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ncite mill 인사이트 밀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최고은 옮김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0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서점에서 스무장 정도를 읽고 나서 아 이 책은 분명히 잘해봐야 재미만 있겠군.이라고 생각했지만, 모일본미스터리카페에서 진행되는 2008년 미스터리에서 수위를 달리고 있는지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구매했건만, 첫인상이란건 의외로 잘 들어맞는 법이어서 이 책을 읽고 나서 풀린 가장 궁금했던 점은 바로 표지의 세탁기 같이 생긴 하얀 박스의 정체일 뿐이다 (스포일러와는 하등 상관없는 내용이니 '앗' 따위는 할 필요 없음)

시급 112,000엔의 아르바이트가 있다. 일주일동안의 실험대상이 되는 것이고, 자는 시간까지 다 포함하여 24시간을 꽉 채워서 시급을 지급한다. 조건에 따른 보너스도 있다. 격리된 공간과 한정된 인물들은 이 조건에 따라 보너스를 받게 되고, 이 조건이란 사람이 죽어야만 충족되는 조건이다. 가장 큰 줄거리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떠올리게 한다.(실제로 그 작품이 언급도 되고, 어설픈 열두개의 인형도 존재한다.) 격리된 공간이란 점에서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시리즈도 생각난다. 각각의 실험참가자가 받게 되는 무기와 메모에는 홈즈에서 반다인, 요코미조 세이지에 란포까지의 고전 추리소설들이 언급된다. 관찰자가 있다는 점에서 <큐브>라던가 <소우>라던가 하는 영화들도 생각난다. 각각의 인물이 죽고 죽인다는 설정에는 배틀로얄이라는 영화도 떠오른다.  지금까지 언급한 수많은 영화와 책들, 그리고 말하지 않은 작품들 더가 이 작품에 실제로 인용이 되고, 모티브를 따왔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영향 받은 것이 아니라, 이것저것 재미있는 것들을 짜집기 해 놓았다는 느낌이 강하다. 단, '잘' 짜집기 해 놓아서 알면서도 속아주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550여페이지를 지칠틈 없이 읽었고, 마지막 서른장 정도는 꽤 재미있었으나, 그 외의 모든 내용은 짐작할법하고, 어디서 보거나 읽은 것이고, 후기던가 책소개던가에도 나와 있듯이 등장인물들의 성격은 거의 제시되지 않고 미스터리로만 이루어지는 기존의 고전 미스터리들을 짜집기 하는 미스터리 소설. 가이도 다케루의 소설을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라고 하지만, 거기에는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교묘하게 끼워 넣었으나, 역시 엔터테인먼트 소설이라고 하는 <인사이트 밀>은 한번 덮으면 다시 볼 일 없는 킬링타임용인 소모적인 작품이 아니였나 싶다.  

재미도 의미도 없는 소설들이 많은데, 이 소설은 그래도 일정 수준의 재미는 보장한다는 점에서 (물론 이것도 개인차가 있겠지만) 별 세개는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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