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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물고기들과 분리시키기 위해 뱀장어 어장은 일반 어장과 멀리 떨어진 곳에 두었다. 만으로 뻗어있는 좁은 콘크리트길을 지나면 널찍한 뱀장어 어장이 나온다. 곰치과인 뱀장어는 공격적인 성향으로 악명이 높다. 여기에 있는 뱀장어들은 보통 몸길이가 사람 키만 하고 몸통도 사람만큼 크며, 납작한 머리에 큰 주둥아리와 날카로운 이빨을 가졌다. 빌라 호르텐시아의 양어장은 150년이나 되었기 때문에 미로 같은 굴 속, 그리고 깊고 어두운 어장 밑바닥에 얼마나 많은 물고기들이 숨어있는지 아무도 알 수가 없었다. 수십 마리는 확실히 넘을 테고, 모르긴 몰라도 수백 마리는 족히 될 것이다. 오래 묵은 뱀장어들은 그 크기가 괴물이나 다름없었는데, 어떤 놈들은 보석까지 달고 있었다. 네로 황제는 아끼는 뱀장어의 지느러미에 금고리를 달아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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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해리스의 <폼페이>를 읽다가 사람크기만큼 큰 뱀장어를 만난다. 뭐야, 뱀임?
뱀의 피부를 만져보면 생각보다 딱딱하고 차가워서 그 이질감에 흠칫거리게 된다. 뱀장어는 그 미끈함과 탱탱함에 놀라게 되고. 뱀이나 뱀장어나 발없이 꾸불텅거리면서 엄청나게 빠르게 움직이는 것에 공포를 느끼게 되는데, 물 속의 뱀장어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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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뱀장어 장면은 후에도 반복되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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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눈을 감아보았지만 이내 다시 뜨고 말았다. 위기의 순간을 눈앞에 둔 탓인지 머릿속에는 뱀장어 양어장에서 끌려나오던 시체의 모습이 자꾸 떠올랐고, 잊으려고 애를 쓸수록 그 모든 장면이 생생하게 재연되었다. 물가에 모여 숨죽여 지켜보던 사람들, 장대에 걸린채 물 밖으로 끌어내어진 시체, 흥건한 피, 여인의 비명소리, 자신을 데려온 여자의 걱정스런 얼굴과 하얀 팔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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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의 결말까지 작가가 어떻게 요리해나갈지 궁금하다만, 이 뱀장어 장면은 꽤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