅜ) 잠깐 눈 붙이고, (난 잠깐보다 더 많이 눈 붙였는데) 바로 아침 레슨 나가서, 지금 또 이렇게 딸래미 주으러 운전해서 오시고 있다.
매장 하나를 꾸릴 때, 여러 방면의 다양한 도움을 받는데, (여러분의 응원도 그 중 하나!)
가족의 도움은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도움.이란걸, 나같이 개인적이고, 지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년도, 조금은 깨닫고 있다.
A에게 가르쳐주고, 오너먼트 디자인해준, 뽀송뽀송 솜리스! (진짜 솜! 목화솜! 비싼 수입 목화솜!! 'ㅅ')
아, 빼놓을 뻔 했는데,
부럽게스리, 저녁때 샵을 찾아주신 분은 남자친구 동반 'ㅅ'
책 두 권을 주시고, 내가 추천했다고 하는 ..응? (정신차렷!) <미녀와 야구>를 샀다고 하셔서, 부끄러웠다..는게 이 페이퍼를 시작하게 된 동기. 랄까.
하지만, <무언의 속삭임>과 함께 선물해주신 책이 <좀비 서바이벌북>이라는 건 좀 의미심장한 일일까?
아, 이 분, 예스24에서만 사셨는데, 제 블로그 보고, 알라딘으로 옮겼다고 해요!
뭔가 아침, 점심, 저녁 나절 통화한 알라딘의 여러분들께 그래도, 좀, 저, 이만큼 했어요. 하고 싶은 심정 ^^
그리고, 서재글 읽는게, 낙인 네번째 분! 발견! ^^ 이라는 거.
오늘 하루, 12월 5일도 나쁘지 않았네. 12월은 하루 하루 충만하다. 좋아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