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마법
켈리 링크 지음, 이은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켈리 링크의 이 책 <초보자를 위한 마법>은 제목도, 책표지도 쉬워보인다.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 여섯개의 단편은 모두 오픈된 결말이다. 오픈된 결말은 독자에게 더 더 생각하기를 요구하는데, 단편일 경우에 그것은 더 극대화된다. 책을 읽으면서 마르께스의 마술적 리얼리즘이 떠올랐는데, 켈리 링크는 미국문단에서 '키친 싱크 마술적 리얼리즘(Kitchen-sink Magical realism)의 대표작가로 칭해지고, '키친 싱크' 드라마(무미건조한 일상의 가감없는 직시)에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마술적 리얼리즘'이 결합시켰다고 한다. 작품을 발표할때마다 그녀에 대한 찬사는 끊이지 않는다.

첫 단편인 <고양이 가죽>을 세번쯤 읽었다. 마녀가 죽고, 마녀의 세 아이에게 유산을 남겨준다. 마지막 아이가 '엄마의 복수'라는 고양이와 유명한 마술사에게 복수하는 내용.. 인데, 너무 재미있어서라기보다는, 잘 안넘어가서였다. 세번째 맘 먹고 다 읽어냈을때, 드디어 '아, 재밌다!' 그 다음부터는 술술 넘어갔다. 개인적으로 <고양이 가죽>과 <요정 핸드백>, <호르트락>이 가장 재미있었다.

<돌로 만든 동물들>은 교외로 옮긴 가족들이 토끼(?)의 침략을 받는 일. 평화로워 보이는 한 가족이 무너지는 것에 대한 묘사이다. <대포>는 대포와 사랑에 빠진 포병대장의 이야기. 대포는 여성의 메타포로 여겨진다. 가장 짧은 단편이기도 하다. <초보자를 위한 마법>은 제목처럼 만만하지가 않다. '도서관'이라는 무법시트콤에 빠진 친구들의 이야기가 드라마 에피소드들에 대한 설명과 함께 반복해서 보여진다. '도서관'도 친구들도 당췌 이해가 안 가는지라, 세번쯤 읽으면 '아, 재미있다!' 탄성 할 수 있을까?

<호르타락>, 좀비들을 위한 편의점, 돈 빼고는 다 받는 편의점에서 방황하는 세 좀비와 편의점 주인/직원의 이야기는 좀비를 이야기하는 아주 특이한 방법이였다. 귀여워!

켈리 링크를 일약 환타지계의 스타로 만든 데뷔작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가 어서 나왔으면 좋겠다. 비교적 관심이 덜했던 팬덤 스토리의 다른 작품들 <하느님 끌기>, <아내가 마법을 쓴다>, <아누비스의 문>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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