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 마음을 읽는 아이 오로르 2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안 스파르 그림,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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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가 오로르와 비밀방의 미스테리인데,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은 오로르 괜찮은 걸까?

생각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 나니, 뭐, 나쁘지 않았다. 


근래 읽은 책 중에서 정말 예뻐서 읽는 내내 예쁘다 감탄한 책 정말 오랜만이다. 




저 끈이 진한 초록색이라 너무 예쁘다. 

조안 스파르의 그림도 너무 좋고, 더글라스 케네디의 글도 당연히 좋고, 조동섭의 번역도 좋은데, 

책도 정말 예쁘다. 완벽해.  2권이 나왔을 때, 1,2권 한꺼번에 샀고, 2권부터 읽었다. 

자폐아인 오로르의 이름은 별에서 따 온 이름이다. 한 챕터마다 별이 나오는데, 안의 색지랑 별이랑 보면서 계속 감탄. 



소리내서 말하지 못하는 대신에 태블릿을 가지고 다니면서 말하는 것만큼 빨리 글을 쓴다. 긍정적이고, 용감하고, 독립심이 강하며,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 오로르의 비밀은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이고, 이 능력을 이용해 경찰을 도와 사건을 해결한다. 또 하나의 비밀은 참깨 세상이다. 오로르는 마음 먹으면 '참깨' 라고 속으로 외치고, 참깨 세상으로 가서 친구인 오브를 만날 수 있다. 고민거리가 생겼을 때, 오브를 만나 같이 고민하고, 오로르가 사는 세상, ('힘든 세상' 이라고 한다.) 힘든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완벽하지 않지만, 책임감 있는 어른들, 나쁜 어른들, 좋은 어른들이 나온다. 엄마 아빠, 선생님, 형사까지 좋은 어른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서 좋았다. 


오로르는 멜빌 형사와 파트너가 되는데, 멜빌 형사의 별명은 '교수님'이었다. 사건을 살펴보지 않을 때면 항상 책 속에 묻혀 있기 때문이다. 


"아, 네가 그 유명한 오로르구나. 너도 책 좋아하지?" 

"네, 정말 좋아해요. 조지안느 선생님 덕분에 요즘은 태블릿이 아니라 종이로 된 책을 읽고 있어요." 

"좋은 선생님이시네! 누구나 항상 책을 가까이해야 해. 전자책을 읽는 것도 괜찮지만 종이에 인쇄된 글을 읽는 건 또 달라. 종이책은 아름답기도 해. 나는 그때그때 읽고 있는 책을 항상 가지고 다녀. 다 읽은 책들은 내 아파트 책장에 꽂아 두는데, 책장을 보면 흐뭇해. 언제라도 책을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나만의 도서관이 있으니까. 그리고 책을 하나하나 보면, 그걸 읽을 때 내가 어떤 상황이었는지 떠올릴 수 있어." 


오로르 책은 정말 아름답고, 책장을 보면 흐뭇해요. 네, 네.  


학교에 들어가 괴롭히는 아이들 때문에 슬퍼지기도 하고, 선생님의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오로르는 혼자 힘으로 맞서보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좋은 어른들은 그런 오로르를 지켜봐주고, 기다려 준다. 지금 같이 읽고 있는 레모니 스니켓에 나오는 어른들이 다 악당이거나, 아이들을 믿지 않는 무력하고, 답답한 어른들이어서 읽는내내 답답했는데, 생각해보면, 후자가 더 현실에 가깝지 않나 싶다.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맞서거나, 어른들의 도움을 받지 않고, 조금씩 성장한다. 바로 드는 생각은, 하지만, 좋은 어른들도 있어. 그러니, 힘든 아이들은 버텨보는 것도, 좋은 어른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다 해볼 수 있어. 그러니, 포기하지만 마. 어른이 될 때까지, 힘껏 자라라고 말해주고 싶다. 어른에게 폭행을 당하고, 어른에게 도움을 받지 못하고, 친구와 죽음을 택한 중학생 아이들에 대한 기사가 요즘 계속 생각나서 말이다.  


괴롭히던 아이들의 대장과 친구가 되고, 의붓 어머니를 죽였다는 누명을 쓴 델핀의 사건을 돕는 오로르. 

 

자폐로 말을 하지 못하고, 태블릿에 글을 써서 소통하는 아이 오로르가 사람 마음을 읽을 줄 아는 것은 강력한 힘임에 분명하지만, 세상을 긍정적으로 보고, 사람을 좋아하며, 타인의 말을 잘 경청하고, 빨리 배우는 것이 오로르가 가지고 있는 더욱 강력한 힘일 것이다. 더글러스 케네디가 아이가 주인공인 이 시리즈를 계속 내주는건 좀 잘 안 어울리긴 하지만, 계속 나와줬으면 좋겠다. 


" 엄마는 화제를 바꿔서 식탁을 차리라고 했다. 나이프와 포크와 냅킨을 놓으면서 멜빌 형사에게 배운 단어가 떠올랐다. '양면적'. 흑과 백으로 딱 나눌 수 있는 일은 세상에 없다. 회색인 일이 정말 많다. 그래서 힘든 세상은 힘들지만 재미있다. 정답이 없는 회색에서 살아가니까. 정답은 없고, 더 많은 의문만 있으니까. 엄마말처럼, 실망스럽거나 나쁜 일을 겪을 때에도 희망을 잃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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