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 들어 스프렛지(스프레이드 엣지 sprayed edge) 붐이 일었고, 지금은 대중적으로도 구하기 어렵지 않고, 인디 서점 버전으로도 활성화 된지 오래이다. 


스프레이드 엣지로 책을 장식한 것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가장 익숙한 성경의 금박gilded 스프렛지가 있고, 18-19세기부터 장식적 요소로 사용되었다. 


2020년대에 폭발적으로 부활한 것은 내 기억으로는 포스윙부터였던 것 같고, 스프렛지 뿐 아니라 면지와 각종 굿즈들로 딜럭스드 버전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금도 스프렛지가 가장 활성화된 분야는 로맨타지, YA/판타지, 로맨스이고, 스릴러, 호러, 논픽션 장르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사실, 위의 장르들은 스프렛지 없는 책을 찾기 힘들 정도. 





영미권은 책 한 권이 정말 다양하게 나오는데, ARC(서평도서) 나오고 반년쯤 있다가 하드커버, 1년쯤 있다가 페이퍼백 큰 책, 작은 책, 영국버전, 미국버전, 그 외에도 한 권이 여러 출판사에서 나와서 마음에 드는 표지와 판형을 고르기 쉽다. 


내가 처음 구매한 스프렛지 책은 웹소 상수리 나무 아래서 영역본이었다. 받아보고 이게 뭐지? 너무 아름다운데? 이 예쁜건 뭐지? 원래도 표지 예쁜 책들과 표지에 집착했지만, 이건 그 이상의 영역이었다. 책이라는 물성을 넘어서는 것 같은 아름다움. 


아직도 처음 택배박스를 뜯어서 책을 꺼내고, 해가 잘 드는 거실의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이 예쁜 건 뭐지? 너무 예쁜데, 감동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과장 아니라 진심) 표지 포함 4면이 보여야 하는거다보니, 스프렛지는 사진 잘 찍기도 어렵고, 사진으로 실물의 아름다움을 넘어서기도 어렵다. 실물이 장난 아님. 정도가 아니라 진짜 실물 보면 이게 뭐지. 평생 책에 둘러쌓여 사는데, 이게 뭐지 싶다니깐. (결코 과장은 아니지만, 나의 책에 대한 과욕은 감안해서 보시길) 


그 이후로 다양하게 스프렛지들을 구매해서 지금은 그 때만큼의 감동은 없지만, 여전히 좋고, 지난 몇 년간 우리나라 책도 스프렛지로 나올 수 있을까 궁금했다. 그럴때마다 안될듯. 안될듯. 이었는데, (우리나라도 그간 스프렛지가 없었던 건 아니다. ) 


슬슬 나오기 시작했고, 드디어 해외 버전만큼 우와! 이건 제대로다! 싶은 책이 나왔다! 

책 읽고 사기 셀프 캠페인 중이지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매했다. 아니, 작가 정도는 봤지만, 작가가 심지어 오승호였고! 800페이지 넘는 벽돌이었고! 넘 좋군 넘 좋군 


도착해서 역시나 멋진 책을 보면서 또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스프레이드 엣지는 딜럭스 버전, 리미티드 버전 (요즘은 신간 나올 때마다 나와서 의미가 있나 싶지만)으로 나오는거라 가격대가 있는데, 블루홀에서 나온 완전 멋진 스프렛지의 가격이 고작 이만원대로 이정도 볼륨의 양장본 일반 책 가격 중에서도 저렴하게 나왔다는 거.. 


해외에서는 초반에는 정말로 한정판이어서 리셀러들이 프리미엄 붙여서 팔기도 했지만, 지금은 너무 많아져서 초반 마케팅의 일환으로 출간되는 듯 하다. '과시형 독서 performative reading'이 트렌드로 오르기도 했는데, 물론, 이 경우 과시형 독서는 '저자'와 '제목' 혹은 '장르'(클래식) 의 경우이긴 하지만, 딜럭스드 버전인 스프렛지도 또 다른 결의 과시형 독서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지 않나 싶다. 과시형 독서에 대한 내 의견을 덧붙이자면 Positive, 과시형이든 뭐든 많이 사면, 많이 나오겠지. 그럼 내가 잘 읽을게 정도의 스텐스. 


한국 시장에서 어떻게 소화될지 모르겠다. 초판은 스프레이드 엣지로 하더라도 가격 적당히 올려 받으면 좋겠고, 재쇄는 페이퍼백으로. 그렇게 초판이라도 잘 소화 되는 시장이면 좋겠다.


지금까지 눈여겨 본  스프렛지 책들 

















책세상 카뮈 전집 새로 나오는건 스프렛지로 보긴 봤는데, 아닌 것도 있어서 확실치 않음 

열린책들의 하다 앤솔로지 지금은 모르겠고, 초판은 스프렛지로 나왔었다. 

























블루홀에서 너무나 힘내줬지만, 다음에 스프렛지로 책 낼 출판사들이 있다면 면지와 책끈도 더 신경쓸 수 있으면 좋음. 

몰랐는데, 면지 예쁜 책이 정말 멋지더라고. 


이 책 면지도 멋지긴 하다. 다만, 스프렛지라는 특별 아이템을 썼으니, 거기에 맞는 특별한 면지를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책가격이 이렇게 낮아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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