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끄기의 기술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
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 갤리온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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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이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전혀 모른 채로 인생을 살아간다."

 

이 책의 첫문장이다.

 

"지난주에 사는 게 괴롭다는 한 남성이 내게 이메일을 보내ㅐ 왔다. 그는 싫어하는 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으며, 한때 좋아했던 친구들과도 단절된 상태였다. 그는 우울하다고 말했고 자신을 잃어버린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의 인생이 싫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직업 덕에 누리는 생활 방식에 익숙해져, 직장을 그만두는 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인생의 목적'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불평하는데, 진짜 문제는 '뭘 해야 할지'가 아니라 '뭘 하지 말아야할지' 즉, '뭘 포기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삶이 늘 어느 정도 고통스럽다는 사실을 순순히 인정하고, 고통을 극복하는 방법 같은 건 없으니깐, 고통을 견디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저자는 고통을 '도구'로, 트라우마를 '힘'으로 그리고 문제를 '더 나은 문제로 바꾸어 놓을 것이라고 말한다.

 

프롤로그에 나오는 이 말들이 좋고,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것이다.

회복탄력성과 몰입, 선택과 집중에 대한 이야기들인데, 회복탄력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세 사람 중에 한 사람이라고 하는데, 저자는 모든 사람이 본인처럼 회복탄력성을 지니고 있어서 고통을 '도구'로 트라우마를 '힘'으로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어서 물론, 그렇게 되면 좋겠지만.. 의문이 남는다.

 

연애와 바람 피는걸로 인생 낭비한 이야기, 지금 좋은 여자 만나서 안정적 결혼 생활 하고 있는 이야기 같은 것, 그리고, 과거의 기억조작에 대해 길게 이야기 하면서 든 예가 어린 시절 성폭력 당한 여자들의 기억조작일라는 부분은 여러모로 거슬리지만, 좋은 것만 취하기로. 마지막 파트의 '결국 우린 다 죽어' 는 꽤 질척거려서, 좋은 주제이긴 하지만, 목차만 남기고 다 빼버렸으면.

 

이 책이 좋은 책이라고 추천 많이 받았고, 이 책의 좋은점들은 추천 받아 마땅하다. 맘에 안 드는 점들은 위에 적은 정도이고, 연애 얘기에서도 '피해자- 구원자' 이야기는 내가 읽기 좋아하는 이야기라 나는 재미있었지만, 뒷부분까지 '신경 끄기의 기술' 이라는 주제가 일관되고 강력하게 연결되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

 

원제를 확인하니, The subtle art of not giving a fuck 이다. not giving a fuck 이 신경 끄기인가?

 

목차를 따라가면,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알 수 있다.

1장 애쓰지 마, 노력하지 마, 신경 쓰지 마

 

자기계발서에서  얘기하는 '긍정과 행복으로 가득찬 요령'들은 우리에게 '부족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이것은 개개인이 자신의 결점과 실패로 인식하고 있는 부분들을 파고들어, 그것에 몰두하게 한다. 화장 같은 건가.

 

인간의 마음은 문제가 없으면 자동으로 문제를 만들어낼 방법을 찾는다고 한다. 인간!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제라고 여기는 것은 그보다 중요한 걱정거리가 없어서 생기는 부작용. 그러므로 우리 인생에 중요하고 의미 있는 무언가를 찾는 일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를 가장 생산적으로 사용하는 길이다. 그렇지 않으면, 무의미하고 하찮은 것에만 신경쓰며 인생을 낭비하게 될테니깐.

 

저자가 생각하는 가치는 가족, 친구, 사랑 뭐 이런 건데, 여기까지 다 동의하지는 않는다. 각자 살고 있는 상황과 장소가 다르니,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내가 찾아야지.

 

2장 해피엔딩이란 동화에나 나오는거야

 

살다보면 문제는 끊이지 않고, 바뀌거나 나아질 뿐이다. ' 행복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나온다.' 행복은 행동이고, 활동이다. 뭔가를 하는 과정이다. 그 뭔가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 사람들이 삶을 엉망으로 만드는 방법이 현실 부정, 문제 부정과 남탓하기. 인데, 저자가 책 처음부터 끝까지 가장 강조하는 것이 '자신의 인생은 자신의 책임' 이라는 것이다. 나쁜패만 있을 수도 있지만, 그에 대한 대응방식은 자신이 정하는 것,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개인적 사회적 문화적 이유들로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는 훈련을 받는다. 저자는 부정적 감정을 받아들이고, 문제를 해결하라고 한다. 반대로 감정을 지나치게 받아들여 자신과 동일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느낌만으로 모든 것을 정당화한다. 기부니즘! "삶 전체를 감정에 따라 살아가는 게 누굴까? 세 살짜리 꼬맹이와 개뿐이다. 세 살 먹은 아이와 개가 또 뭘 하는지 아나? 카펫에 똥을 싼다."

 

행복은 과정이고, 문제 해결이다. 궁극적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다.

 

3장 왜 너만 특별하다고 생각해?

 

극단적 정보의 홍수 속에서 예외적인 정보들이 눈에 들어오면, 평범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안과 절박함을 느끼고, 허세와 중독을 통해 보상받으려는 욕구를 느끼며 "결과적으로 스스로를 과장하거나, 타인을 과장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된다."

