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개 버리기 - 오늘도 버릴까 말까 망설이는 당신을 위한 특별처방전 즐거운 정리 수납 시리즈
미쉘 지음, 김수정 옮김 / 즐거운상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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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를 보름 정도 남겨두고 실천하고 있다. 1일 1개 버리기. 꼭 한 개씩 버리는 건 아니고, 그냥 말일까지 매일매일 조금씩이라도 치워서 매일매일 조금이라도 정리된 집에서 아침을 맞이하고, 1월 1일에는 2018년 그 어느 날보다 깨끗하고, 정리정돈된 집에서 새해를 맞이하겠다는 마음이다.

 

정리정돈 책들은 나의 길티 플레져일 것이다. 정리정돈책, 수납책, 청소책, 살림책 등등 나온 책들은 다 들쳐는 보는 것 같고 근 몇년간 이런 책들이 정말 많이 나왔고, 버리자. 책을 사서, 책짐을 더 쌓아두게 되니 길티플레져가 아닐리가. 이 책은 전자책으로 사서 물리적 공간이 아닌, 사이버 공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내 집의 모습이 내 머릿속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로 한가득이겠지. 정말 소중하고, 간절한 것을 위해, 집을 치우고, 내 머릿속도 단순해지길 바랬는데, 결론은 그 간절했던 것이, 더 이상 나에게 소중한 것이 아니고, 간절하지 않음을 깨닫게 되어 그마저 버렸지만, 여전히 집을 정리하고 있다. 

 

새벽에 나가 알바하고 오면 뻗었다가 정원 다녀오곤 했는데, 뻗기 전에 일단 청소부터 하고, 정리부터 하고, 뭐 버릴까. 하고 있으니, 기본적인 매일의 청소와 버리기 외적으로 미루던 것들을 손대게 된다. 이사박스(우체국 택배 박스) 가 티비장 옆에 있었는데, 박스를 버리고, 흰색 수납함으로 옮겨두니, 우체국 박스가 진짜 진짜 지저분한거였었구나 깨달았다. 하얀 서랍장 옆에 하얀 수납함 옆에 하얀 티비장이 있고, 하얀 벽이 있으니 (과거의 집에는 책장 때문에 집에 벽이 없었다.) 엄청 맘에 들고 좋다.

 

집념과 물건의 양은 비례한다고 합니다. 집안이 물건으로 넘쳐서 늘 잡다한 물건이 보이는 환경에 있으면 필요없는 온갖 정보가 머릿속까지 점령해서 답답해집니다. 왠지 모르게 조급해지고 늘 뭔가에 쫓기고 있는 느낌이 들지요. 더러운 방에서 살았을 때는 그런 잡념에 쫓겨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잘 몰랐습니다. 마치 안개 속에 있는 것처럼 마음이 늘 갑갑하고 짜증스러웠어요. 

 

좋은 정리정돈 책은 좋은 친구 같다. 세상에 새로운 이야기를 해주는 것은 없더라도, 자극되고, 동기부여되고, 정말 좋았다면 행동하게 된다. 나를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요 며칠 사이에 설거지와 청소기 돌리기가 몸에 체화된 것 같다.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청소기 돌리고, 설거지 하고 있다. 살림 0점이었던 인간이었어서, 기본적으로 해야할 것들을 하는데에 있어서 생각하고, 계획하고, 귀찮아하며 하는 과정을 늘 거쳤었는데, 드디어 별 의식 없이 하게 되는 것 같다. 고양이 밥그릇, 물그릇 씻기, 물 갈아주기도 하루에 몇 번씩이고 하고 있다. 신경 쓰이는 것들은 바로바로 치운다.

 

책을 정말 많이 버리고 왔지만, 그래도 꽤 많이 가져왔고, 10개월여동안 팔기도 했지만, 야금야금 늘어나기도 했다.  

책정리도 하고, 옷정리도 하고, 그렇게 계속 정리해나가다 보면, 딱 필요한 것만 남긴채 다른 중요하고, 소중한 것들을 챙기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엄청난 장애물?이 하나 있는데, 2019년 다이어리.. 무지 위클리 다이어리, 알라딘 도라에몽 데일리 다이어리, 동생군이 준 스벅 먼쓸리 다이어리, 미도리 5년 다이어리, 마리몬드 캐시북.. 그리고 나는 지금 <불렛 저널>을 읽고 있다.

 

정말 오랫동안 정리해야지. 열심히 생각만 하고, 한다고 했는데, 별로 변하는 것 없다가, 이제야 좀 눈에 보이게 궤도에 오른 것 같다. 오늘은 뭘 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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