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방 속의 샐러드
녹슨금 지음 / 한국씨네텔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그 동안 음식을 주재료로 여기에 맛깔스런 이야깃거리들을 하나가득 풀어놓은 책을 두 권 정도 만난 기억이 난다. 총 17편의 영화속의 매너와 현대인의 에티켓이라고 할 수 있는 음식 매너가 골고루 담겨져 있는<극장에서 퐁듀 먹기>가 그 첫째요,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글을 쓰는 작가로 유명한 황석영의 구수하고 맛깔스런 음식이야기<노티를 꼭 한 점만 먹고 싶구나>가 두 번째였다.

이들 두 책의 공통점이라면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는 점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었던 음식 이야기가 '눈으로 읽는 맛'도 제법이란 사실을 느끼게 해 주었다는 점일 게다. 이번에 접한 이 책은 그런 연유로 내가 읽었던 음식 관련서 세 번째 목록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이 책에는 우리들의 눈과 귀에 익은 얼굴들이 등장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비야, 이보영, 황수관, 정명훈 등등. 총 23명의 낯익은 인물들이 들려주는 그들만의 진솔하고 담백한 음식 이야기가 요리의 주재료라면 여기에 방송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의 음식 상식을 바탕으로한 다양한 정보들이 후추나 고추가루 양념치듯 골고루 더해져 맛깔스럽게 하모니를 이루는 형식을 취해 제법 읽는 맛이 쏠쏠하다.

음식은 이제 어려운 시절 의식주 중 식(食) 해결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보냈던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는 미식가라든지 식도락가가 늘어나는 등 '어떤 것을 골라 먹어야 할까?', '맛있는 집이 어디지?', '특이한 요리는 어떤 것이 있지?' 등의 선택 대상이 된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여기에 이제는 음식들이 식탁을 잠시 벗어나 종이 위에 하나 하나의 글자를 달고 먹는 것의 대상이 아닌 읽는 맛으로도 독자들을 유혹하기에 이르렀다.

살랑 살랑 춤추는 봄바람에 묻어온 아카시아 향기가 코 끝에 살금 살금 거리는 감미롭고 매혹적인 이즈음 책 한 권 부여잡고 읽는 맛이란 그 어느것에도 비유할 수 없으리라. 조금만 시간을 내어 독서의 시간을 가져봄은 어떨런지. 그리고 그 독서목록에 이 책을 함께 껴 넣어 읽어도 무난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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