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슬럼버 - 영화 <골든슬럼버> 원작 소설 Isaka Kotaro Collection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센다이 출신의 총리가 고향을 찾아 퍼레이드를 하던 중 모형 헬기가 폭탄을 달고 날아와 터진다. 총리는 죽는다. 2년전 아이돌을 구한 일로 매스컴을 탔던 잘생긴 택배기사 아오야기가 범인으로 지목되고, 3일만에 그는 자수를 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앞 열장 정도에 나온다. 결말과 사건의 20년 후, 그리고 사건, 사건 석달후의 챕터로 이루어진 길고 긴 추격의 3일이다.

현재와 과거와 미래의 어느 시점을 오가면서 벌어지는 긴박한 쫓고 쫓김. 비틀즈를 좋아하고, 새로나온 패스트푸드를 연구하는 동아리였던 친구들이 있었다. 숲의 소리를 듣는 모리타와 밥풀을 맨날 남기는 아오야기. 그의 여자친구였던 히구치. 그들의 후배였던 맘 좋은 가즈. 책의 제목이기도 한 골든 슬럼버는 비틀즈의 마지막 앨범인 애비로드에 나오는 노래의 제목이다. 폴매카트니가 뿔뿔히 흩어진 맴버들을 그리워하고 모으려고 애쓰다 결국 메들리로 만들어버렸다는 곡이라고 한다.

자장가이기도 한 골든 슬럼버스가 책을 읽는 내내 귓가에 맴돈다. 그 애잔한 노래와 긴박한 추격전이 오버랩되어 각각이 더 마음에 와닿는다. Once there was a way to get bak homeward(한때는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있었지).. 그 길을 다시 돌아갈 수는 없지만,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착하고 맹하고 총리 살인사건과는 당췌 거리가 먼 듯한 아오야기. 그가 상대하는 '그들'은 '시큐리티 포드' 라는 것으로 센다이의 모든 시민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한다. 돈과 권력을 이용해 무고한 시민을  총리 살인범으로 만들 수 있다.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도망치는 일 뿐인 평범한 전직 택배기사가 만나는 악인들의, 지인들의, 지나가는 사람의 선의들은 아오야기에 감정이입해 쫓기는 기분인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준다.

그간 읽었던 이사카 코타로의 책들을 가볍거나 오버하거나 모자라다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을 확 바꿔버린 멋진 소설이다.
이 책으로 그간의 평가를 모두 버리지는 못하겠지만, 그가 이런 정도의 책을 쓸 수 있는 작가임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재미있고, 훌륭한 짜임새의, 쿨한 등장인물들이 나오는 맘에 드는 결말이다. 올여름 신간 추리소설에 목마른 이들에게 이 여름의 대박 추리소설은 바로 이책. 이라고 조심스럽게 권해본다.

Once there was a way to get back homew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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