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베 미유키의 소설들을 읽을만큼 읽었을때,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들을 읽을만큼 읽었을때
'모방범'과 '편지'를 만났다.

근2년간 읽은 책중 가장 두꺼운 '모방범'을 나오는 족족 자리에서 읽어낸것이나,
책이 죽어라고 안 읽어지는 요즈음에도 근근히 읽어지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
둘 다 '추리소설'을 제대로 쓰는 작가들임에 틀림없다.

남성적인 히가시노 게이고와 가장 유명한 여성적가 미야베 미유키.의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고,
다시 페이퍼의 제목으로 돌아가서 
피해자의 가족이 주인공인 '모방범'과 가해자의 가족이 주인공인 '편지' 를 이야기해봐야겠다.
범인과 탐정.그 중에서도 독특하고 개성있는 탐정을 다루는 추리소설이 대부분이다.

추리소설.을 읽어온 시간과 기간이 미천하야, 딱히 떠오르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가족에 관한 다른 이야기가 얼핏 떠오르지는 않으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를 읽으면서 내내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이 떠올랐다.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그녀 작품 중에서도 대작중의 대작이다. 1700여페이지에 달하는 양도 양이거니와 '범죄'와 관련된 (독자들을 포함한) 모든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어느 하나 스팟라이트 비쳐주는 일 없이 선명하고 촘촘하게 이야기한다. 그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심오하고 분명하다.

'모방범'에서는 가해자(?)의 가족에게도 골고루 조명을 비춰주지만, 주인공격인 소년과 할아버지는 모두 범죄자에게 가족을 잃은 피해자의 가족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에는 지지리도 가난한 형제의 이야기이다. 형은 동생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 돈을 훔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살인을 하고 교도소에 들어간다. 이 이야기는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자신이 살인을 한 것도 아닌데, 동생은 살인자의 가족이라는 ( 살인자의 피가 흐르니, 저놈도 나쁜놈) 오명에 무엇 하나 제대로 풀리지가 않는다. 그 자신의 고통 뿐만 아니라, 아내, 그리고 딸에게까지 그 고통은 이어진다. 오랜동안의 체념과 상처, 망설임과 죄책감 끝에 그는 자신을 위해 가족을 위해 '형'을 버리기로 한다.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에서 그녀 특유의 스타일로 분명하게 주제를 보여주고 있음에 비해 히가시노 게이고의 '편지'는 '의문'을 던져주고, ( 혹은 작가가 의문.으로 시작했으나 답을 내지 못한채) 책이 끝난다. 새삼스럽지도 않다만. 여전히 여자 등장인물들은 곁다리.이고, 감정적이지만, 그 단점들을 어느정도 덮어줄 만한 작가의 진지한 고민이 녹아 있고,  독자에게 동참을 요구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oldhand 2006-12-19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해자의 가족이나 가해자의 가족에 대한 시선이 미스터리 소설에서 주된 이야기로 다루어진건 극히 최근의 일이 아닐까 싶네요. 범죄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미스터리의 새로운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최근의 작가들이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미야베 미유키의 일련의 작품들은 <인 콜드 블러드>같은 작품에도 영향을 좀 받은것 같아 보이구요. 어쨌든 이런 소설들로 인해 독자인 저의 시야도 많이 넓어짐을 느낍니다. 고마운 작가들이에요. ^^

하이드 2006-12-20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 콜드 블러드. 아직 안 읽어봤어요. 왠지, 손 안 가는 책 중 하나이긴한데, 조만간 날 잡아서 읽어봐야겠군요. 이미 벌써 '피해자의 가족' , '가해자의 가족'에게까지 눈 돌리는 추리소설 작가들이 있는 일본의 시장은 대단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