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바꾼 기록 생활 - 삶의 무게와 불안을 덜어주는 스프레드시트 정리법
신미경 지음 / 뜻밖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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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에 기록에 대한 관심가는 책이 두 권 나왔다. 먼저 읽은 책은 신미경의 <나를 바꾼 기록 생활>

같은 저자의 책으로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와 <혼자만의 가정식> 이 나와 있다.

기록생활 책 읽으니 저자에 관심 가서 저자의 이야기 좀 더 듣고 싶다. 기록생활이든, 뿌리 튼튼이든, 가정식이든 방점은 ‘생활’에 찍혀 있고, 내가 지향하는 삶을 살아내는 사람인 것 같다.

저자의 기록은 ‘스프레드 시트’ 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
모든 것을 다 스프레드 시트에 기록한다. 기록의 도구는 효율성도 중요하겠지만,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나는 노트와 만년필을 사용하는 사람이지만, 저자의 기록생활에 많은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돈, 일과, 습관, 사적인 리스트 네가지로 나뉘어져 있다.

기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회사도 다니고, 프리랜서도 하는 1인가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돈 기록에 대해서는 연간 예산을 정하고, 소비를 기록한다.
가계부 적기 정말 귀찮은데, 저자는 ‘덜 씀’으로써 덜 쓴다.

저자의 돈 모으기 기준은 1. 빚청산 2. 비상금 1단계 (3개월 생활비) 3. 비상금 2단계 (6개월 생활비) 4. 비상금 4단계 (1년 생활비) 5. 투자 시작 이다. 집을 마련했고, 비상금 4단계까지 모으고, 투자도 하고 있어서 가계부가 심플하다.

“책정한 예산이 많지 않지만, 초절약 시절과 비교했을 때 지금은 원하는 것을 적절히 하는 호사를 누린다. 플러스가 되는 생활을 위해 극도로 소비를 줄였을 때에는 생존비용을 제외하곤 문화 암흑기를 보냈다. 국립박물관 무료 전시로 버티며 낭비벽을 치유하고, 예산 새활을 위한 비상금도 마련했던 그 시절은 딱히 그립지 않다.

과소비하던 시절도 마찬가지. 하루 종일 돈 쓸 궁리를 하거나 모을 궁리만 했던 내가 진짜 삶을 즐기는 법을 알 리 없었다. 돈은 어디까지나 삶의 유용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
(..)
지금 돈은 스프레드시트를 열어볼 때 떠올리는 문제가 되었다. 살기 위해 얼마가 필요한지 알고 관리하고 있기에 돈 걱정은 단순해진다. 돈 문제는 스프레드시트에 맡긴 채 나는 돈과 무관한 생각들로 하루를 채운다.”

이전에 가계부 쓰는데 계속 실패 했던 이유는 왜 쓰고 있는지 목적이 불분명했기 때문이고, 지금의 가계부는 예산을 지킨다는 목표가 있으니 중요해졌다고 한다.

집 있는 1인가구 1년 예산은 18,975,000원 이었다. (예비비 2,475,000원 포함) 나도 궁금해져서 적어보니 집 없는 1인 3묘 가구 1년 예산은 예비비 200 포함 2600만원. 집에 들어가는 천만원 +알파 빼면, 나도 진짜 돈 안 쓰고 사는데.

제일 많이 쓰는 돈이 고양이, 식비, 문화비(책)이고. 이 외에는 거의 안 쓴다. 저자가 책정한 카테고리들 중 병원비, 여행비, 교통비, 경조사비, 레슨비, 사교비 이런건 연간 예산에 들어갈 만큼 안 쓴지 오래됐다. 교통비는 1년에 한 번 육지 갈 때 (1년에 한 번 정도는 생기더라고) ktx보다 싼 비행기값, 외식, 배달음식 이런거 없고, 병원비는 애드빌이랑 가끔 챙겨 먹는 영양제? 로 몇 만원 안 하다보니, 연간에 넣기도 뭐하고, 사교비래봤자, 친구 두 명에게 챙겨주는 선물 (이것도 십년 넘게 매년 꼬박꼬박 받기만 하다가 작년부터 챙겨야지. 생각하고 소소하게 챙긴다. ) 정도가 다다. 고양이 비용은 계속 늘어갈테고, 줄일건 식비랑 문화비 정도다. 이번달부터 꼼꼼히 기록해서 1인가구 1년 예산 “잘 썼을 때” 얼마나 되는지 확인해보려 한다.

저자는 이전까지 가치관이란게 없었으며, 그래서 매번 흔들렸다고 한다. 지금은 매일이 삶의 균형을 잡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하고, 균형 감각은 가치관이라는 저울 위에서 생긴다고 말한다.

“최고의 작은 생활, 사는 목적은 존재 그 자체, 인정보다 만족, 과욕보다 평온, 소유보다 경험처럼 예전과 다른 가치를 지닌 뒤로 얼굴에 그늘이 걷혔고 전보다 쾌활한 태도를 지니게 되었다. 마음가짐이 달라져서 그런지 삶의 만족점이 낮아졌다.”

