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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리뷰 시작하기 전에 잠깐, 프랑스에서 인기가 많은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처>는 지금 한참 영화 제작중이라는데, 알라딘 책소개에 로맹 뒤리스, 카트린느 드뇌브 주연으로 나와 있다. 구글링 해보니 Romain DURIS, Marina FOIS, Catherine DENEUVE 주연으로 .. 카트린느 드뇌브가 나이가 몇 살인데 무슨 역할로 나오는걸까??
남자 주인공인 변호사 벤, 벤의 아내인 베쓰, 그리고, 게리와 사랑에 빠지는 앤이 나오는데, 벤의 엄마.. 정도면 모를까, 애인으로 나온다는 이야기? 진짜 궁금하다.
책 리뷰로 들어가서 .. 아니, 역자 후기 먼저. 책을 단숨에 읽고, 역자 후기를 읽다보니, '이 소설은 스릴러의 범주에 드는 소설이지만..' 하고 나온다. 아, 이 소설 스릴러..구나 싶었다. 책을 다 읽고 난 그제야.
뉴욕의 유명 로펌에서 신탁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변호사 벤은 어릴적부터 사진가가 꿈이었다. 역시 변호사였던 아버지의 압력( 돈을 끊겠다는 ) 에 미미하게 반항하다가 결국 로스쿨에 들어가고, 로펌에 들어가게 된다. 신탁 담당으로 들어간 것은 가장 지루하고, 돈 많이 벌고, 다른 화려한 업무들에 비해 시간도 많기 때문이다. 돈을 벌면서, 돈을 모으면서 사진가로서의 꿈을 이루고자 한다. 신탁 부서의 대빵인 잭 역시 화가가 꿈이고, 자신처럼 꿈을 좇다 포기하고 돈을 벌러 들어온 벤을 양아들마냥 보살핀다. 벤의 부인인 베쓰 역시 소설가가 꿈이었다.
베쓰를 좌절시킨건 교외의 집, 아이 둘로 자신을 집에 들어앉힌 벤을 원망하다 급기야 바람을 핀다.
이 과정에서 더글러스 케네디는 '돈'과 꿈'과 '가족' 에 대해 많은 생각거리를 준다. '만족'과 '행복'과 '포기'에 대해서도 ..
이것은 한 남자가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하는 이야기다. 앞에 그 많은 떡밥들을 깔고, 후회 가득하지만, 한 번 뛰어든 쳇바퀴를 벗어날 방법이라곤 도통 보이지 않는 벤이 자신이 꿈꿔왔던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아니, 기회를 만든다. (자의반,타의반으로)
우발적으로 사진가인 옆집 남자를 죽이게 된 벤은 혈혈단신인 사진가 행세를 하고 살기로 한다. 자신의 자살을 꾸미고, 자신의 집, 가족, 일, 동료, 비싼 카메라와 암실 등이 있는 뉴욕을 떠나 하염없이 대륙을 가로지른다.
이 과정은 확실히 스릴러라고 하면, 스릴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페이지터너다.
눈에 의해 멈춰진 그 곳, 몬태나의 마운틴폴스라는 마을에서 마침내 긴 걸음을 멈추게 된다.
집을 얻고,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나서서 몬태나의 사람들을 찍기 시작한다. 어느 술집에서 만난 루디라는 술주정뱅이 그러나 능력있는 칼럼니스트인 루디를 만나게 되고, 그에 의해 몬태넌지에 소개되어 사진을 연재하기로 한다. 몬태넌지의 사진부장 앤과 사랑에 빠지게 되고..
이야기가 풍부하고, 소소한 에피소드들도 잘 엮었다. 다양한 무거운 주제를, 그러나 지금 살아가는 우리의 지극히 현실적인 주제들에 대해 독자에게 읽는 내내 묻고 있다.
1부가 꿈을 미루고, 돈을 좇는 변호사의 이야기였다면, 2부는 예술과 상업성, 미디어, 운, 타이밍 등에 대한 이야기이다. 2부의 이야기 또한 따로 이야기해볼만큼 흥미로운 주제이다. 그리고,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사진 이야기가 나온다. '예술에 대한 심미안, 철학적 사고, 사진에 대한 해박한 지식' 이 작품 곳곳에 있기에 이 작가가 미국보다 프랑스에서 인기 있다고 하는데, 거기에 더해 재미도 있다.
마지막까지 잘 짜여진 한 남자 인생의 스릴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말도 독특하고, 읽는 즐거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