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코스모스
온다 리쿠 지음, 권영주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온다 리쿠는 초창기에 우리나라에 소개되었을때 열광했던 작가 중 하나였다. 가장 크게 뒤통수 맞은 작가이기도 하다. 조짐이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번 좋아하기로 맘 먹은 작가를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 확 좋아하거나, 확 싫어하는건 되도, 확 좋아하다가 확 싫어하거나 그 반대의 경우는 더 힘들고, 그 과정에서 작가나 작품에 폐가 될 정도의 과도한 욕설과 비방이 난무하기 마련이다. 라는건 좀 오버지만, 그 작가가 받아야 할 온당한 평보다 심한 혹평과 악평이 나오기 마련이다.
이제 나는 자신있게 말한다. 나는 그 단계를 지나왔다고. 이제 온다 리쿠에 대해 그 작품이 받아야 할 것보다 더 심한 이야기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아니, 이제는 만에 하나 온다 리쿠의 작품을 더 읽게 된다면, 미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일례로 이번에 나온 <코끼리와 귀울음을>은 내가 초창기에 좋아하던 온다 리쿠 스타일이라고 들었다. 그 작품에는 팬심의 작용도 반작용도 없을 것이다.

<초콜릿 코스모스>는 코스모스 종류란다. 갈색의 조그만 코스모스과라는데, 그닥 호감가는 인상의 꽃은 아니다.
이름만은 달콤하다. 그 이름과 컬러 때문에 초콜릿 케잌에 데코레이션 되거나(안 예쁘다) 부케의 브라운 베이스로 이용되는듯 하다.

무튼, 소녀틱한 이름에 소녀틱한 설정에 소녀틱한 주인공이다.
(이렇게 얘기하니 왠지 소녀에게 미안함)
그럼 이렇게 얘기해보자.

어릴적, 그러니깐 아주 어릴적얘기다. 순정만화를 볼때 가장 인기있던 주인공의 직업은 발레리나, 연극배우, 피겨스케이터, 뭐 이런 직업이었다. 그러니깐, 나는 그 옛날 김영숙의 <갈채> 이런 만화들을 기억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본 만화의 카피였을까? 무튼, 그 그림체마저 생생한걸 보면,.. 맙소사 20년전쯤 봤나보다 ) 
 
연극배우가 주인공인 만화는 굳이 이십여년전의 만화를 끌어다붙이지 않아도 <유리가면>이라는 괴만화(만화의 내용과 상관없이 만화가가 괴만화가) 가 레전드다.

그와 같이 오감을 자극하는 소녀들이 주인공인 연극만화 중에서도 가장 클라이막스 부분,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심장이 쫄깃해지는 그 부분을 글로 옮겨 놓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러니깐, 온다 리쿠의 <초콜릿 코스모스> 이야기다.

집안이 다 배우인 배우집안의 천재 여배우가 있는데, 연극을 처음 시작하는 초천재가 나타나서 대결구도로 간다.
여기에 재벌 극장주나 또 다른 천재 남자배우가 등장해주면 완벽한데, 이야기는 천재 여배우와 연극 처음 시작하는 천재 여배우 이야기만 나온다. 만화보고 쫄깃해진 심장을 이완시켜주는 감상문, 그저 한순간의 아드레날린 분출로 넘어갈 감상을 섬세하게 글로 풀어 감동점을 찍어주는 온다 리쿠. 

킬링타임과 소비의 미학을 잘 보여주는 작가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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