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엄마 찬양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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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에 대해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 엉덩이 그림은 야코프 요르단스의 '심복 기게스에게 아내를 보여주는 리디아의 왕 칸다올레스' 라는 그림이다.  

리고베르토씨, 재혼한 아내 루크레시아, 꽃미남 아들 폰치타 .. 아, 데자뷰  

요사의 작품으로는 먼저 소개되었던 <리고베르토씨의 비밀노트>의 등장인물들이다.

'사랑의 삼각형. 낮에는 평범한 보험쟁이지만, 밤에는 도색작가에 성도착자인 리고베르토와 재혼한 아내 루크레시아. 그리고 자신을 에곤 실레의 분신이라 여기는 어린 아들 폰치토. 리고베르토씨는 비현실적으로 천사 같은 외모를 지닌 폰치토가 새엄마 루크레시아를 유혹, 성적인 접촉을 갖게 되자 별거한다. 사랑하지만 가혹하게도 루크레시아를 잃은 리고베르토씨는 쾌락에 관한 백과사전적 기억과 환상. 보내지 못한 편지들로 비밀노트를 채운다. 한편 폰치토는 루크레시아를 찾아가 그녀의 사랑을 얻기로 결심한다..'  

는 책 뒤의 책소개를 읽고 나니, 이제야 생각난다. 쉴레와 요사가 만났던 <리고베르토씨의 비밀노트>는 그러고보니 <새엄마 찬양>의 후속작격이지 않은가.  이 책 역시 그림 (물론 이 경우에는 죄다 쉴레) 들이 나와 있고, '에로티시즘의 정수' 라고 일컬어진다.  

오래간만에 요사의 책, <새엄마 찬양>을 읽고, 소설의 야함에 몸둘바를 모르다가 이 소설은 뜨거운 한낮에 읽어줘야 그 에로티시즘이 상쇄되며 상승될 수 있어(말 안 되지만, 딱 그런 느낌)라고 결론을 내렸다.  

일단 줄거리를 거칠게 말하자면, 재혼해서 들어간 집에 남편은 성도착자이고, '섹스의 섹스를 위한 섹스에 의한' 사람이고, 에곤 쉴레의 그림에서 튀어나온듯한 꽃미남 양아들 폰치토. 몇 살인지는 안 나오는데, 몸이 '어린이' 인건 분명. 이 양아들이 순진하고 사악하게 농염한 과일과도 같은 양엄마를 유혹. 그렇게 관계를 맺어버리고, 순진하고 사악하게 리고베르토씨에게 알려 별거에 이르게 만듬.  

이라는 이야기이니, '정치적으로 올바른' 이야기의 틀에 (그러니깐, 적어도 우리편은, 주인공은 말이다) 안전하게 뭉개고 있는 나에게 대단히 도전적인(?) 이야기였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여섯개의 그림은 이야기와 인물과 함께 이 소설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에로티시즘과 기이한 가족, 그림, 신화에 허우적거리다 보면 책이 끝난다. 아쉬운 사람은 <리고베르토씨의 비밀노트>를 읽어도 좋겠다.  

가장 인상적인 그림은 시슬로의 '멘디에타로 가는 길'이었다. 마지막에 나온 '수태고지'하고.  
허우적거리다 마주친 이 추상화는 이야기 속에서도 중요하고,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어서, 일단 정색하고, 책 밖으로 나와 그림을 제대로 마주하게 된다.  

아.. 역시 요사는 독특해. 중남미 작가의 이야기들은 상상을 뛰어넘는 매력이 있어. 라는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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