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체력 - 근육운동부터 자기방어까지 운동 코치 박은지의 내 몸 단련법
박은지(데조로) 지음 / 메멘토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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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성 저자들의 건강 에세이가 많이 나온다. '요가'로 시작해서 요가 책들이 몇 권인가 나오더니, 발레도 나오고, 체력에 관한 책, 건강, 운동에 관한 책들이 꾸준히 눈에 띈다. 왜, 지금, 여자 저자들의 운동 책들이 많이 나오지? 약간의 의심과 운동책 많이 나와서 반가운 마음이 있다. '운동' 책. 왜 지금 나오나 생각해보니, 예전에도 나오긴 했다. 수많은 홈트책들, 다이어트 딱지 붙인 운동 책들. 지금도 계속 나오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관심 없고. 


아, 이제 이런 책이 나올 때가 되었구나.   


천둥벌거숭이처럼 뛰어놀기만 한 유년기에 가장 자유롭고 즐거웠던 저자 


" 에그, 여자애가 왜 이렇게 과격하니?" 

"무슨 여자애 목소리가 그렇게 커? 조신하지 못하게!" 

"아유, 그 배를 어떡하면 좋겠니?" 


하지만, 어른들은 여자아이를 자유롭고 즐겁게 그냥 두지 않지요. 대학에 들어가게 되고, 다이어트를 하게 되고, 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처음 운동 시작했을 때는 가면 남자들이 대부분이었다. 공주님, 공주님 하며 사람 좋은척 굴던 어떤 아저씨는 어느 날 덩치 큰 남자에게 무지막지하게 맞고, 저자를 올려 스파링이 아닌 분풀이로 주먹질을 한다. 주짓수를 하러 갔을 때에는 주말에 다섯살 아들 데려오는 남자가 있었다. 토요일반 도장의 유일한 여자 였던 저자에게 그 아들을 보게 한다. 이런 일을 몇 번이나 겪고, 도장에 발을 끊었다가 소식을 듣는다. 비슷한 시기에 다녔던 여자 회원이 관장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관원들 일부는 폭력이 일어나는 것을 적극적으로 돕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런 장벽들이 있다. 우리가 다 아는. 그러나, 결코 익숙해지지 않는.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살 빼고 몸매 만드는 것보다 마음 편히 오래 다닐 수 있는 운동 공간과 믿을 수 있는 코치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지만, 10년 넘게 돌아다녀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본인이 만들어보겠다는 새생각으로 문헌정보학과 졸업 후 체육교육학과에 학사편입을 한다. 인간의 몸과 체육학, 스포츠의학을 공부하고, 남성의 몸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운동 방법을 여성의 몸에 맞게 다시 설계하기 위해 운동처방에 대한 지식도 배운다. 대학원에 진학해서 운동생리학을 전공하고, 운동처방 자격증을 딴다.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에 동의하는 동료와 커뮤니티를 찾기 시작한다. 신체 활동과 여성 건강을 주제로 온라인 여성주의 저널에 칼럼을 연재했고, 젠더와 건강에 관해 연구하는 모임을 찾아다니다가 살림의료복지사회적 협동조합을 알게 되어 자리잡는다. 


멋지다. 자신이 원하는 공간을 열심히 찾고, 못 찾으니 만들겠다는 각오로 학사편입을 하고, 대학원을 가고, 동료를 찾기 위해 글을 쓴다! 골을 향해 가기 위해 해볼 수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 해나가고, 자신의 일에 사명감 있고 (나는 요즘 이 부분에 늘 감동한다) 세상을 널리, 아니, 여자를 널리 이롭게 한다. 강한 사람 같고, 진정으로 닮고 싶다고 생각했다. 


학교 친구들이랑은 얘기해본 적 없지만, 성인이 되어 '운동싫어증의 시작' 이었던 학교 체육에 대한 이야기를 여자들끼리 많이 했었다. 얼마전에 읽은 박문영 작가의 '3n의 세계'에서도 피구혐오 나왔던 것 같다. 이제 얘기할 수 있어! 달리기 할 때 성희롱, 운동장 구석 차지하고, 도대체가 좋은 점을 찾을 수 없는 악랄한 운동 피구 (나만 피구 죽어라 싫었던 줄 알았더니, 싫어했던 사람 정말 많고, 싫어할 수 밖에 없는 거였다고!) 중학교때도, 고등학교때도 애들 만지고 성희롱하던 체육 남선생새끼들 있었고,진짜 다 죽었으면. 그 체육선생새끼들이 그러는거 학생들도 선생들도 다 알았는데, 왜 아이들을 보호해주지 못했을까. 


저자는 많은 질문을 한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정말 약할까? 어떤 것을 강함의 척도로 보냐에 따라 다르지. 평균수명만 봐도. 

본성이냐, 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집고 넘어가며, 다양한 실험과 책을 인용한다. 


내가 생각하는 건강과 체력, 운동의 방향, (그러나, 생각만..) 을 이 책에서 계속 보고 있고, 쾌감이 느껴졌다. 

남자나 여자나, 나이와 상관없이, 오늘 당장 시작하면, 남은 날들은 계속 더 좋아질 거에요. 


" 지금 상태를 유지한다고 생가가하시고 검사지에 나온 숫잔자는 신경 쓰지 마세요. 선생님께서 느끼시는 몸 상태가  중요해요. 건강하다고 느끼는 체중은 각자 다 다르거든요. 근데 기계는 키, 성별, 체중만으로 결과를 내놓죠. 기계가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스스로 판단하는 몸의 느낌을 계속 생각하라고 권한다. " 지금까지 익숙하고 편했던 최소한의 신체 활동을 넘어 다양한 움직임을 시도하고 경험해 보아야 진정한 자기 몸을 알게 된다."


