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승수의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을 읽었다.

제목만 수억번 듣던 '자본론' 에 이제라도 발끝이라도 담을 수 있었다. 경제학 하면 머라에 쥐가 날랑말랑한데, 다행히 원숭이보다는 나았는지, 쉽게 읽혔다. 그럼그럼.

 

요 근래 책이 안 읽혀 자괴감 드는 시기가 있었다.

나는 시간도 많고, 일하는 시간은 남들만치이지만, 출퇴근 시간이 제로에 수렴. (걸어 십분 이내)

사교약속 제로에 수렴. 술도 안 마시고. 시간도 많고, 여유도 있는데, 왜 책을 팍팍 못 읽는걸까.

 

이십대 회사 다닐 때 주5일 술 마시던 때에도 한 달에 이삼십권 읽었는데 왜 지금은 시간도 많고, 놀지도 않고, 생활도 단순해서 책읽기 최적인데, 막 해럴드 블룸처럼 하루에 두 세권씩 팍팍. 이 안되냐고. 내가 너무 게으른가. 내가 너무 시간활용을 못하나. 등등 고민했더니, 옆에서 말해주더라. '저도 그래요. 집중력과 지구력이 떨어져서'

 

아! 집중력과 지구력! 나이 들어서! 그렇구나!

책 읽는 것도 책근육 필요하다고 말하곤 했는데, 나이 들면 당연히 이십대만큼 집중도 힘들고, 계속 노력하지 않으면 지구력도 떨어지지. '계속 노력하지 않으면'이라고 한 것은 나이 들어도 늘 수 있는건 '지구력'이라고 들었어서.

 

그래서 나는 책 더 부지런히 읽으려고. 그리고, 이 바로 전에 읽었던 '삶은 계속된다' 같은 책은 정말 며칠이나 걸려 읽었는데, 그럴만 했고,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은 후딱 읽었다.

 

좀 더 읽고 싶다. 라는 마음이 든 정도로 만족하고, 자본론 관련 입문서들을 몇 권 더 담아두고, 개념들을 정리해 두었다.

자본론, 마르크스 관련 도서 추천 받습니다! 입문과 곁다리 위주로요.

 

이 책은 강의 형식으로 떠먹여 주는 책인데,  쏙쏙 들어와서 역시 제목만 닳도록 들은 공산당 선언도 읽어볼 예정이고,

내가 정말 좋아했던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도 지금 여기서 다시 읽으면 다른 느낌일 것 같아 재독이 기대된다. 이 책은 내일이라도 당장 빌릴 것.

 

여성학책 읽으며, 다양한 글쓰기들을 접하고, 뇌에 다양한 글쓰기 읽는 법 길 내고 새기기 위해 열심열심인데,

이 책은 교과서 같은 글쓰기이다. 목차가 다 말하고 있는 책.

 

1강 자본론 왜 공부해야 하죠?

자본론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를 다룬 책이 아닙니다 '자본주의'라는 사회시스템을 분석한 책이죠.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들을 보며 그 원인을 찾아보자. 자본주의 사회는 노예제 사회, 봉건제 사회와 같은 착취 사회임을 다음 강의에서 증명!

 

2강 자본주의는 모든 것을 상품으로 만든다.

'상품은 사용가치와 교환가치가 있다. 사용가치는 상품이 쓸모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교환가치는 상품이 노동의 결과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상품의 교환비율은 해당 상품을 만드는 데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에 따라 결정된다'

 

마르크스의 노동가치론 '상품의 가치는 노동이 창출한다'

 

 

이 부분에서 얼마전에 좋다고 추천 받은 EBS 다큐가 생각났다.  

 

"가장 발달한 복지국가는 북유럽이죠. 북유럽국가들의 별명이 탈 상품 사회입니다. 교육, 대학까지 무료죠. 의료, 보육, 이런 것이 공짜입니다. 공짜니까 탈 상품이죠. 상품에서 벗어난 그런 사회죠. 탈 상품사회니까 목돈이 별로 필요가 없고, 그래서 재테크할 필요도 별로 느끼지 않을 겁니다. 한국은 불안한 사회니까 목돈이 언제 어디서 필요할지 모르거든요"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lvLEsfdTLaJzeSD-O_JNHXmFH2wBawJF

 

이건 지금 안 보면 마냥 미루다 영원히 안 볼 것 같아서 하나씩 보기 시작해야겠다. 오늘 본 어떤 글에서는 미래학자들이 말하길 10년 후에는 인류 대부분이 쓸모없는 .. 잉여인력이 된다고. 근로 시간이 줄고, 돈 없고, 시간 남아도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한다는 이야기.

