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걷는다 1 - 아나톨리아 횡단 나는 걷는다
베르나르 올리비에 지음, 임수현 옮김 / 효형출판 / 200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여행기를 즐겨 읽는다.
이 여행기를 읽는 것은 참 힘들었다. 읽는 사람을 이렇게 힘들게 만드는 책 따윈 왜 쓴단 말인가.

1999년 5월. 은퇴한 정치부 기자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이스탄불에서 시작해 중국 시안에서 끝나는실크로드를  '걸어서' 4년에 걸쳐 여행하고자 한다.
예순두살의 나이. 1만 2천킬로미터.라는 숫자는 안락한 거실에서 자판 두드리고 있는 나에게는 전혀 가늠되지 않는 미지의 숫자.이다.

엄청난 거리를, 게다가 위험분쟁지역을, 노인이,  걸어서 횡단한다고 하니 도대체 무슨일인가 싶다.
왜 매번 더 멀리, 더 멀리 가고자 하는지에 대해서는 그 자신도 모르겠다.고 한다.
고집, 집착이란 이름으로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몸이 아파서, 혹은 신변의 위협을 느껴서, 혹은 어쩔 수 없는 주위의 강권으로 차를 탔을 때, 그는 그가 쓰러졌던, 혹은 강도를 만났던, 혹은 군인에게 끌려갔던 그 지점. 그가 마지막으로 발 디뎠던 그 곳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한다. 실크로드의 그 길을 한발짝 한발짝 밟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집쟁이 영감 같으니라고.

그가 직면하게 될 위험은 '보행자들에게 치명적으로 위험한 터키의 운전자들, 도둑들, 매복해 있는 P
KK( 쿠르드 노동자당) 소속의 무장대원들, 터키 동부의 무시무시한 목양견 캉갈 등'
이다.

이 책은 좀 더 심각한 책이다. 혹은 이 책은 심각한 책이 아니다.
그를 사로 잡는 것은 실크로드시절 대상들의 발걸음을 좇는 것이다. '인샬라' 모든 것이 알라의 뜻. 막상 터키의 그들은 대상들의 흔적(숙소) 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호할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 모든 것은 알라의 뜻.

이슬람교. 터키 시골시골에서 만나는 그들에게 있어서, 여행자를 환대하고 돌보는 것은 의무이고 기쁨이고 자랑이다.  그가 겪은 어려움들.은 내가 안락한 곳에 늘어져서 손에 땀 쥐고 보는 것보다 훨씬 더 급박하고 생사를 오가는 것이다. 가장 낙관적인 마음으로, 마라톤하이. 아니 '보행자(걷는 자의)하이' 를 겪으며 그 순간순간을 눈에 담는 은퇴한 기자 베르나르 올리비에.

'왜 걷는가' 에 대한 답을 그는 계속 찾고 있다.( 혹은 이미 찾았다) 그는 한발짝한발짝 길을 밟으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원한다. 라고 생각한다.

여행기를 읽으면서 대리만족을 하곤 한다.  이 책은 그것보다는 더 진지한 마음으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
하나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건, 이 책을 읽는 것은 그와 함께 여행을 하는 것이라는 것이다.

하나 더. 터키는 아직도 EU 에 들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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