2. 해마다 경신하는 인생 최대의 몸무게 


내 얘기인줄. 계속 경신만 하다가 제작년에 몸도 마음도 엄청 힘들어서 9키로 빠졌었다. 차근차근 다시 모았습니다. 올해라고 최대 몸무게를 경신하지 않을 수는 없...겠냐. 내년의 목표는 '건강 체중' 찾기이다. 


경신만 하다가 체중이 확 줄었을 때, 먹을건 잘 먹고 다녔고, 대신 건강식, 엄청 걷고 움직임으로 빠졌던 거였는데, 몸이 굉장히 편했던 기억이 있다. 아, 배 들어간 기분이 이런 기분이구나. 몸이 가볍고, 달리기도 잘됐다. 무거운 것 드는 일을 많이 하면서 뱃심이 생겼다. 코어의 힘이 생긴거지. 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감을 잡게 되고, 체중은 줄고, 힘은 과거에는 생각도 못할만큼 세졌다. 1분도 못 달리다가 인터벌하는 30분 내내 달리고 싶어 드릉드릉 제자리뜀 했었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하면, '체중'만 얘기하고, 집착한다. 그게 얼마나 비정상적인 거였는지. 

내 몸을 사랑하라는 말이 이 책을 읽으니 비로소 어렴풋이 와닿는다. 


저자가 정의하는 다이어트는 체중을 줄이는 것만 말하는 것 아니고, 건강한 식이만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다. 


"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무엇을, 언제, 어떻게 누구와 먹을지를 선택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루어진 생활 습관' 이라고 정의의한다. 


수많은 장애물을 넘고, 부수고, 자빠졌다 일어나고, 길을 만들어 나간다. 중요한 건, 계속 나가는 거. 마찰이 없이 앞으로 나갈 수 없다. 긍정적이고 단단한 마음을 가지고, 그 마음과 과정을 자신이 코치하는 운동하는 사람들에게도 전한다. 운동을 삶에서 떼어내서 생각하지 않고, 삶의 모든 부분에 스며든 운동을 이야기한다.


실질적인 팁들도 없지 않지만,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물고기가 아닌 물고기를 잡는 법 말이다. 


뒤에 부록으로 실린 '자기방어 훈련'도 굉장히 유용했다. 


다 얘기하지 못한, 다 얘기하고 싶은 좋은 이야기들이 너무 많았다. 내가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식사를 거르고 운동을 하면 위장에서 쓴 물이 올라오고 하늘이 노랗게 보인다. 그런데도 나는 이런 경험을 ‘살빼기에 대한 열정의 척도‘나 흉터 모양 훈장‘으로 여기고, 한두달에 한 번씩이라도 겪지 않으면 열심히 운동하지 않았다고 자책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건 다이어트라는 이름으로 뚱뚱한 내 몸에 가하는 형벌이며 자해였다. 이 무렵 나는 다치고 굶주린 동물처럼 사납고 날카로웠다. - P23

여성이 남성에 비해 정말 약할까? 일반적으로 체력이 근력, 순발력, 지구력, 민첩성, 유연성, 평형성 같은 운동 능력을 의미하지만, 넓게는 더위, 추위, 습도, 외상, 수면 부족, 기아, 정신적 고통 등 물리적이거나 심리적인 것에 대한 저항력도 체력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지국력(지구성)은 근수축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생리적 능력만을 의미하지 않고 고통을 견뎌 내는 강한 정신력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체력에 정신력도 포함될 수 있다. 그래서 의지로 몸을 움직이는 운동 능력을 뜻하는 행동 체력과 내 외부의 스트레스에 저항하며 나를 보호하는 방위 체력에 의지력, 판단력, 추리력 등 정신적 능력까지 포함하는 것이 체력이다. 채력을 측정할 때도 타당성, 신뢰성, 객관성, 표준성, 경제성이라는 평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이렇게 보면, 약함과 강함을 결정하는 데 ‘남자냐, 여자냐‘가 아니라 ‘어떤 인간이냐‘가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 P47

‘늙음은 추하다, 통증은 늙어서 생긴 것이다.‘ 이런 메시지를 끊임없이 던지는 사회에서 가장 이득을 보는 쪽은? 미용, 건강 관련 기업과 환자의 공포로 돈을 버는 비양심적 병원 들일 것이다. ‘나이 듦‘은 통제할 수 없고 추하다는 그릇된 메시지에 압도되어 무기력해지지 말고 내 몸의 역사와 특징부터 찬찬히 돌아보자.그 특별한 역사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고, 내 몸은 그저 변화에 적응했을 뿐이다.

예를 들어, 5킬로미터를 중간에 걷지 않고 천천히 계속 달릴 수 있는는 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은 한 번에 마라토너 아무개의 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구체적이다. 내가 동경하는 몸이 저 계단 끝에 있다면 지금 내 앞의 계단을 하나씩 올라가야 할 터, 바로 앞에 있는 계단이 안개에 가려진 듯 보이지 않는다면 한 발 내딛기도 어렵다. 그러니 바로 앞의 한 계단, 징검다리 돌 하나를 놓아 주는 (상대적으로) 작은 목표들 여러 개가 필요하다. 5킬로미터를 쉬지 않고 달리려면 1킬로미터를 쉬지 않고 달리는 연습부터 해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 P163

새로운 시도에는 시행착오의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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