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매튜 메이 지음, 박세연 옮김 / 살림Biz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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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우아한 경제서가 한 권 있다.
원제는 In Pursuit of Elegance 인데, 번역본 제목은 '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도 나쁘지 않다. 아니 꽤 좋다.  

책의 대부분은 사례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 사례들이 신선하고,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어서, 읽을거리로서 이 책은 무척 훌륭하다. 저자가 생각하는 '우아함'을 드러내주는 예시로서, HBO의 레전드 드라마 '소프라노스'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소프라노스'가 8년만에 6시즌을 마지막으로 종결하게 되었을 때, 엄청나게 많은 미국인들이 '소프라노스'의 결말을 실시간으로 보기 위해 TV 앞에 앉았다. (구체적으로 1200만의 시청자들. HBO가 유료 채널임을 감안할 때 어마어마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소프라노스'의 결말은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파격적인' 형태의 '예술적'인 '시도' 였다.
6시즌이 마지막 시즌임이 밝혀졌을 때 시청자들은 대략 22개월 동안 드라마의 결말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토니 소프라노ㄴ의 운명은?!  

마지막회에서 그들이 얻은 답이란..
마지막 몇 초 동안 화면이 까맣게 변했다. 몇 초가 지나자 엔딩 크레딧이 올라왔다. '소프라노스'는 그렇게 끝났고, 시청자들은 충격에 빠졌다. 
   

저자가 드라마 '소프라노스'로 시작하는 '우아함'은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때 우아함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소프라노스 결말 후일담은 책에 더 자세하게 나와 있다. 이 에피소드를 포함한 소개 되는 여러가지 사례들이 꽤 재미나다.  

저자가 꼽는 우아함의 네가지 요소는 '대칭', '유혹', '생략', '지속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어야 한다.
시작에서, '우아함'의 정의를 내린 후, 각각의 요소를 사례와 함께 정리하고 있다.  

가장 먼저 나오는 '대칭'의 사례에 인용되는 것은 잭슨 폴록이다. 그 이에 리바이플라인, 프랙탈 등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다. 잭슨 폴록의 경우 무의미하게 캔버스에 물감을 흩뿌린 것으로 생각되지만, 그것이 예술성을 가지는 것은 잭슨 폴록의 그림이 가지고 있는 프랙탈, 반복되는 대칭의 이미지 때문인 것이다. 잭슨의 그림에서 보이는 '대칭성'은 보통의 사람들이 비슷하게도 흉내낼 수 없었다.  여기서 프랙탈이란, 일정 부분을 계속 확대했을 때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그림 속에 그림을 보고 있는 소년이 있고, 그 그림 안에 또 그림 보고 있는 소년이 보고 있는 그림 안에 또 그림 보고 있는 소년. 이렇게 무한 반복 되는 이미지)  




사람들이 자연적 대칭인 프랙탈에 본능적으로 반응을 보이고, 자극을 받고, 그래서 잭슨 폴록은 그냥 물감 흩뿌리며,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것을 시도해서 작품값을 올린 것이 아니라, 그림이 담고 있는 '예술성'이 과학적으로도 증명된다는 것이다.  

가장 흥미로운 챕터였는데, 들고 있는 사례들도 신선했고, '대칭'에서 우아함을 느끼게 되는 인간의 '본능'을 분석해 놓은 부분도 흥미로웠다.  다음 챕터인 '여백의 유혹'에는 페이퍼로도 포스팅한 아이폰 마케팅 사례가 있다.  인간의 '호기심'과 두뇌의 채워 넣기 기능을 설명하며 '여백'에 '우아함'을 느끼는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  

생략의 법칙에서도 역시 흥미로운 카마이클의 훈련법, 건축가 사라의 '그리 크지 않은 집' 등을 예시로 들고 있다.

리뷰에서 말한 몇가지 사례에서 보듯이, '우아함' 을 추구하고, 분석하고, 설명하는데 있어, 다양한 분야의 사례들을 꽤 자세히 들고 있다는 것, 그리고 사례와 맞는 분석과 설명이 따라온다는 점이 이 책의 미덕이다.

건축, 미술, 도로교통, 아이폰, 예술, 스포츠, 드라마, 스도쿠, 인앤아웃 등등

재미난 사례들의 풍부한 이야기거리만으로도 읽는 재미가 있었다. 인용된 사례와 문구들은 말미에 미주로 달려 있는데, 일반적인 미주와는 달리, 미주만 따로 읽어도 재미있고, '호기심' 생기는 미주들도 있다. 이것이 종이책이 아니라면, 링크를 눌러 보고 싶은 사이트/기사/블로그 주소들이 나와 있다.  

내가 생각했던 '우아함' 은 아니였지만, 다행히!, 그것을 뛰어넘는 책이라 하겠다.
마지막장 '지속성' 부분은 조금 지루했고, 재미나고, 이해할 수 있는 사례들이긴 한데, '우아함' 이라는 주제이자 소재를 충분히 집약적으로 드러내지 못하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을 읽고 난 감상이 '우아함' 보다는 재미난 사례들이 더 인상 깊게 남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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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0 23: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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