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것에 대한 분노
베키 매스터먼 지음, 박영인 옮김 / 네버모어 / 2018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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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오는 미스터리들을 다 챙겨 읽지는 못하지만, 평이 좋은 작품들은 꼭 챙겨 읽으려고 한다. 이 작품이 그렇다.

오래 읽다가 이제 읽지 않는 시리즈로는 헤리 홀레 시리즈가 있고, 브리짓 퀸이 나오는 시리즈는 이제 시작하는 시리즈이다.

 

은퇴한 FBI 위장수사 전문 브리짓 퀸은 그녀에게 가장 아픈 기억을 남긴 66번 고속도로 연쇄살인을 미결로 남기고, 은퇴하게 된다. 범인이 잡히고, 그 과정에서 새로 사건을 맡게 된 FBI 로라 콜먼이 자신의 과거를 '저작권법 관련 종사자'로 숨기고 사는 브리짓을 찾아와 도움을 청하는데..

 

자신이 생각하는 완벽한 남자였던 폴을 자신의 과거로 인해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브리짓은 두 번째로 만난 완벽한 남자 카를로와의 결혼생활에서는 철저하게 자신의 과거를 포함한 자신을 숨기고 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고, 나쁜 판단과 결정을 하게 된다.

 

은퇴 FBI 나 경찰이 나오는 이야기는 많은데, 은퇴한 여자 FBI 가 나오는건 처음 봤다! 이거만으로도 관심 확 가는데, 데뷔작이고, 시리즈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스토리에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하다. 최근에 여자 경찰이 나왔던 걸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존 하트의 <구원의 길>이지만,  젊고 아름다운 엘리자베스의 외모가 너무나 강조되었던 것이 맘에 들지 않았다. 존 하트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고, 여운도 곱씩을수록 커지는 좋은 작품이긴 했다.

 

긴 백발의 브리짓 퀸은 지금까지 읽었던 많은 남자 탐정/경찰/FBI 물에서 남자 주인공이 그랬듯이 완벽하지 않고, 고난과 수난의 길을 가지만, 하드보일드 느와르 기질로 헤쳐나간다.

 

그녀와 남자 동료들, 데이비드, 맥스와의 관계도 좋았고, 후배인 로라 콜먼과의 이야기도 좋았다.

카를로와의 로맨스가 들어간 부분도! 좋았다. 여러모로 기억할만한 작품이네.

라고 쓰면서 스카페타 생각 났다. 스카페타는 성반전의 느낌은 그렇게 강하지 않았던 것 같다. 한참 읽었을 때 의식하지 않았기도 했지만, 여자로서의 어려움이 많이 나왔던 것은 기억한다. 반면, 브리짓 퀸 시리즈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전혀 강조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잘 쓴 미스터리 소설인데, 지금까지 남자가 하던걸, 여자가 하는걸 보는 거. 이게 왜 이제야.

 

하나 맘에 안 드는건, 초반의 너무 디테일한 여성살해범의 머릿속 이야기. 그런면에서 <구원의 길>은 정말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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