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관의 살인을 읽기 시작했다. 저자에 의하면 처음 다섯편의 관시리즈는 시계관까지를 1부로 보고, 암흑관은 관시리즈 2부격에 속하는 작품이다. 어마무시한 양에 사고 싶은 욕심도 컸더랬는데, 시계관까지를 읽고, 암흑관을 읽으려니, 솔직히 그간 엄두가 안났다. 

미미여사의 <모방범> 3권과는 또 틀린 것이 관시리즈는 정말 '특이'하게도 시종일관 '관'트릭인 것이다. 여기서 관은 코핀이 아니고 하우스할때 관이다.

신본격의 큰 팬이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주구장창 ' 이 이상한 집에 트릭이 있어' 라는걸 알고 보면, 재미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그러고보면 매 작품 등장하는 나카무라 세이지( 이 모든 기묘한 관을 만든 죽은 건축가이고, 그가 만든 건축물마다 떼죽음이거나 기묘한 죽음이다.) 도 특이한 존재이다. 시리즈의 범인격인 것도 아니고, 시리즈의 어둠의 배후, 트릭제공자역이라니 말이다.

워낙에 집트릭, 공간트릭에 별재미를 못 느끼는 나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십각관과 시계관은 재미있게 읽었다. 내용도 단순해서 읽고 홀랑 까먹는 나지만, 비교적 선명하게 스토리라인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 그러나 암흑관이 길어진 이유가, 몽환성과 초현실성, 추상성, 은유 등을 더하기 위해서라면 앞으로 남은 두권을 읽을 생각에 한숨이 난다. 단순하고 분명하고, 사건의 발단, 떼죽음, 결말까지 고속도로처럼 쭈욱- 가는 것이 그나마 매력이였는데, 문장과 이야기의 낭비가 너무 많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초반부터 들어버린다.

길다고 다 문장의 낭비는 아니다. 얼마전에 읽은 조이스 캐롤 오츠의 <사토장이의 딸>은 문장 하나하나가 다 이야기를 위한 것이었고, 천페이지가 결코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미미여사의 작품들도 글의 길이와 상관없어 명정하고, 어떤 단순해 보이는 문장이라도 적절의 묘를 보여준다.

역사책이라거나, 정보가 질질 흐르는 것이 매력(?)인 책들이 아니라면, 두꺼운 책은 짜증양산소에 그친다.
네권의 관시리즈를 그런 트릭과 관을 그닥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등장하는 탐정격의 애들도 별로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은 것은 순전히 이야기의 힘이거나 작가의 재주일 것이다.

그나저나 흑사관.. 중간에 끊기도 뭐하고, 앞길이 깜깜하다.

이 외에 잡고 있는 책은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1,
서평단 도서인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작은 기적들>1,2
조이스 캐롤 오츠의 <블랙 워터>
정도이다.
<블랙워터>를 읽고 나서는 <폭풍의 언덕>과 <본격소설>을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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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8-11-20 18: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암흑관...제 리뷰를 보셨으면 절대 안 사셨을 텐데...;;; 고난의 길로 접어드실 걸 축하드립니다.ㅎㅎ

하이드 2008-11-20 2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아마 읽을 책이어서 리뷰 안 봤나봐요. 엉엉 ㅡㅜ 그나마 다행인건 술술 읽히기는 한다는거;

보석 2008-11-21 1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암흑관은 1권 분량이면 딱 좋았을 것 같아요. 그랬으면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을 텐데. 하이드님의 리뷰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