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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교실 - 제48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수상작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소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오리하라 이치의 책이 분량이 참 많고 (500페이지 거뜬히 넘어가는 ㅇㅇ者 시리즈들 ) 재미있긴 하지만, 그 분량이 순식간에 넘어갈만큼 재미나거나 하지는 않고, 때때로 지루하여 ..
가뜩이나 좀 식상하다고 생각하는 학원물, 이지메 이야기에 650페이지 넘는 분량을 보니, 솔직히 읽을 엄두가 안 나더라.
결론부터 말하면, 지루하지는 않았으나, 반전도, 마무리도, 내용도 그저 그랬다.
작품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나오는 '숙청'이라는 단어가 구닥다리같이 느껴지기도 했고 말이다.
오리하라 이치의 다중 플롯, 반전, 서술트릭이 워낙 주특기다보니, 이렇게 몇 작품째 읽어나가는 독자에게는 한 방울도 놀랍지 않고, 의외도 아니고, 덜 식상하냐, 더 식상하냐의 차이만 있게 되는 것 같다. <도망자>의 결말이 급마무리라는 이야기가 많은데, <도망자>의 경우, 중간 과정이 재미났고, 독특한 여주인공이 있어서,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
이 책은 소재마저도 일본 미스터리, 아니, 일본 소설에서 너무나 흔해빠진 이지메 이야기이고, 오리하라 이치 특유의 착한 놈 없는 이야기에 기분 나쁜 끈적끈적한 악의를 다루는 솜씨가 이 책에선 무디기만 하다. ( 이건 <원죄자>가 최고이고, 도착 시리즈도 훌륭하다.)
그러다보니
20년 전에 어느 시골 학교에서 '공포 신문'이라는 것이 발행되며, 튀는 학생 혹은 선생을 '숙청' 하게 되는데,
학교괴담보다 수위도, 신선도도 약하고, ... 거 참, 리뷰 쓸수록 정말 지루한 책이었다 싶다...
다중플롯으로 내세우는 것이
20년만에 열리게 되는 동창회에서 이지메를 당했던,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던 누군가가 그들 모두를 '숙청' 해 버리겠다고 다짐하는데, 그 범인은 누구인지, 그리고, 살해 계획을 가지고 기억상실이 된 남자는 누구인지.가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는 것 (제일 처음에 나오는 이야기니 스포일러 걱정은 접어두시고) 그걸 잡고 650페이지를 읽어나가기엔 들인 시간이 아까워지는 독서다.
개인적인 이유로 이 책이 기억에 남는 건, 이 책 속에 나오는 빨간 거베라와 상사화 이야기. 꽃이 으스스할 일이 뭐가 있나, 초대교장 초상화를 으스스해라.고 한다면, 으스스하는 척이라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중에 책 속의 범인 말고, 현실의 범인을 맞닥뜨렸다는 거 정도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