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 필키는 도그 맨 전에 캡틴 언더 팬츠로도 크게 인기를 끌었지만 캡틴 언더 팬츠에 나온 두 캐릭터가 쓴 도그 맨은 그래픽노블의 지형을 바꿨다고 한다면 너무 과소평가이고, 아동 도서의 지형을 바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권 산 김에 1권부터 다시 읽어보기 시작했다. 열 다섯번째 시리즈가 나오는 동안, 신간이 나오면 성인, 아동도서 포함해 베셀 1위에 올라가고, 매년 초등학교 도서관 대여 순위 1위부터 10위까지 중 한 여덟개쯤이 다 도그 맨인 것을 매년 보았던 것 같다.
도그 맨은 각 권 200여페이지로 단순한 이야기에서 복잡한 이야기로 긴 분량을 웃긴 이야기와 그림과 함께 소화할 수 있게 해줘서 책을 못/안 읽는 독자 Reluctant Reader 인 아이들에게 훌륭한 마중물gateway가 되어주고 있다는 점에서도 아동 도서의 지형을 바꾸었다고 할 수 있겠다. 여전히 독보적인 1위이지만, 비슷한 형식의 다양한 훌륭한 그래픽 노블들이 많이 나오기 시작해서 아동 그래픽 노블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생겼고, 책을 읽지 못하던 아이들이 책을 친숙하게 여기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도그 맨이 도그 맨이 된 것은 머리 나쁜 사람 경찰과 머리 좋은 개 경찰이 사고로 머리 나쁜 경찰은 몸만 살고, 머리 좋은 개는 머리만 살아서 .. 네, 상상하는 그것. 사람 몸하고 개 머리하고 합쳐서 도그 맨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또 읽고, 또 읽고, 또 읽는 것은 아이들에게 아이들이 좋아하는 포인트가 있겠고, 내가 봐도 재미 있긴 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꽤 기억에 남는데 싶은, 더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들도 있다. 영미 책계에 가끔 장면들과 함께 누가 도그 맨을 애들 책이라고 했어 ㅜㅜ 하면서 올라온다.
그림이 귀엽고, 막 그린 것 같지만, 나도 그리겠다 싶은 쉬운 그림, 맨 뒤에 그림 그리는 법도 나오고, 중간중간 플립 오 라마 끼워져 있어서 책을 파닥파닥 넘겨보는 재미도 끼워져 있다.
1권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고양이 악당이 사람들을 멍청하게 만들기 위해 책의 글자를 없애는 기계를 발명한다. 세상의 모든 책의 글자를 없애고 사람들은 멍청해진다. 고양이 악당은 자기만 읽으려고 챙겨둔 책을 읽고 점점 똑똑해지지만, 세상이 바보가 되어서 고양이 악당도 불행해진다. 도그맨이 냄새를 쫓아 고양이 악당의 서재를 발견, 책을 읽고 똑똑해지고, 사람들에게 나눠줘서 다시 세상이 똑똑해진다는 이야기.
마침 오늘 본 인문사회학 도서 시장의 씨가 마르고 있다는 글 보니, 도그 멘 에피소드가 생각났다. 책을 읽읍시다. 근데, 나 혼자만 읽고 세상이 무식해지면 재미 없고, 불행해지니깐 다 같이 읽자. 다 같이 읽을 수 있게 만들어야지. 생각이 이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