SNS를 통해 극대화됨. 자신이 특별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삶의 기준을 평범하고 일반적인 것으로 정하기. 자신을 천재로도, 비참한 피해자나 형편없는 루저로 규정하지 말기. 거창한 자아상 버리기.

 

4장 고통을 피하는 법은 없어.

 

무시해도 좋을 엉터리 가치들 중에 쾌락, 물질적 성공, '나는 다 안다'는 태도, 그리고 무한 긍정이 있다. 적어둔 사례 정도는 아니지만, 나는 좀 그런 경향이 있지. 모든 일에 긍정회로를 돌리는 것. 삶이 엉망진창이라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 이건 저자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다른 부분이다. 부정적인 일을 부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까지는 오케이. 하지만, 뭔가. 뭐랄까. 비슷하긴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고통, 부정적인 일, 삶은 엉망진창, 너는 평범하고, 니가 아무리 불행한 환경이라도 니가 책임져야할 일. 등등은 너무 꿈과 희망도 없고 좀 가혹하고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신경끄기' 이고, 그러려면 전제여야할 이야기일 수는 있겠다. 저자가 생각하는 좋은 가치는 1)현실에 바탕을 두고 2)사회에 이로우며 3)직접 통제할 수 있는 것.

 

3번이 중요. 직접 통제할 수 있는 것에 가치를 두기.

 

5장 선택을 했으면 책임도 져야지

 

최고의 카드를 받은 사람만 승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최선의 선택을 하는 사람이 결국엔 인생의 승자가 된다.

 

"삶에 더 큰 책임감을 가질수록, 삶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6장 넌 틀렸어, 물론 나도 틀렸고

 

6장에서 든 예시들이 맘에 안 든다. 실제 피해자들이 무수히 존재하는 일에 대해 굳이 일부 기억조작된 사례를 끌고 올 필요가 있나. 정체성에 관한 얘기는 메모. 밤마다 술독에 빠져 지내는 사람이 늘 변명을 늘어놓는데, 그가 파티광 생활방식을 버리지 않는 건, 그것을 포기하는 것이 그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일이기 때문. 너 자신을 절대 알지 말라고.

 

7장 실패하더라도 일단 해봐

 

허탕치는 건 실패가 아니다. 계획을 밀고나가지 않는 것, 행동하지 않는 것이 실패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기 위해 타인의 행동에 가치를 두는 엉터리짓 하지 말고, 내 행동에 의해 결정되는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모두가) 나를 좋아하게 만들기' 같은 엉터리 가치를 지양할 것. 

 

8장 거절은 인생의 기술이야

 

8장은 연애 이야기. 나는 재미있었지만, '신경끄기의 기술' 과 얼마나 연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물론 망한 연애에 신경을 꺼야 하는건 맞지만.

 

9장 결국 우린 다 죽어

 

앞에 했던 죽음에 관한 이야기들로 충분하다.

 

책을 읽고, 맘에 들지 않는 점들이 많지만, 사람들이 좋은 책이라고 하는 이유는 알겠다.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들이 있으니깐. 제목처럼 다양한 '신경끄기' 의 기술이 필요한 시대다.

 

 

 

 

 

 

 

 

나이가 들어 중년에 접어들면, 또 다른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기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정체성이 견고해진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깨닫고 그것을 받아들인다. 별 볼 일 없는 부분까지도. 우리는 그런 과정을 통해 자유로워진다. 더는 모든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 P36

쾌락은 가짜 신이다. 연구에 따르면, 얕은 쾌락에 에너지를 쏟는 사람이 불안고 감정 동요, 우울함을 더 많이 느낀다. 쾌락은 만족감 가운데 가장 얄팍한 형식이기에 그만큼 얻기도 쉽고 잃기도 쉽다. 우리는 쾌락에 꽂혀 멍하게 살아간다. 적절한 쾌락은 사는 데 필수적이지만, 쾌락에는 충분함이라는 게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쾌락은 행복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 P103

"좋아, 근데 어떻게 하라고? 내 가치관이 엉터리고, 내가 문제에 대한 책임을 죄다 회피하고 있고, 허세에 차서 세상이 내 위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얼간이인 건 알겠어. 근데 어떻게 바꾸라는 거야?"

그렇다면, 내가 여기서 요다 흉내를 좀 내야겠다. "할 거면 하고, 말 거면 말아. ‘어떻게‘는 필요 없어. - P133

확실성을 추구할 게 아니라, 끊임없이 의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자신의 느낌과 믿음을 의심해야 한다. 확신을 추구하는 자세를 버린 뒤, 스스로 미래를 일구지 않는다면 내 앞날이 어떻게 될지 질문해야 한다. 항상 내가 옳기만을 바랄 게 아니라, 내가 어떻게 틀렸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 우리는 항상 틀리기 때문이다. - P143

불건전한 사랑을 하는 이들은 감정을 통해 서로 자신의 문제에서 벗어나려 한다. 다시 말해, 상대를 탈출구로 여긴다. 건전한 관계와 불건전한 관계의 차이는 2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각자가 책임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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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5 19:0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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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7 20: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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