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티움 - 살아갈 힘을 주는 나만의 휴식
문요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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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티움이란 무엇인가. 

라틴어로 사전에는 세가지 뜻이 있다고 한다. 첫째, '여가', 둘째, '은퇴 후 시간', 셋째 '학예활동' 

한가한 시간이자 '배움을 즐기는 여가의 시간' 을 의미한다. 


정신과 의사 문요한의 이번 책은 '오티움' 여가에 대한 책이다. 

번아웃 책 많이 나오는데,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진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심리학자 데니얼 네틀은 한 사람의 10년 후 행복을 에측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를 조사하였다. 

나이, 건강, 가족관계, 돈, 지위, 친구 등등. 어떤 것이 한 사람이 앞으로 얼마나 행복할 수 있을지 예측할 수 있을까? 

위의 요소들은 정확도가 낮았다. 비교적 정확도가 높았던 것은 '현재의 행복지수' 다. 

지금 행복한 사람이 미래에도 행복하고, 지금 행복하지 않은 사람은 미래에도 행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나는 연구해보지는 않았지만, 동의한다. '행복'은 '태도'와 상황에 대한 '리액션' 이라고 생각하므로. 


놀이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는데, '유사놀이' 를 주의하라고 한다. 

유사놀이pseudo-play 란 놀이의 능동성과 창조성을 거세하고 유희성만 남겨놓은 것을 말한다고 한다. 


행복하려면 놀이를 되찾아야 하는데, 놀이를 상품으로 구매하여 소비하기만 하고 놀이의 주체가 되지 못하면, 쇼핑, 게임, 음식, 스포츠관람, TV, 인터넷 등 여가의 소비자가 될뿐이다.


저자는 행복은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말에도 반대한다. 행복의 핵심은 '좋은 경험' 에 있다고 하고 있고, 좋은 경험은 놀이라는 것. 또한 목적지향적 행복과 쾌락적 행복을 구분할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에 나온 소확행 유감을 메모해두었는데, 


"소확행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니라 어쩌면 '소비를 통한 확실치 않은 행복'이 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 


소확행 처음 나온게 하루키였던걸로 기억하는데, 달리기 하고, 양배추 썰어 먹고 뭐 그런거 아니었나? 소소한 (큰 소비할 돈은 없어서) 소비로 (즉각적) 행복 (과 텅장)으로 이야기되고 있더라. 


저자가 이야기하는 오티움, '내 영혼에 기쁨을 주는 능동적 여가 활동'의 다섯 가지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자기 목적적

좋아서 하는 활동이고, 활동 자체에 기쁨을 느끼는 것. 예를 들면, 달리기를 할 때 기쁘면 오티움이지만, 달릴 때는 기쁘지 않은데 달리기로 인해 살이 빠져 기쁘다면 오티움이 아니라는 식. 

2. 일상적 

매일, 매주 혹은 최소 매달이라도 일상에서 즐기는 여가 활동. 

3. 주도적

독서처럼 정적 활동도 오티움이 될 수 있지만, 스스로 주체가 되어 선택하고 즐기고 배우고 심화시켜 가는 것이어야 한다. 


나는 오티움을 읽으면서 당연히 '독서' 에 중점을 두고 관독중인데, 그간의 내 독서가 오티움이었나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올해 내가 계획한 독서는 오티움이 될 것이고, 어떻게 더 배우고, 심화시켜 나갈지, 확장시킬지를 고민하고 시도중이다. 


4. 깊이가 있을 것 

오티움은 지속성과 깊이를 가지고 있다. 배움과 새로운 실험을 통한 '성장 경험'이 필수적. 

5. 긍정적 연쇄효과

오티움은 중독과 구분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오티움은 그 활동만 기쁜 게 아니라 그 활동으로 인한 기쁨이 확산되어 삶과 관계에 활기가 생겨난다는 점이다. 


오티움에 나온 '독서'에 대한 부분을 좀 더 적어보자. 

베스트셀러 위주로 읽는 독서는 오티움이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어떤 장르에 집중해서 독서를 하고 있다면 오티움의 가능성이 있다. 


1. 어떤 이득이나 다른 사람들의 인정이 아니라 '지적 호기심'이 독서의 즐거움이라면 당신에게 독서는 오티움이 될 수 있다. 


궁금하고, 더 많이 알고 싶고, 더 많이 알아서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더 단단하고 깊이 있게 만들고 싶어서 하는 독서이니, 나의 독서는 오티움이 될 수 있다. 


2. 초점이 있고, 주된 관심사가 있어야 한다. 


책을 읽는 법, 아이나 어른이나 책에 익숙한 사람이나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나, 책을 읽는 법이 요즘의 주관심사다. 

삶의 효율을 높이는 법에 관한 책들, 내가 알지 못하는 사회에 고나한 책들, 여성주의 책들, 역사와 과학에 대한 책들 


3. 독서는 심화되고 있는가? 독서 모임? 관련 분야 강의는 가능한가? 


올해 독서 목표가 책근육 기르는 것이라고 했다. 분량도 대충 정하기는 했지만, 다양한 독서 방법과 언어를 시도해보고 싶다. 

