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놔..

나는 한 번 읽은 책은 웬만하면 처분하는 쪽이다. 여기서 웬만하면이란, 괜찮았는데, 시리즈로 더 나올 예정이 있는 경우..는 좀 더 두고 보기 위해 가지고 있고, 전작주의를 고수하는 작가인 경우(계속 신간이 나오는 작가라곤 교고쿠 나츠히코라던가, 유메무라 바쿠 정도이고, 나머지는 한국에 더 번역되 나올 계획이 1% 미만인 경우, 그 외 전작주의 작가들은 다 돌아가셔서 더 이상 책 나올 가능성이 없다.), 그리고, 이건 진짜 물건이다. 좋다. 멋지다. 라는 감탄이 마구 드는 경우(한 백권에 한두 번 있을까 말까) 이런 경우에도 분권이면 일단 처리. 전작주의 작가이고 분권일 경우에는 영어원서 구입. 뭐 이런 수순으로 대부분의 책을 처분 하는지라..

한번 읽은 책은 재미있게 읽었어도 대충 처분한다.고 보면된다.

그.런.데.

모리미 도미히코의 <태양의 탑>을 읽고 있는데,
이넘을 계속 중고샵에 올렸다, 내렸다,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굉장히 개성이 강하고, 좋게 말하면 통통 튀고, 나쁘게 말하면 가볍고, 요새말로 하면 4차원이다.
내가 소장할만한 책과는 거리가 멀긴 한데, 버리고 싶지가 않은 이 기분은? 게다가 종이질도 구리다. 금새 바랠 재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입가에서 썩소를 떠나게 하지 않는 이 사특한 책을 당분간 가지고 있어봐야겠다. 라고 일단 결론을 내렸다. 이 작가의 책을 더 사보는건, 이 책이 내 책장에서 살아남는지의 여부가 확실히 결정되면, 그 때가서 생각해보겠다.

멋진 표지들을 매달 뽑고, 그 표지와 내용의 싱크로율을 정리하고 있는데, 이 책의 표지와 내용은 싱크로 별 다섯개다. 스바라시!   

이 소설의 시작은 이렇다.

어떤 점에서인가, 그들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
왜냐하면 내가 잘못될 리는 없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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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난 이 표지 반댈세
    from 당신이 잠든 사이 2009-01-08 17:42 
      댓글을 보다 문득 생각이 나서;;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가 국내 출간되었을 때 표지를 얼핏 보고는 '원서 표지를 그대로 썼네?' 하고 생각했다. 위에 나란히 놓은 표지를 딱 보면 알겠지만 일러스트나 분위기가 지나치게 유사하기 때문이다. 아래 반은 흰색에 위의 반은 붉은 바탕, 혼자 걷는 단발머리의 아가씨와 엉거주춤한 자세로 그 뒤를 쫓는 남자. 한동안은 원서 이미지를 그대로 썼다 생각했는데 다른 일로 검색을 하다가
 
 
하이드 2009-01-08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지난번 권선생님 작업실 가서 선생님이 가지고 계신 '밤은 짧아..'는 서점에 깔린거랑 표지 틀리다고 박박 우겼는데, 똑같은 표지네;;

Mephistopheles 2009-01-08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에서부터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당신은 4차원...이라고 말하고 있군요.

하이드 2009-01-08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ㅎㅎ 기대 안했는데, 표지 이미지랑 비슷한 이미지의 내용이 전개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