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자라 비룡소 전래동화 10
성석제 글, 윤미숙 그림 / 비룡소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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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성석제의 첫 그림책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가고, 그림 또한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 작가인 윤미숙이 맡아 요즘 감각에 맞는 세련되면서도 해학을 놓지 않는 읽을 만한, 볼 만한 그림책이 만들어졌다.

마르쿠스 피터스의 무지개 물고기에 나오는 것 같은 반짝이 홀로그래픽 무늬가 거북이 등딱지와 물고기 비늘에 ..

우리에게 익숙한 별주부전, 토끼와 자라 이야기

이야기는 갑자기 시작. 용궁이 있었는데, 잔치를 벌렸다.
잔치가 끝나자마자 용왕은 큰 병에 걸린다. 성석제식(?) 그림책의 글맛을 보자면,

어떤 약을 먹어도 병은 낫지 않고 몸이 계속 아프자 용왕은 의자를 두드리며 울기 시작했지.
" 바닷속을 다스리는 용왕이면 뭘 하는가. 천장 높은 수정궁에 친구 하나 없이 누웠으니 어느 누가 나를 살려 줄까."

콜라주, 일러스트, 판화 기법을 혼용한 강렬한 그림을 첫장부터 감상할 수 있다.

동양적이면서도, 바탕의 청록색 바다가 흔치 않으면서도 희귀한 느낌을 준다.
등장인...어...무튼 등장하는 각종 물고기 등의 모습도 강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자 갑자기 검은 구름이 모이고 검은 바람이 불고 가는 비가 세차게 내리더니 도사가 나타났지 뭐야.

도사가 용왕한테 말하지.

"지금 이 병에 듣는 약은 단 하나, 뭍에 사는 토끼의 간뿐입니다."

용왕의 부름을 받고 거북, 도미, 민어, 오징어, 도루묵, 조개, 물개,청어, 홍어, 조기, 낙지, 고등어 ..... 등등등이 모이자 용왕이 신하들에게 묻습니다.

"내가 용왕이 아니라 생선 가게 주인 같구나. 그대들 중 누가 뭍으로 나가 토끼를 데려다 내 병을 치료해 주겠는가?"

왠지 썰렁한 용왕님이시다.

거북이 추천이 들어왔는데, 어째어째 자라가 가게 된다.

자라의 등과 얼굴을 타고 도는 글씨 보이세요? 쿨!

자라는 임무를 맡아 떠나며 아내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 없는 사이 남생이 녀석이 옆에 안 오게 조심해!"

네, 이런 책입니다. 흐흐

자라가 바닷속에서 바다 위로 간다네, 바다 위에서 강물로 간다네,
앞발로 푸른 파도 찍어 당기고,
뒷발로 푸른 물결 탕탕 요리조리 조리요리 치며
앙금 둥실 떠서 사방을 살핀다네
물은 풍풍 깊고 만산은 우루루, 국화는 점점 낙화는 동동, 갈매기 날고 계곡물 콸콸,
아름다운 경치 속에 온갖 동물이 모여서 서로 잘났다고 자랑하네.

소리 내서 읽어보고 싶은 경쾌한 글이자 노래다.

이 책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장면

공작, 오리, 까마귀, 부엉이, 기린, 사지, 곰, 원숭이, 호랑이 .....
육지 짐승이 바글바글 모였습니다. 토끼를 찾아보세요!

토선생의 일과

낮에는 산에서 놀기
밤에는 달구경
한겨울에는 배고파 발바닥만 할짝할짝
봄이 되면 덫에 걸려 대롱대롱.

자라는 토끼를 꼬셔서 바다로 데려간다.

표지의 바로 그 장면. 자라 등을 타고 토끼는 용궁으로 가고 각종 물고기들이 그들을 맞이합니다.


포위당한 토끼

"네가 토끼냐?"
토끼가 벌벌 떨면서 대답했다.
"토끼 아닌데요."
"그러면 너는 무엇이냐?"
"개예요,"
"개면 토끼보다 좋다. 네 간을 꺼내서 약으로 먹으면 모든 병이 다 나을 것이니 이 개를 데려가자."
토끼가 말했다.
"아이고, 나는 개 아니에요"
"그러면 너는 무엇이냐?"
"소예요."

말했잖아요. 이런 책입니다. 썰렁한데 왠지 흐뭇해-

토끼를 둘러매고 용왕 앞으로 가는 물고기들

청록색의 바다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 하얀 배경도 있어서 리듬감을 준다.

멋진 그림이지요?
글씨가 흥분한 물고기 군단의 머리 위에서 춤을 추고 있어요.

우리가 익히 아는 그 거짓말

나는 간을 빼놓고 다녀요.

자라와 함께 육지로 돌아온 토끼 .. 가 원래 이렇게 얄밉게 그려주는 캐릭터였던가.

아.. 얄미운 토끼 표정

이야기는 끝이되, 끝이 아닙니다.

천방지축 토끼, 자라, 용왕님의 이야기까지..

토끼 실종사... 가 아니고, 토끼와 자라 이야기였습니다.

성석제의 첫 그림책, 윤미숙의 그림

그림 감상, 글 감상이 즐거운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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