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모더니즘편]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예술/대중문화 파트의 주목 신간을 본 페이퍼에 먼 댓글로 달아주세요.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모더니즘 편 (반양장) - 미학의 눈으로 보는 아방가르드 시대의 예술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아, 어쩌지. 감성이란 게 사라진 게 아닌가 싶어 당장이라도 미술관에 달려가야할 것만 같은 두려움이 엄습하는 주간입니다. 글쎄, 동료 직원 분이 '이거 너무 예쁘지 않아요?'하고 조각상 사진을 보여주시는데, 저는 그걸 보고, (다시 생각해도 너무한데) '아, 이게 구축주의라고 할 수 있는 거구나, 구축주의는 저렇게 발현되는구나'라고 생각했다는 거 아니겠어요? 

아, 밀려드는 쓸쓸함. 그래도 나에게는 예쁜 것을 보면 예쁘다고 말하고, 감상에 젖어도 보던 그 시절이 있지 않았던가, 나에게 그런 감성이 전혀 없을 수는 없을 거라고 부정하며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미술관을 좇아다니며 예쁘다 좋다 남발하던 그 시기는 이미 10년전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어요. 아 놔 몰라!!!!!!!! 

이제는 그저 예쁘다, 라고 말할 수 없는 현대미술에 대해 우리의 시크한 SNS대변인 이신 '진중권'님은 어떻게 말씀하실까, 궁금했지요. 그래서 이 책을 기쁘게 받아읽은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술의 흐름도 어떤 사람이 어떤 시각을 가지고 보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진중권은 특히 시크하다! 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현대미술을 아방가르드로 보고 출발했다는 것과 사조의 흐름을 따라가는 시선이 철학적인 사고에 있다는 것 때문일텐데요. 이 것을 아주 간략하게 부제에서 말하고 있죠. 부제는 뭐냐하면 바로  

 '미학의 눈으로 보는 아방가르드 시대의 예술' 

입니다. 이것이 오늘 <진중권의 서양미술사>를 설명하는 가장 간단하고 명료한 말일 것입니다.  아방가르드란 뭘까요, 미학자에게는 아방가르드란 말 자체는 더 이상 궁금하지 않을 지도 모르지만, 저처럼 무지몽매한 부류에게는 이런 단어조차 생소하고 어렵단 말이지요. 

그래서 찾아보면, avant-garde는 프랑스어인데, 처음엔 군사용어로 적진을 향해 돌진하는 부대를 뜻했다고 하죠. 제가 프랑스어를 아는 건 아니지만 avant이라는 단어 자체가 앞으로 향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해요. 그래서 우리는 보통 아방가르드나 전위예술이라고도 부릅니다.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모더니즘 편>은 왜 예술가들이 전투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느냐에 대한 역사적인 답들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처음 뒤샹이 소변기를 들고 미술관이 들어와 제목을 붙여 전시했을 때의 그 충격을 생각해보면 아방가르드라는 게 뭔지 조금 감이 잡히기도 하지요. '그냥 심심해서, 재미있으려고'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뒤샹에게는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대체로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이죠. 예술작품을 만들어내거나 설명하는 사람은 우리 중에 드문 비율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끔 그들의 작품세계를 '소 뒷걸음치다가 파리를 잡은 격'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렇게 시작한 사조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연히 시작한 것일지라도 예술가가 그것을 반복하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게 되었다면 웃고 넘길 수 있는 가벼운 것이 아니게되지요. 그들에게는 어떻게든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통로가 생긴 것이니까요. 

제3 인터내셔널이 정치적인 움직임을 했으나, 그 사상을 표현하고 설득하기 위해 예술작품을 선택한 것은 분명히 예술에게 갖는 희망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매개가 된다고 말입니다. 자신의 신념을 연설이나 정책 뿐만이 아닌 예술작품으로 말하려는 시도부터가 매력적이었습니다.

우리는 무수한 예술을 만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쓰는 컴퓨터, 스마트폰 등도 디자인을 생각하지 않고는, UI와 (꼭 보이는 것만을 예술로 생각하게 되는 것 같은데 꼭 그렇지는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아.... 어떻게 써야할 지 감이 안 오네요) 각 어플들까지 모두 어떤 의미에서 예술이 될 수 있습니다.  

어려운 말들과 문장 때문에 전체를 다 이해하는 건 불가능했지만 (워낙에 방대한 양이다보니 그럴 수 밖에요) 서양미술의 흐름을 짚어내는 것도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에 읽었던 현대미술사에서는 소개되지 않았던 사조들이 있는가 하면 있을 것 같던 사조가 소개되지 않은 경우도 있거든요. 예를 들면, 구축주의랄까요?   때문에 저는 지금까지 제가 서양미술사를 보는 시각이 편중되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역시, 무엇이든 단 하나의 길만 있는 건 아니구나, 이 정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