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과 나는 40년을 부부로 지냈다. 존이 《타임》에서 근무하던 신혼 초 5개월을 제외하고 나머지 기간 동안에는 우리 둘 다집에서 일을 했다. 그러니까 하루종일 붙어 있었던 셈인데, 우리어머니와 이모들은 이 사실을 두고 좋아하는 한편으로 걱정스러워했다. "부자일 때나 가난할 때나 어쩌고 저쩌고 해도, 점심은 같이 먹는 게 아닌데." 신혼 때만 해도 이런 이야기를 종종 들었다.
나는 하고 싶은 말이 불쑥 생각나는 경우가 하루 평균 몇 번이었는지 셀 수가 없을 정도였다. 이런 충동은 그가 죽은 뒤에도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대답을 들을 가능성은 사라져버렸다.
신문을 읽으면 그에게 읽어주고 싶은 기사가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그가 관심을 보일 만한 변화들이 눈에 띈다. 71번과 72번가 사이에 자리잡은 랠프 로렌 매장이 확장을 했다든지, 매디슨 애버뉴 서점이 있었던 빈 공간에 드디어 새로운 주인이 들어왔다던지.. - P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