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븐 블랙 블랙 캣(Black Cat) 14
앤 클리브스 지음, 이주혜 옮김 / 영림카디널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영국 추리소설을 좋아한다. 미국의 스릴러처럼 마구 스릴 있거나 하지는 않아도, 그 분위기와 전형적이지 않은 캐릭터들을 좋아한다. 약간 지루하게 진행되는 이야기가 외려 재미있을 수도 있다.

영국 서북단 셰틀랜드 제도, 외지인들에게 개방되어 매주 주말이면 여객선들이 관광객들을 쏟아 놓고, 다시 실어 그들의 도시로 돌려보낸다. 셰틀랜드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들 사이에 비밀이란 없다. 모든 사소한 일조차도 삼투압처럼 모두에게 스며들듯 공유되는 것이다. 그런 마을에서 캐서린은 도시에서 온 외지인이다. 반항적인 분위기의 매력적인 그녀는 남의 눈에 신경 쓰지 않으며, 영국 최고의 영화감독이 되는 것이 꿈이다. 그런 캐서린이기에 엄격하고, 못된 선생이 엄마때문에 따돌림 당하던 샐리와 단짝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다.

새해가 지나고 며칠후, 하얗게 눈이 쌓인 곳에 곱게 누워서, 빨간 목도리에 목이 졸린채 검은 갈가마귀들에게 눈이 파먹히고 있던 캐서린을 역시 외지인이었던 프랜이 발견한다. 프랜은 그 지방의 유지인 던컨의 전처로, 캐시를 가진채, 바람 피는 던컨을 발견하고 이혼했다가, 아빠가 있는 곳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은 마음에 다시 섀틀랜드로 돌아온 외지인인 것이다.

이야기의 중심인물들은 이 외에도 많다. 가장 신경쓰이는 인물은 캐서린의 집과 프랜의 집 가운데 있는 백치노인 매그너스이다. 팔년전 소녀가 실종되었을 때에도 매그너스는 범인으로 지목당하지만,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나고, 그런 가운데 마을 사람들은 그를 백안시한다. 캐서린이 살해된 후, 이번에야말로 그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분위기 속에서, 페레즈 형사와 본토에서 온 테일러 반장은 사건의 이면을 캐기 시작한다.

'그는 늘 부적절한 감정을 흘리고 다녔다. 벌써 이번 수사에서도 프랜 헌터와그녀의 아이를 보호해 주고 싶은 느낌이 들었고, 매그너스 테이트에 대해서도 그가 살인자든 아니든 간에 일단은 저항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동정심을 느끼지 않았던가. 경찰은 모름지기 편견 없이 공평해야 하는데 말이다.'

감정 과잉의 페레즈 형사와 열정과잉의 테일러 반장은 매그너스 범인론의 미심쩍은 부분을 쫓는다.
의외의 인물이 범인인것이 식상할정도로,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범인은 매그너스를 포함해서 마을의 그 누구라도 될 법하다. 그와 같은 미심쩍인 분위기의 마을이다.

딱히 영국 분위기라던가, 지적인 형사라던가 ( 어쨌든 문제의 해결은 싱거웠고, 형사가 푼 퍼즐은 아니였으니) 가 나오지도 않았으며, 이야기는 지루한 편이였지만, 등장인물들에 대한 고른 묘사는 볼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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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2007-08-29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반 분위기에 비해 좀 밋밋한 감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