원서 읽기 북클럽에 가입해서 오늘부터 인증, 영어권 북클럽들을 팔로잉해두고, 원서 눈에 익히고 읽어 볼 예정이다. 전공이었던 독어 시작, 계속 하다 말다 십년 한 일어 시작. 가볍게 시작하는거지만, 독어는 읽을 거리들을 찾아서 읽을 수 있기를 바란다. 영어에 올인하다보니, 계획만 하고, 아직 시작은 못하고 있지만. 오디오북에 익숙해지기 위해, 영어 섀도잉 클럽에도 들어갔다. 오디오북 듣는 루틴도 만들었다. 관련 분야에 대한 강의. 는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독서법이나 독서지도에 대한 강의를 준비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그 외에도 읽고 기록하는 것의 양을 폭발적으로 늘려서 단단하게 만들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골고루 책근육 길러볼 생각이다. 계획하고, 즐겁고, 매일하고, 발전하고, 책=일=삶이라서 내게 독서는 오티움 맞다. 


오티움에 관한 다양한 관점들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내면을 가꾸고 즐겁게 공부하며 놀라는 것이다. 함께할 수도 있지만, 혼자 단단히 설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건강한 성인은 고통 속에 있는 자신을 위로할 수 있다. 어릴 때는 울고만 있어도 무슨 일인지 물어봐주는 사람이 있었고 위로받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 힘들 대마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을 수 없다. 스스로 위로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어떻게 간으한가? 단지 좋은 생각, 좋은 말을 해주는 것이 아니다. 그런 것은 부차적이다. 자기 위로의 핵심은 '스스로 만ㄷ르어내는 기쁨'이다. 그 기쁨은 내면 깊숙이 침투하는 고통을 막아낸다. 기쁨은 내면의 보호막이 되어준다. 그 활동이 바로 오티움이다." 


" 불안정 애착을 가진 성인들은 유독 혼자 있는 능력이 떨어진다. 혼자 있는 시간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혼자서 재밌게 논다거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을 상상할 수조차 없다. 그렇기에 이들은 늘 관계에서 행복을 느끼려고 한다. 좋은 배우자가 되기 위해,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 늘 애를 쓴다. (..) 관계는 노력에 비례하지 않는다. 포물선 그래프의 모양이다. 어느 정도 선까지는 노력을 하면 관계는 좋아지지만 어느 이상으로 애를 쓰면 오히려 관계는 힘들어진다. 기댓값 대문이다. 내가 이렇게 신경 쓰고 노력했기에 그에 맞는 기대를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니, 혼자 잘 놀고, 잘 서라. 는 이야기가 계속 반복되는데, 책을 취미로, 오티움으로 하는 사람들이 혼자 있어 불안할 일이 있을까? 책을 좋아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이 혼자 잘 놀아서 관계를 망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었는데, (내 얘기다) 그건 상대방이 혼자 잘 못 놀아서 가스라이팅 한거였을까, 아니면, 혼자 노느라 관계를 소흘히하며 균형을 깨서 그런걸까. 아니면, 같은 오티움을 가진 사람들이 좋은 관계를 맺는 걸까?


책근육 기르는 목표에 꼭 맞는 글들을 많이 발견했다. 


"단순히 책을 많이 보거나 연습만 많이 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건 자신의 활동을 관찰하고 점검할 수 있느냐다. 이는 습관적인 활동이 아니라 의식적인 활동을 말한다. " 


습관을 만들되, 의식하고, 점검하기. 


"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때 중요한 원칙 중에 하나는 '점진적 과부하'다. '과도한 과부하'와 '과부하 없는 운동' 을 모두 경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즉 웨이트트레이닝 효과를 기대하려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점진적인 과부하를 주어야 한다. 운동기구의 중량, 세트 수 혹은 운동시간을 늘림으로써 (책의 양, 종류, 책 읽는 방법, 읽는 시간을 늘림으로써) 근육에 가해지는 긴장을 점진적으로 늘려야만 근력과 근육 크기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어려움이 사라지면 기쁨도 사라진다. 


새롭게 알게 된 것, 잘하고 있구나 알게 된 것, 좋은 독서였다. 


에드워드 L. 데시의 자기결정성 이론에 의하면 인간은 본능적인 생물학적 동기 이외에 꼭 충족되어야 할 세 가지 심리적 욕구가 있다. 자기결정의 욕구, 유능감의 욕구, 친밀함의 욕구다. 사람이 계속 먹지 않고 계속 자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것처럼, 이 세 가지 심리적 욕구도 계속 박탈되면 인간은 인간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생리적 욕구의 박탈이 신체의 병으로 이어지기 쉽다면 심리적 욕구의 박탈은 정신의 병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렇기에 우리는 마음이 힘들 때 이 세 가지 욕구를 우선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 P67

중년의 위기를 잘 넘어서는 이들은 삶의 외부를 꾸미는 것으로부터 벗어나 삶의 내부를 가꾸는 데 치중한다. 즉, ‘꾸밈‘에서 ‘가꿈‘으로 삶의 방식이 바귀는 것이다. - P81

어른의 자존감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좋은 경험‘이 필요하다. 좋은 경험을 계속하면 굳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자기 인식이 바뀐다. 특히 누군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좋은 경험을 만들어내면 더욱더 긍정적인 자기 인식이 생겨난다. 그런 의미에서 오티움만큼 좋은 자존감 훈련도 없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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