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예찬
예른 비움달 지음, 정훈직.서효령 옮김 / 더난출판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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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든지 할 수 있다. 식물. 예찬.

 

나는 늘 식물과 함께 살았다. 아버지는 삼십년을 넘게 봐도 풀잎파리 같기만 한 난을 애지중지 키웠었고, 우리 집에서 식물은 서열 1위였다. 여름에는 선풍기, 겨울에는 난로를 독점했지. 본업이 있음에도, 가족과 함께한 시간보다 식물과 함께 한 시간이 많았다. 가족 중에 아무도 난을 좋아하지는 않았고, 지금도 그렇지만.

 

스무살때부터 가족과 떨어져 살면서 회사 생활을 하는 동안이 유일하게 식물이 없었던 시기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꽃을 하게 되면서 다시 식물과 함께 하는, 이번에는 밥벌이로 함께 하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역시 식물을 준밥벌이로 하는 것은 맞는데, 처음으로 내가 좋아서 식물들을 집에 들여놓게 되었다. 돈 벌기 위한 것이 아닌, 내가 좋아서. 예전에 셀링포인트였던, 실내에서 잘 살고 쑥쑥 자라고 비싸지 않은 초록 식물들이다.

 

키우기 좋고, 예뻐서 잘 팔리는 것이었던 식물들을 집에 들여놓고, 식물 물주기가 일상이 되었다.

 

집안 곳곳 초록 식물들이 있고, 이미 고양이는 있는 내게, 이 집은 완벽하다.

 

저자는 식물과 빛을 들이는 것은 자연을 들이는 것, 자연스러운 것, 현대인이 잃고 있던 것이라고 말한다.

북유럽에서는 햇빛이 모자라는지, 식물과 함께 자연의 빛(식물등)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게 이야기하고 있고, 북유럽에서도 식물 맨날 죽이는지, 가장 키우기 쉬운 식물 (표지 사진의) '스킨답서스'를 정답으로 내밀고, 3주에 한 번씩 물만 한 번 줘봐바.를 말하고 있다.

 

식물 키우는 것이 정말 좋거든요. 정말 좋아요!

 

식물 생활이 좋은 것은 이미 많은 연구에서 밝혀진 바인데, 나사의 공기정화 프로젝트 연구자들, 생물학자들과의 연구와 교류로  그 연구들을 함께 했던 저자이다.

 

 

" 30년도 더 전에 내가 직업을 바꾼 이유는 자연을 가까이에서 접하면서 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사회생활을 포기하고 숲속 통나무집에서 살고 싶었던 것도 아니다.

 

다만 그전까지 살던 대로 계속 살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때까지 해왔던 방식과는 다른 식으로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싶었다."

 

 

좋아하는 것과 사명과 직업을 일치시킨 좋은 예이다. 식물벽을 전파하는 저자의 일은 분명 '공익'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식물이 실제로 신체 건강에 좋은 것, 그리고 정신 건강에 좋은 것. 정신건강과 신체건강은 함께 가는 것이고, 식물은 그 두가지 모두에 기여한다.

 

"생물학에서는 가장 강력한 힘이 늘 가장 큰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살아있는 생물학적 체계를 바꿀 경우 어떤 반응이 나타날지 결코 예측할 수 없다. 생물학적 체계는 복잡하다. 아주 작은 변화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드시 직접적으로는 아니어도 진행 중인 과정을 통해서라도 말이다.

산림욕을 연구한 일본학자들도 이와 비슷한 점을 발견했다. 산림욕 사진만으로도 실험 대상 집단의 혈압이 낮아졌던 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아주 좋아했던 이야기.

 

숲속 공기 식물 벽의 효과는 "아주 작은 뭔가가 아주 큰 뭔가로 이어진다" 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아주 작은 뭔가가 아주 큰 뭔가로 이어지고, 그건 집에 화분 하나 들이는 것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아주 작은 뭔가를 아주 큰 뭔가로 이어지게 만드는 과정. 식물 예찬뿐 아니라 다른 모든 일에도 적용되는 일이 아닌지.

 

또 좋아했던 이야기.

 

" 우리가 목표로 하는 일에서 '건강한 성장'은 크기가 큰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균형잡힌 발달과 무성함이다. 이는 식물 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균형잡힌 발달과 무성함.

 

중요.

 

 

마지막으로 실내에서 잘 크고, 예쁘고, 무성하고, 저렴한,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아주 큰 뭔가로 이어질 수 있는 식물들을 추천해본다. 북유럽에서도 한국에서도 '스킨답서스'는 잘 자라지만, 꽃가게 5년 경험으로 잘, 많이 팔았던, 강한 식물들이다.

 

식물이 잘 자라는데 중요한 것은 물, 빛, 환기이다.

이 중에 당장 컨트롤할 수 있는건 '물' 정도일지도 모르겠다. 북유럽에서도 사람들이 물 많이 줘서 죽인대. 아..

식물이 잘 사는 곳이 사람도 살기 좋은 곳이라고 믿지만, 그게 뭐 당장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깐.

 

물만 잘 줘도 살 수 있는 식물들로 추천한다.

 

스킨답서스, 페페로미아, 필로덴드론, 제라늄, 틸란시아( 에어플랜트), 디시디아, 몬스테라, 콜레우스, 싱고니움, 테이블 야자 호야,돈나무 등등

 

사람과 장소와 식물의 상성이 있는 것 같다. 싱고니움류는 키우기 쉽고, 잘 자라는데, 우리 집에서는 쑥쑥 무성하게 자라지 않는다. 지금 집에서 가장 많이 죽인건.. 베고니아와 제라늄이다. 왜 죽었는지 몰라. 물 많이 줘서 물렀나? 내가 그렇게 부지런하지 않은데.

 

나는 거의 평생 식물과 살아왔다고 말했지만, 그린썸은 아니다. 근데, 많이 키워보면, 나랑 상성 맞는 식물들, 누구와도 대체로 맞는 순한 식물들이 많다. Try! 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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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9-09-19 08: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스킨답서스. 잘 자라더군요.
수경재배 한다고 가지 꺾어 했는데 죽이고
넘 자란 거 같아 분갈이 한다고
뿌리 나누다가 죽이고...
이런 경험 쌓이면 언젠가는 잘 되겠죠 ^^
지금도 진행중인 식물 사랑~

하이드 2019-09-19 21:20   좋아요 1 | URL
그럼요. 잘 자랄 수 있도록 계속 정리도 해줘야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