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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런개 ㅣ 매그레 시리즈 5
조르주 심농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 이 개, 아는 분 계시오? "
" 글쎄, 한 번도 본 적 없는데..."
" 선상견 아닐까? "
이 비극의 분위기 속에서 이 개는 무언가 불안스러운 느낌을 풍기고 있다. 녀석의 색깔, 그 더러운 누런색 때문일까? 네발로 선 녀석은 체고가 상당히 높고, 몸뚱이는 바짝 야위었으며, 커다란 대가리는 마스티프와 그레이트 데인 두 견종을 동시에 떠올리게 한다.
다섯 번째 매그레 시리즈. <누런 개>는 이번 시리즈 전에 번역되어 나왔던 책이기에, 워낙 오래전에 읽어 가물가물하지만, 그 내용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다. 심농의 이야기가 지금에도 통한다면, 그것은 보편적인 이야기,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는 보편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보편적 이야기 중에 강렬한 임팩트가 보여진다. 겉으로 보여지는 임팩트와 책의 마지막장을 다 덮고 나서 느끼는 숨겨져 있는 임팩트 두 가지가 있다.
이 책에서의 보여지는 임팩트는 당연히 '누런 개'이다.
책의 세세한 내용은 가물가물하지만, 불길한 누런 개.가 나왔었지...
라고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마을의 유지인 한 남자가 한물간 유지들이 모인 아지트와도 같은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나와 담뱃불을 붙이다가 총에 맞아 생사를 헤매이게 된다. 불길한 첫번째 살인 시도때부터 보이기 시작한 누런 개.
그 이후의 독살 시도, 그 이후의 실종 사건, 마을은 점점 두려움에 휩싸이기 시작하고, 불길한 장소에 나타났다 사라지곤 하는 누런 개는 마을 사람들의 불안을 가중시킨다.
부둣가 마을, 어둡고, 짠바람 나는 그곳에서 매그레는 누런 개를 돌보며, 범인을 찾는다.
와이더닛.인 매그레 시리즈의 재미는 범인을 알고 나서부터 진정으로 재미있어지니 스포를 피하기 위해 더 이상의 줄거리를 이야기하지는 않겠다.
다만, 이번 매그레 시리즈의 다섯번째인 <누런 개>를 읽으니 확연하게 드는 생각은 매그레 시리즈는 각 권 300여 페이지 남짓의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기승전결에 왜 그런 결말이 올 수 밖에 없었는지를 보여주는데 많은 분량과 이야기가 보여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중간중간의 이야기는 독자가 채워나가야 한다.
장면 장면의 디테일은 세밀하기 그지 없지만, 그 세밀한 스틸 사진과도 같은 장면이 반짝, 반짝, 하며, 슬라이드 넘어가듯 넘어가는 듯하다. 그러다보니, 남은 부분은 독자의 상상력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가장 쉬운 언어로 (2천 단어 내외의 평이한 단어를 쓰기 위해 노력했던 조르주 심농) 인간에 대한 보편적이나 심도 깊은 이야기를 풀어가는 심농. 이건 꽤나 재미있는 독서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