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왔다 가는 밤에 읽은 책들은  

따끈따끈한 바쿠만 8권

연재를 따기 위해 분투하는 주인공들, 이번편에는 7편에서 암시되었던 연애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약간 얼척없는  

1권에서인가 나왔던 엄친딸 이와세가 드디어 타카기를 '동물원에서' 만난다.
약간 많이많이 맘에 안 드는 전개인데, 9권부터 더 더 맘에 안 들어질 것 같아  

아.. 여기까지인가 싶다.

연재도 편집자와의 갈등도 우정과 야망도 그닥 재미있는 포인트가 없고, 연애 이야기, 앞으로 벌어질 복선, 뜬금없이 발전한 연애 이야기 등등으로 페이지가 채워졌다. 끙  

유일하게 구매해서 보는 만화가 바쿠만, 치하야후루, 네코무라!!!!!!!!!!!!!!인데, 바쿠만은 9권까지만 보고 생각해봐야할듯. 

헤르타 뮐러의 마음짐승  

책 안 읽는 사람이 어떤 책이라도 잡으면 이런기분이지 않을까. 물론 나는 어떻게 보아도 책 안 읽는 사람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숨그네>는 그럭저럭 재미있게 봤는데, <마음짐승>은  

어떤 느낌이냐면, 모든 문장이 다 뭔가 의미 있는 것 같아 피곤하고, 막상 어떤 의미인가 깊이 생각해보려 하면 아무 의미 없는 것 같고, 줄거리도 주인공도 잘 파악 안 되고 ㅡㅜ 가끔 심하게 말장난한다 싶고, 심하게 은유한다 싶고,  

 책이 징하게 읽히지 않을 때는 맘에 드는 이야기나 문장이라도 건지려고 하는 편이다. 이걸 '읽는다' 라고 표현 못하고 '건진다'라고 표현하는게 좀 그렇지만;;  

이 책에서도 오호랏, 하는 부분 몇 군데 있다. 그 중에서 메모한 부분  

   
 

노인들이 묘지의 좁은 꽃길 사이로 걸어나갈 때면 묘비와 내가 뒤따라가며 그들을 바라보았다. 묘지를 벗어나 밖으로 나가면 묘지의 매끈한 자리들이 꽃 언덕 때문에 무겁게 처진 여름날에 달라붙었다. 이곳의 여름은 도시의 여름과는 다르게 커갔다. 묘지의 여름은 뜨거운 바람을 꺼렸다. 묘지의 여름은 고요히 하늘을 따라 굽이지며 죽어가는 사람이 있는지 살폈다. 도시에서는 이랬다. 노인은 봄가을을 조심해야 해. 첫 온기와 첫 추위가 노인을 데려가는 법이거든. 그러나 묘지에서는 여름이 가장 그러기 쉬운 계절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여름은 매일매일 늙은 사람들을 꽃으로 만드는 법을 알고 있었다.  

 
   

묘지의 묘마다 가득가득한 꽃들, '사람이 죽으면 꽃이 된다'  는 말이 참 예뻤다.  

대프니 캘로테이의 러시안 윈터  

제목이 왜 러시안 윈터더라  

그 재미난 달링짐과 비슷한 시기에 읽었어서 상당히 지루하게 읽으며, 그래서 결론이 어떻게 되는건데 조바심쳤다.  

러시아가 배경이고, 발레리나, 문학, 특권층 뭐 이런게 나오다보니 영화 '러브 오브 시베리아'도 생각나고, 스탈린 치하라 얼마전 읽은 '차일드 44'도 생각나고.  

이 책 한 반 정도로 분량 줄여서 박력있게 만들었음 어땠을까 싶기도.  

남자 둘 혹은 그 이상과 여자 둘 혹은 그 이상의 얽히고 얽힌(? ) 사랑 이야기인데, 현재에서 번역가인 남자의 호박 목걸이에 관한 비밀과 과거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와 그 호박 목걸이와 관련 있는 발레리나 니나의 회상으로 번갈아 진행된다.  

