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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아, 춘아, 옥단춘아, 네 아버지 어디 갔니?
이윤기 외 대담 / 민음사 / 2001년 6월
평점 :
품절
여러 가지 이유에서 아직 국내에 대담집이 드문 실정에서 이 책은 잘 만들어진 대담집의 한 전형이 되어준 책이 아닐까 한다. 우리들은 신문이라든지 여러 잡지 혹은 TV의 특집란 형식을 통해서 무거운 주제가 대부분인 '대담'이라는 다소 딱딱하기까지 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는데 신문, 잡지, TV의 대담은 제한적 내용에 비슷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나오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그 방면이나 분야에 관심 있거나 그 부류에 속한 사람들 외에는 잘 시청하거나 읽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대담집은 과연 어떤 결과물을 도출해 낼 것이며, 더불어 일반인들의 흥미와 관심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인가. 이러한 물음에 이 책은 답하는 듯하다. 일단 이 책은 독서시장에서 포커스에 놓였으며, 적잖은 전문가와 독서 애호가들의 호평을 받은 점으로 미루어 그 출간한 의미 이상을 찾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의 사고가 커뮤니케이션되는 과정이 잘 녹아든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마도 이런 점은 책이란 매체가 가지고 있는 독특하며 그 고유의 메리트가 아닌가 한다. 이 대담집에는 문학에 전혀 관심 없었던 이들도 한 번쯤 들어 보았음직한 우리들의 눈에 익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대표적으로는<상도>의 최인호를 비롯 이문열, 이윤기, 김춘수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을 비롯해 2명씩 쌍을 이루어 총 13쌍 26명이 한 팀을 이루어 대담이 차분히 진행된다.
대담의 주요 테마는 신화, 디지털, 여성, 정치, 문학, 경제 등에 이르기 까지 대담에 참여한 참여자의 수 만큼이나 다양하고 폭 넓다. 하지만 대담자들은 기본적으로 우리들 삶의 과거와 현재를 총총히 그리고 찬찬히 살펴보았고, 그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미래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다.
독자들은 이 대담집을 통해서 그 동안 자신의 살아왔던 삶의 발자취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서 보다 더 성숙하고 성찰하는 모습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말이라고 해서 모두 바른 말이 아니듯. 자신의 이익과 안위만을 위해서 주장만 하고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마음의 죽비 역할을 해 준 책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