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프랑스 책방
마르크 레비 지음, 이혜정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지금 내가 하려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이라는 긴 제목의 책으로 마르크 레비를 처음 만났더랬다.
참 착하고 예쁜 소설을 쓰는구나 싶었다. 착한 소설은 두드러기 나서 싫은데, 마르크 레비의 착함은 음.. 유쾌했다.
남자주인공도, 여자주인공도 사랑스러운 로맨스 소설이었으니깐. 남녀의 사랑, 가족의 사랑, 스쳐 지나가는 사람의 사랑.
여러가지 사랑이 이뻤으니깐.  

그 후에 읽은 < 너 어디 있니?>는 지금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다.

그 외의 작품들에서는 실망의 연속. <행복한 프랑스 책방>에서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 싶은 안타까움. 근데, 그렇게 실망만 하면 안 될 것 같은 것이, 번역에 의구심이 든다. 이야기도 워낙 어수선하니, 이장면, 저장면을 왔다리갔다리 하지만, 어색한 번역체 때문에 읽어내기가 더욱 힘들었다.  

어색한 번역체야 개인차라 치고, 책을 보고, 영화를 보는내내 의구심은 더욱 커져만 간다.
마티아스가 다림질을 하다가 조리대에서 토스트를 먹는 장면이 나온다.
영화에서는 호일로 식빵을 싸서 정성드려 다림질해서(?) 토스트를 만들어 먹는 마티아스의 엉뚱한 면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

원서가 궁금한데, 영화가 생략은 해도, 저렇게 맥락없이 변형을 할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마티아스와 앙투완이 함께 살기로 하고, 집의 여기저기를 뜯어고치는데에는 허가 나려면 몇주, 몇달도 걸린다고 하자.
마티아스는 잔디깎이로 벽을 뚫어버린다. 잔디깎이로 어떻게 벽을 뚫을까? 싶었는데
영화보다보니, 잔디깎이를 켜 놓고, 커다란 망치(혹은 곡괭이?) 같은 걸로 벽을 뚫는다.
옆집에서 신고들어오겠다 그러자(이건 책에도 나옴) 잔디깎이 소리밖에 못 들을꺼라고 한다.  

그런 미묘하게 틀린 장면장면들이 자꾸 눈에 들어오는데, 어색한 번역체와 틀린 단어들에 이미 짜증내면서 책을 읽었던터라, 영화 보면서, 물론 영화와 책이 틀릴 수는 있지만, 책의 번역에 다시 의심이 가는건 어쩔 수 없다. 새삼 영화보며 짜증배가 되고 있는 중이다.  

뭐, 불어 원서나 영어 번역본을 구해볼만큼 재미난 책은 아니였다고 생각하기에, 의심은 의심에 그치겠지만..  

그걸 제하더라도, 그닥 매력적인 주인공들이 아니였어서, 마르크 레비의 이 책에 점수를 주기 뭐하다. 
일단, 남자 둘이 각기 아이를 데리고 함께 사는 모습이 서양에서는 굉장히 웃기고 이상한 모습이라는 것.이 소재가 되었겠다. 
우리가 읽기엔 뭐.. 마티아스가 너무나 무책임하게 나오고, 앙투완은 너무 안달복달하는 캐릭터라 두 주인공이 다 맘에 안 들었다. 두 주인공이 자주 가는 카페 아줌마 정도 빼고는 이해불가 캐릭터들.

이래저래 맘에 안 드는 책. 당분간 마르크 레비의 책을 사서 보는 일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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