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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싸리 정사 ㅣ 화장 시리즈 2
렌조 미키히코 지음, 정미영 옮김 / 시공사 / 2011년 6월
평점 :
절판
“어디까지나 주인공은 꽃입니다.
지지 않고 남은 꽃, 피기 전에 버려진 꽃, 진흙탕 속에서 짓이겨진 꽃, 피로 그린 꽃, 사람 피부에 스며든 먹물 빛의 꽃……. 그리고 쓰고 싶었던 세계는 탐정물이므로 트릭으로서의 꽃, 복선에 사용된 꽃, 죽음의 메시지를 전하는 꽃, 흉기가 된 꽃…….
렌조 미키히코의 <저녁싸리 정사>는 <회귀천 정사>에 이은 두번째이자 아마도 마지막 화장 시리즈이다.
아쉬운 점을 먼저 말하자면, 저자의 말처럼 '꽃'이 주인공인 단편은 단 세 편. 나머지는 '양지바른과 시리즈' 유머 미스터리이다. 양지바른과 시리즈도 좋아하려면 좋아할 수 있는 '웃긴' '미스터리'이긴 하지만, 아련비련한 화장 시리즈에 붙어 있으니 책 전체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둘 다 좋아하는 나에게도 쌩뚱맞은데, 한 장르만 좋아한다면, 화날듯.
'회귀천 정사'에 비해, 등장하는 단편 세 개도 좀 못 미덥기도 하다. '붉은 꽃 글자', '저녁싸리 정사', '국화의 먼지' 세 작품 다 '회귀천 정사'에서 봤던 단편들에 비해 재미가 덜하다. 게다가 모든 것을 다 글로 설명해버리려고 하는지라, 좀 지겹기까지..
'저녁싸리 정사' 정도는 아련아련하다.
세 작품을 읽고 넘어간 유머 미스터리는 유머 미스터리라는 것을 알고 봐도 거의 개콘급의 유머. 정도를 예상하고 봐야 한다.
지겹지만 아련했던 화장 시리즈를 읽고 넘어가는 유머 미스터리.
신문사의 구석 중의 구석 '양지바른 과'의 그레이트 데인, 생쥐, 여직원, 책임자. 이렇게 넷이 있다. 미스터리는 있다. 따로 읽었으면 재미있게 읽었을지도.
기대했던 화장시리즈라 실망을 덮고, '회귀천 정사'나 다시 꺼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