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담카레와 치폴레소스 한끼통살 닭가슴살을 프라이팬에 올려두고 사정을 깊이 알고 싶지 않은 대박 세일로 쟁여둔 통곡물햇반을 전자렌지에 돌려두고 데워지기를 기다리면서 새해의 첫 달도 반이 훌쩍 지난 아침, 신간 마실 시작
아, 배고파
방학이 끝났으니 이제 원래 루틴으로 돌아와야 하는데, 여전히 끼니만 챙기고, 밥을 잘 안 챙겨먹고 있다.
어제는 황태 국밥 (컬리, 6,000원 2인분)을 늦은 아침과 일 다 끝난 늦은 저녁에 나누어 먹었다. 계란 하나 풀고, 참기름 두르고, 매운깨 뿌려서. 뜨끈한게 먹고 싶어서 오랜만의 국물이었다.
흑백요리사 보면서 요리에 대한 열정과 손끝에서 펼쳐지는 마법같은 요리들에 감탄하고 감동했지만, 그게 내 식탁까지는 안 오네.
춥고 우중충한 날씨에 오들오들 떠는 겨울과 어울릴 것 같은 책읽기 시간들이지만, 제주는 다시 가을로, 혹은 이른 봄으로 미끌어떨어진듯한 따뜻한 날씨다.
엊그제 받은 반가운 디엠, 이훤님의 이슬아 작가 신간 이벤트, 경쟁률 높아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책을 받게 되었다.
이슬아라는 이름을 알게 된지는 오래되었고, 어떤 책들이 나오는지도 계속 보고 있었지만, 제대로 읽은건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이라는 자기계발서 같은 제목의 책이었고, 그 책을 읽고, 이슬아의 책을 다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책에 나온 이슬아와 이훤의 이메일들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나온 신간도 관심있게 봤고, 이 훤 사진과 시, 이슬아 글, 그리고 이슬아의 친구들? 사실, 책소개를 들여다봐도 무슨 책일지 모르겠다.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도 생각하던 것과 다른 책이었고.
그리고 담은 에도 시대 책대여점 이야기. 사실 제목만 보고 지나치려고 했는데, 북스피어에서 나오는 에도물, '시대물이 이렇게 재미없을 리가 없어' 라는 좀 부끄러운 시리즈 제목으로 두 번째 나온 책이다. 북스피어와 에도물, 믿는다고.
기이치로가 연민의 표정을 지은 것도 잠깐이었다.
"네 모친 일은 딱하게 됐다만 책이란 것은 이렇게도 저렇게도 읽을 수 있는 거다. 허황된 거짓말로 마음을 달래주는 것도 이야기책의 역할이야."
2025 부커상 인터내셔널 수상작인 <하트 램프>도 빠르게 번역되어 나왔다. 수상작들 중에는 부커상을 제일 많이 보는 편인데, 사지도 못하고 보고만 있다가 벌써 번역본.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초 단편집 수상작이라고 한다. 남인도 가부장적 이슬람 문화권 배경으로 한 여성문학. 할머니- 엄마- 딸에 이어지는 유머와 연대의 이야기.
요즘은 영어책 보면 번역본 우리말 궁금하고, 번역본 보면 영어책 궁금하다. <하트 램프>와 <궤도>도 그렇게 궁금한 여러 권들 중의 두 권
"당신이 그처럼 여유롭게 동물의 왕국을 창조하고, 금칠한 꽃 안에 있는 섬세한 수술들, 이 놀라운 연못과 호수들, 강과 시내들을 창조할 때,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나의 두려움과 소망, 꿈과 실망을 볼 시간은 없었나요?"
옥타비아 버틀러의 신간 <새벽> 도 열번째 워프 시리즈로 출간
버틀러의 제노제네시스(Xenogenesis) 3부작 중 첫 작품이라고 한다. 후속작 (Adulthood Rites, Imago도 출간 예정)
올해 어쩌다 읽기 목표가 된 과학철학 책들, 샌드라 하딩 읽고 있고, 다음 책은 도나 해러웨이인데, 도나 해러웨이가 버틀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하지.
버틀러의 책들은 부지런히 읽다가 <쇼리> 때부터 거리감 느껴졌는데, <옥타비아 버틀러의 말> 보고 다시 읽어야겠다 생각했고, 그 후 처음 나온 책이 이 책이다. 시리즈로 나온다고 하고, 주제도 .. 관심 가지기로 한 주제이고, 버틀러이니 읽어야지.
그리고 요즘의 최애 세계문학전집 은행나무 에세 시리즈
와인즈버그 사람들은 열린책들에서 나왔던 책으로 읽었던 것 같은데, 에세 시리즈로 새로 나왔다. 오랫동안 절판이었었다고 한다. 이 책도 이벤트 신청해두었지. 월요일 발표라서 기다려보고 있지. 보내주는 책들도 다 못 읽고 있어서 정말 읽고 싶은 책들 외에는 잘 신청 안 하는데, 요즘 책 신청이 늘었다.
엊그제 제인 오스틴의 책장 독모에서 3주간 30여권 책 읽은 ㅅ님이 오프에서 며칠 모여서 책만 읽는거 해보면 좋겠다는 얘기해서 나포함 나머지 멤버도 제 꿈, 제 로망, 제가 그거 하려고 제주 이사( 아니지만, 나중에 끼워맞춤) 등등 열렬히 호응. 3주는 힘들겠지만, 4-5일 정도라면, 아니, 3일 정도라도.
그러고보니, 제주 시골 구석에서 책 읽는 모임이 나 개인으로는 터키, 홍콩, 호주까지이고, 정글 모임 이전에는 프랑스, 이탈리아에서도 들어오셨는데, 이번 모임은 어떤지 모르겠다. 프랑스 멤버 빠져서 제가 넘 아쉽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