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구워낸 사과파이가 술안주로도 좋다는 건 요새 발견했어요. 지금쯤 아이들 머리도 파이 반죽 속에서 고소하게 익어가고 있을 거예요.
아뇨, 아무것도. 그냥 혼잣말을 한 거예요. 때때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혼잣말 놀이, 단순한 기시감일 뿐이죠.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있을까요? 50억? 60억? 살아 있는 사람이 그만큼이면 죽은 사람들은 그보다 훨씬 더 많겠죠? 그 사람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어디서 살고 있을까요?
세상은 점점 더 겹겹이 쌓이고 있어요. 우리들은 끝없이 쌓여갈 거예요.
세상은 모두 우리들이 되고, 세상은 모두 유령이 될 거예요.
이제 곧 세상은 우리들의 시대가 되죠.
우리 집에 잘 오셨어요.
많은 기억들이 쌓인, 우리들의 집에. -20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