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일 죽는다면,

  스웨덴식 죽음 청소법 ' The Gentle Art of Swedish Death Cleaning'

 

원제가 좀 더 맘에 드는데, 내가 청소와 정리정돈을 할 때 자주 떠올리는 것이기도 하고.

더 직관적이다. 내용은 막 따뜻하고, 어쩌고 저쩌고라서 그냥 제목이 떠올려주는 직관이 더 와닿고, 내가 원하는 바다.

 

잘 살다가 죽는 날 정해서 죽고, 그 이후에 아무것도 남기지 말 것.

 

 

결국, 많고 많은 청소책 중 하나이긴 한데..

' 죽었을 때 공간을 정리해야 하는 사람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배려'

혹은 '매일을 최선을 다해 시간과 공간을 생활한 진행형의 결과물' 이라는 콘셉트가 맘에 꽂힌다.

 

 

오랫동안 입지 않은 옷이나 물건들, 자리 차지하고 있는 것들, 언제 쓸지 모르는 것들은 이제 정말 언제 쓸지 모른다. 나는 2-30대의 문을 닫고, 40대의 문을 열었으니, 이 전의 시절에 언젠가는 쓰겠지. 입겠지. 했던 것들은 이제 정말 쓰지 않게 될 확률이 높다.

 

책에서는 죽음 청소법을 시작하는 시기를 65세부터로 이야기하고 있다. '불필요한 것을 정리하고, 삶의 여백 넓히기'

 

나는 늘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정말 구체적으로 데쓰클리닝을 하고 싶다. 지금 당장.

 

시간을 두고 천천히. 는 나도 동감.

 

매일의 청소와 정리정돈이 결과인거지. 언제 단절될지 모르는 거니깐.

 

3시쯤 일어나면 잘 일어났다 싶은데, 일본어 인강 두 개 듣고, 책 읽고, 청소기 돌리고, 싱크대랑 세면대 베이킹소다, 구연산 칙칙해서 반짝반짝 닦아두었다. 라면 먹고, 팽이버섯계란전과 소세지 먹음.

 

비혼이웃에게 밥솥구은계란을 해보라고 했는데, 기가 막히게 맛있게 해줘서 구은 계란 이십개 있다.

나는 밥솥이 없는데, 밥솥 살 생각도 없고, 준다고 해도 안 받았지만, 구은계란 너무 맛있어서 밥솥 살까 잠깐 고민했다.

 

언니 노란색 좋아하잖아요. 하며 정말 예쁜 노란 1-2인용 밥솥을 추천해주길래. 어머 너무 예쁘다! 그런데, 내 연세에는 이제 밥솥 사게 되면, 압력밥솥 좋은거 사서 죽을때까지 써야 해. 라고. 집이 작으니, 작은 전자기구 하나 들이기가 어렵다.

에어프라이어 너무 사고 싶어서 일년을 고민했는데 ㅎㅎ 놓을 자리가 없어서 못 삼.

물병 쓰레기 나오는거 싫어서 정수기 대여를 고민했는데, 역시 놓을 자리가 없다. 이번에 앞집 투룸 나와서 옮기는 것 잠깐 고민 했지만, 지금의 집에서 잘 버티다 다음 집으로 가야지. 마음 굳혔고, 대신, 내 소중한 거실, 방, 베란다, 세탁실, 화장실이 있는 집을 나와 삼냥이들에게 꼭 맞는 최고 쾌적한 공간으로 천천히 만들어 나가야지. 생각했다.

 

지금의 미션은 붙박이 신발장 안에 신발 대신 꽉꽉 차 있는 책들을 한 권 한 권 꺼내서 정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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