이야기는 재미있는데, 글은 재미없었던 책. 마지막이 궁금해서 끝까지 꾸역꾸역 읽긴 했는데, 사랑이건, 문학이건, 회한이건, 증오건  그렇게 강렬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책소개에 나온 전 세계의 뜨거운 반응 어쩌구는 대충 구라과장으로 여겨짐.

 

 

 

 

 

톰 피터스 <리틀 빅 씽>  책이 크고 잘 넘어간다.  

끝  

...할 수는 없겠지. 아무리 리뷰가 아니지만 ^^  

세스 고딘의 <이제는 작은 것이 큰 것이다>와 어쩜 그렇게 비슷할까, 제목도, 블로그의 글 엮어서 낸 것도. 세스 고딘이 먼저 내기도 했고, 톰 피터스가 먼저 냈더라도 세스 고딘의 책이 훨씬 재미있고 발랄(?)하다.  

자칭타칭 경영학의 구루이신 톰 피터스이다보니, 약간 이단아스럽고 젊고 공격적인 마인드의 세스 고딘이 더 내 취향에 가깝기 때문인지는 모르겠다만  

 

하지만, 늘상 이야기하듯이 경영학 서적은 아무리 볼 거 없어도 건질 것들이 있다. 다 아는 이야기라도 새롭게 다가와서 아이디어를 주는 이야기도 있고, 그리고 톰 피터스는 ...어쨌든 톰 피터스 아닌가, 

투덜거리며 읽었지만, 포스트잇이 책에 다닥다닥 4년인가 5년인가 썼던 블로그에서 모은 156가지 이야기
도움되는 이야기가 한 가지라도 있으면 훌륭하다. 156가지 이야기쯤 되면, 누가 보더라도 한 가지 이상은 (물론 그보다 훨씬 많이) 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있을 것이다.  

아, 이건 자기계발 서적  

나처럼 이런저런 경제경영서적, 자기계발 서적을 많이 찍접거린 독자라면 어서 본 이야기들도 많겠지만, 그걸 길게 하는게 아니라 짤막짤막하게 언급 하고 넘어가는 유용한 책이기도 하다.   

 

어째 어젯밤 읽은 책들은 딱히 맘에 드는 책이 없네. 어젯밤 가장 특이하고 재미있었던 건 국민학교 2학년 때 이후로 처음 보는 미친 태풍 바람   

아침에 거리로 나가니 시골 냄새가 났다. 
아직 한참 더 푸릇푸릇해야할 가로수잎들이 다 떨어져서 도로에 한가득. 안 됐다. 
달리는 차에 뭉개져서 온통 그 녹색 냄새를 공기 중에 뿌리고 있었다. 

콩다방에 가서 커피를 사 오면서 집에서 콩다방까지 가는 중에 .. 몰랐는데, 어찌나 큰 화분들이 많았던지, 죄다 넘어져 있길래, 능력 닿는한 일으켜세워주고 왔다.  

오늘은 ...............롯데 이기는거 보고 싶다.   

B님, 책 잘 받았어요 ^^ 페이퍼로 다시 인사드리겠지만 (다른 책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 같이 포스팅하려구요 ^^) 기다리실 것 같아 요렇게나마 먼저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러니깐, 우리는 같은 시간대에 어제, 아니 오늘 새벽 태풍을 맞이한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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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우 2010-09-02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전 오늘 아침 출근길에, 바닥에 흩어진 낙엽뿐아니라
바닥에 누워있는 가로수들을 스무그루는 넘게 보았어요.
비에 축 젖어 이리저리 누워있는 가로수들을 보고있자니 안쓰럽기도 하고.
바둥바둥 헤치고 출근하는 우리네가 더 측은하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전 요즘 한달에 2-3권도 힘들어 허덕거리는데, 하룻밤에 이렇게나! 대단하셔요 진짜로. :)

하이드 2010-09-02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동네에도 아파트 8층 높이의 가로수 넘어져 있는거 봤다고 하던데, 그만큼 자라려면 보통 시간이 아닐텐데 그 가로수는 어찌되는건지 .. 꿋꿋이 서 있는 가로수들도 잎과 가지가 잔뜩 엉켜 있더라구요.

책은 뭐,많이 읽을 때는 많이 읽고, 그렇지 못할 때는 또 안 읽고 그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