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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효의 글쓰기 만보 - 일기 쓰기부터 소설 쓰기까지 단어에서 문체까지
안정효 지음 / 모멘토 / 2006년 8월
평점 :
소설 쓰기에 대한 책이다. 소설가이자 번역가인 안정효의 내공을 보여주는 책.
안정효는 만화가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만화가가 되려다 못 되고, 영문과를 홧김에(?) 가게 되었는데, 전화위복이 되어, 보통 이제 좀 놀아볼까. 하는 대학 생활동한 영문학의 세계에 빠졌다고.
그가 좋아하는 작가들, 왜 좋아하는지, 왜 훌륭한지 굉장히 디테일하게 이야기한다. 원서를 찾아 읽으면 분명 지루할 것 같은데, 굉장히 솔깃하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특히 인용한 몇몇 실험 소설은 저자가 아무리 재미있을 것 같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이 이야기한다 하더라도 99% 재미 없을꺼야.
문장, 플롯, 문체 등에 대한 사례들이 충실하고, 저자의 애정이 묻어난다.
사례로 드는 것은 대부분 외국 작가들의 작품이고, 나머지는 본인의 작품이다. 동업자들의 작품을 가지고 이러고 저러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 그래서 외국 작품을 인용하거나 자신의 작품을 인용하거나.
작품 표지에 있는 삽화는 본인이 그린 것. 책 중간 중간에 꽤 자주 나오는 삽화들도 본인이 직접 그린 것이다. 만화가가 꿈이라더니 말이다.
자신이 작가로 책을 준비하고, 책을 내기까지의 단계를 이야기하는 부분도 좋았다. 글쓰기 계획표 같은 것은 무척 실감난다.
분량이 꽤 되는 책이지만, 재미나게 읽었다. 별로 소설 쓸 계획같은 것은 없더라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