삶의 만족점. 좋은 얘기다. 이전에 친구가 나보고 ‘행복점’이 많다고 했는데, 비슷한 결인 것 같다. 나는 다 준비 되었다고. 잘 살 준비가. 잘 살기만 하면 된다고.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한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가치의 순서가 바뀌는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많이들 이야기하는 ‘시간’, ‘장소’, ‘사람’. 세가지가 변하지 않으면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 ‘의지’가 사람을 변하게 해주지 않는다고 말이다. 저자는 질병을 계기로 생활규모를 줄였고, 스프레드시트에 모든 물건을 정리할 수 있는 규모로 살게 되었다. 물건이 짓누르는 기분을 참을 수 없어 생활을 간소화시켰고 언제 어디로든 움직일 수 있는 몸집 가벼운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300개의 물건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거 정말 대단한거 아닌가? 4계절이 혹독한 나라에서 300개의 물건이라니. 여기서 더 줄이고 싶다고 하니, 정말 진심으로 존경한다.

책에서 좋았던 것 중 저자의 ‘해내기’ 목록
ㅇ 본업 : 회사원 또는 독립근무자로서 생계를 책임지는 일
ㅇ 부업 : 혼자 창의력을 발휘하는 일 하나, 내게는 글작업
ㅇ 미래업 : 경제적 자유가 생기면 돈과 상관없이 삶의 재미를 위해 하고 싶은 일

‘미래업’ 이라는 말이 좋다. 백세 시대에 한 가지 일만 하지 못하고, 계속 배우고, 새로운 것 시도해야 하는 것.

그리고 저자가 자신만의 아포리즘 만들어 적어두는 것. 이것도 엄청 끌렸다. 나만의 아포리즘. 나의, 내 생활의 ‘신념’ , ‘중심’ ‘기준’

이런것들 있다.
5. “하루에 안 되면 1년을, 1년에 안 되면 10년을 할 거야. 재능이 부족하면 노력으로 채워야지.” (드라마 <연희공략>에서)
12. 타인에게 환상을 갖지 말자. 구원은 셀프다.
22. 나이 타령하는 사람과 가급적 교류하지 않는다.

등등

책의 서문에 저자의 기록의 시작이 나온다.

<<문제점 적어보기>>
ㅁ 목표 상실로 사는 이유가 뚜렷하지 않다.
ㅁ 끈기 부족, 내겐 작심삼일도 길다.
ㅁ 견고하게 들러붙어 있는 건강을 해치는 습관.
ㅁ 낭비벽으로 늘 돈 걱정에 시달린다.
ㅁ 남과 비교하고, 자기검열이 심해서 괴롭다.
ㅁ 나를 잡아주는 가치관이 뚜렷하지 않다.

문제점을 적어보는 것으로 기록 시작하기.
올해 1월 1일에 올 한해의 목표가 ‘기록’이라고 적었는데, 다들 생각하는게 비슷한지 ‘기록’에 대한 책들이 눈에 많이 띈다. 기록하고 -> 실행하기!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적다면 별다른 노력 없이 통장에 돈이 쌓인다. 자고 일어나면 필요한 것이 생기는 세상에서 내 것이 아닌 욕망을 억누르는 일이야말로 일상 수행이다.

온갖 불안을 돋우는 세상의 목소리가 말하는 필요한 물건, 조금 더 편리하고자 사서 들이지만 삶이 더 복잡해지는 획기적인 상품, 실상 아무것도 아닌 내가 뭐라도 된 듯한 느낌을 주는 사치품, 경쟁자가 앞서 달려나갈 때의 박탈감과 초조함을 쓸데없는 물건으로 잠시 달래는 순간처럼 위험 요소는 널려 있다.

이런 모든 경우의 수 혹은 불필요한 소비에 대한 변명을 인생에서 빼는 확실한 방법은 더 높은 가치를 떠올리는 것이다. 내 경우에 많은 짐을 관리해야 하는 귀찮음, 더 크게는 나의 무분별한 소비가 환경에 얼마큼 악영향을 미칠지 생각한다. (..)

쇼핑 리스트는 ‘필요한 것’, ‘구입한 것’, ‘반복 구매’ 총 세 가지로 나눠 정리한다. 이로운 삶에 필요한 느리게 물건 사기. 어쩌면 돈을 아낀다는 작은 이득보다 지구를 아끼는 더 큰 이득 때문에 계속하는 쇼핑 기술인지도 모른다. - P42

재미란 설렘을 주는 새로운 것, 기분 좋음, 계속 생각나는 모든 걸 통칭하는 한 단어였다.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신선한 단어가 ‘재미’였다. 재미있는 일을 택하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 이런 마음으로 새로운 일을 찾았다. 그동안 다양함이 주는 재미는 충분히 맛보았고, 이제 깊이를 원한다. 미국의 법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은 행복이란 "어떤 하나에 깊게 관심이 잇어 장시간 노력하며 계단적으로 유능감을 느낄 수 있는 상태"라 정의 내린다. - P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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