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 - 만들어지고, 유행하고, 사라질 말들의 이야기
금정연 지음 / 북트리거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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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 라는 제목과 표지의 풍선 유니콘이라니. 반칙이다. 너무 기발하고 멋지잖아. 

시간이 지나서 보면 어떨지 모르겠다만. 이 책에 나온 신조어들처럼 말이다. 


금정연의 이번 책은 재미있었다. 주제를 잘 잡고, 그에 따른 리서치도 잘 되어 있고,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개인적인 이야기는 재미 없는 경우도 많지만, 이번에는 재미있었다. 24개 신조어와 그 신조어가 나타내는 한국 사회의 트렌드와 병폐를 잘 풀었다. 


존버, 금수저, 흙수저, 플렉스, 취준생, 홧김비용, 가성비, 비혼, 국룰, 뇌피셜, 맘충, 틀딱, 노키즈존, 등등,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남. 


개인적으로 맨날 궁금했지만, 굳이 찾아보지 않았던 '스불재' 의 뜻을 알았다. '스스로 불러들인 재앙'이라고 한다. 


홧김비용에서 저자가 아는 어느 훌륭한 소설가가 일이 바쁘면 바쁠수록 옷을 더 많이 사는 바람에, 한 번도 못 입고 나간 옷이 옷장에 그득하다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뒤에  으이고, 지돈아.. 하는거 보니 ㅇ지돈인가봐) 신조어, 유행어가 사람들을 '밈'에 갇히게 하는 걸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홧김비용' 이란 말이 특히 그렇다. (정화한 말이고, ㅅㅂ 비용이 라고 하지 보통. 요즘은 금융 치료라고 하기도 하고) ㅇ지돈 작가님, 요즘 때가 어느 때인데 입지도 않는 옷을 그렇게 많이 사서 쌓아두십니까. 2022년 방통위 방송대상 수상작인 환경 스페셜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 를 보시길 권합니다. 이런 에피소드를 책에 쓴 금정연 작가님도 함께 보면 좋겠네요. 스트레스를 왜 지구에 풉니까. 


'홧김비용' 에 대한 사회학자 구정우의 말 " 요즘 젊은 세대에게 미래를 계획하고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는 것보다 현재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려는 욕망이 담긴 것 같다. 저축해 봤자 집 못 사잖나. 직장에서 열심히 일해 봤자 평생 다닐 수 있는 것 아니다. 갑을관계로 드러나는, 계급 격차가 심한 사회에서 살다 보니 젊은 청년층일수록 스트레스 받을 수밖에 없고 이를 반영한 신조어가 나오는 거다." 


분석은 알겠지만, 아, 나는 너무 아닌 것 같다. 홧김비용은 악순환의 강력한 시작인 것 같단 말이지. 그것이 유행어가 되고, 전시가 되고, 점점 더 말의 힘이 쎄지고. 없어져도 되는, 없어지고 있는 말들 중에 하나다. 그러고보니, 다른 단어들도 없어져야 하는 단어들 많다. '존버' 라는 단어, '존버씨의 죽음' 읽은 후에 더 이상 가볍게 봐지지 않는다. 금수저, 흙수저, 플렉스, 스블재, 밈, 가짜뉴스, 뇌피셜, 틀딱, 맘충, 노키즈존, 휴거,엘사,빌거, 민식이법 놀이 등등. 


'홧김비용'을 읽으면서는 할 말이 많았지만, 다른 챕터들은 고르게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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