 

이런 이야기들을 '자본론'이 이어준다. 백오십여년전에 쓰여진 책인데.

 

십년전에 읽었으면 어땠을지 모르겠다. 그 때도 지금과 같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을까? 이 한 권의 책에서 많은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얻고, 사상을 뻗어나갔는데, 아마, 십년 전에는 내가 지금과는 완전 다르게 이해했을 것 같다.

 

3강 돈이 지본으로 바뀌었어요

C(상품)- M(돈)- C(상품)

M(화폐)- C(상품)- M'(화폐)

 

M-C-M'-C'-M''-C''-M'''-C'''-M''''.....

 

돈으로 상품을 사고 팔아 이윤을 얻고, 더 많은 상품을 사고 더 많은 이윤을 얻고 더 더 많은 상품을 사고..

'돈이 자신의 크기를 불리는 과정에 들어가 운동하게 됐을 때, 우리는 비로소 돈이 '자본'이 됐다고 한다.'

  

마르크스는 상품의 교환가치는 해당 상품을 만드는 데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시간' 이라고 정의.

4강 이윤은 노동자의 빼앗긴 시간에서 나와요

 

M-C(LP,MP)- P- C'- M'

 

C 자본금 (LP노동력, MP생산수단 )

 

노동자의 8시간 노동은 3시간 임금에 대한 노동시간과 5시간 자본가에게 빼앗긴 시간, 온전히 자본가의 이윤을 위해 일한 시간으로 이루어져있고 이것을 잉여노동이라고 부르며, 잉여노동을 통해 창출된 교환가치를 잉여가치라고 부른다.

 

상품의 가치는 불변자본(생산수단), 가변자본(노동자), 잉여가치로 구성됨.

 

5강 왜 회사는 늦게 퇴근하는 것을 좋아할까요?

노동자의 근로시간을 연장해서 잉여가치의 절대량을 늘리는 행위를 절대적 잉여가치의 창출이라고 함.

자본가는 이윤의 원천인 잉여가치를 더 많이 뽑아내기 위해, 시장에서 다른 자본가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동자에게 장시간의 노동을 강요한다.

 

6강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착취당한다고요?

산업혁명 초기 수준의 극심한 노동 착취가 노동법 등으로 규제되자 절대적 잉여가치 창출은 벽에 부딪힘.

그래서.. 상대적 잉여가치를 창출함.

노동시간을 더 늘일 수 없으니, 필요노동시간을 줄임. 3시간의 필요노동시간을 2시간으로 줄이면, 잉여노동이 5시간에서 6시간이 됨.

 

기술의 발전으로 생산력이 증가하면 필요노동시간이 줄고 잉여노동시간이 늘어난다.

필요노동시간이 감소하면 노동자의 몫이 줄고 자본가의 몫이 늘어나므로 빈부 격차가 더 극심해짐.

 

기술은 활용하기에 따라 인류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으나 이윤 추구가 궁극적 목적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가 기계의 부속품으로 전락하는 현상을 피할 수 없음.

 

7강 자발적으로 착취를 강화하는 방법이 있다고요?

성과급제!

노동강도 강화하고 노동시간 연장되어 이윤율은 같지만 같은 시간과 같은 인원으로 더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있다.

성과급제를 도입함으로써 자발적 착취를 강화시킴.

 

이런 식으로 14강까지 쭉쭉 읽고 나면 빨갱이가 ㄷ...

아니고, 새로운 시야가 열리는데, 왜 이제야 읽었지. 같은 생각은 안 하려고.

 

 

 

 

 

 

 

 

 

 

 

 

 

 

 

 

 

 

 

 

 

 

 

 

 

 

 

 

  페미니즘 자본축적론이라아 실라 맥그리거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분석과 성차별, 성폭력'은  읽어봐야겠다. 마르크스 좀 더 읽어볼까. 일단 신발장에 있는 책들.. 신발장이 내려앉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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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19-02-21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원숭이만도 못한가봐요.예전에 자본론을 읽었는데 머리에 잘 들어오지 않더군요ㅜ.ㅜ

하이드 2019-02-22 06:45   좋아요 0 | URL
아뇨아뇨 ㅎㅎ 이 책이 쉬웠어요. 자본론은 아직 엄두도 안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